그동안 에너지업계와 시민단체 등 이해당사자와 정부 부처간 의견대립의 골을 깊게 했던 2차 에너지세제개편안이 경제장관간담회와 당정협의를 통해 최종 확정됐다.

휘발유와 경유, LPG의 적정 상대가격비율은 에너지경제연구원, 조세연구원 등 4대 연구기관의 용역결과와 동일한 100:85:50으로 2007년 7월까지 3년간에 걸쳐 재조정된다.

이에 따라 현재 100대 68대 49인 휘발유:경유:LPG의 상대가격은 경유승용차 시판이 본격화되는 2005년 7월 100:72:50, 2006년 7월 100:78:50, 2007년 7월 100:85:50으로 2차 에너지세제개편이 완결된다.

세제개편 시점이 하반기인 7월에 맞춰져 있는 것은 에너지 가격이 동고하저의 모습을 보이고 있고 소비 또한 하절기보다는 동절기에 집중돼 화물 및 버스 등 자동차 운전자들의 가격인상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복안이 숨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재경부는 수송용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에 따른 업계 반발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으로 유가보조금 지급방안을 내놓았다.

유가 인상시에는 인상분을 포함해 유가보조금을 3년간 지급 연장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우선 택시업계에 대해서는 2007년 7월까지 3년간 유가보조금을 100% 지급하되 2005년 7월 LPG 세율 인하시 인하분만큼 보조금을 인하한다.

버스·화물차·연안화물선에 대해서는 3년간 현수준의 유가보조금을 지급하고 경유세율 인상분도 전액 보조한다.

유가보조금 지급에 대한 보완책으로 택시에 대해 지역별 택시대수 총량제를 실시하며 일부 택시기사가 부담하는 유류비를 회사가 부담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또한 화물차에 대해서는 톤급별 유가보조금 지급한도를 세분화한다. 현재 12톤 초과 화물차는 월 4,308ℓ를 한도로 제한하고 있다.

현재 재경부에서는 이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교통세법 및 특별소비세법 개정안을 마련해 올해 2월 임시국회에 상정해 처리할 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소비 및 차량 증감

한국석유공사, LPG수입사 등에서 집계한 수송용 에너지 수요변화 현황에 따르면 2003년 휘발유 소비량은 2002년 9,592㎘에 비해 5.4% 감소한 9,073㎘인 반면 경유는 7.3%(1,201㎘) 증가한 1만7,603㎘, LPG는 4% 증가한 6,454㎘(376만9,000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경유 소비량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LPG소비량 증가는 소폭에 그치고 휘발유 소비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에너지세제개편의 영향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2002년까지만 하더라도 에너지세제개편으로 인한 세금 인상폭이 크지 않아 LPG자동차 증가율은 명맥을 유지했지만 2003년에는 LPG차 운전자들의 체감 부담이 커지면서 LPG차 증가율은 눈에 띠게 줄어들기 시작했으며 2004년 11월 현재 5,600여대의 증가율에 머물렀다.

반면 경유차의 경우 LPG차와 마찬가지로 RV차량의 인기를 타고 매년 증가하고 있고 경유 소비량 또한 이에 비례해 증가하고 있다.

즉 차량 구입비는 비싸지만 경유차 운행에 따른 세금부담이 그만큼 적어 경제성이 있는 경유차 구입을 선호했다는 얘기다.

이처럼 유종별 수송용 에너지의 소비 패턴변화와 차량 증가율 변화는 정부가 2001년 7월부터 착수한 에너지세제개편이 추진되면서 촉발되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연비는 낮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료가격 때문에 경유차와 LPG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으며 그에 비례해 경유와 LPG 연료의 사용량도 증가시켰기 때문이다.

연료별 차량 증가율

에너지가격체계개편은 경유가격을 일정한 수준으로 현실화해 나간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었지만 경유와 LPG간의 가격격차를 연비를 고려한 것이 아닌 단순가격기준으로 산정했다는 점이 LPG업계,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경유 대비 LPG 가격비율이 100:59 수준이란 점을 감안할 경우 현실적으로 상당한 가격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국내 에너지관련 세제에 많은 문제점이 내포돼 불가피하게 이를 재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특히 연비를 고려할 경우 휘발유 지수를 100으로 보았을 때 2006년 7월에는 경유와 LPG간 상대가격비율이 58:72로 돼 가격역전 현상은 더욱 심화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기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지만 휘발유 가격에 비해 저렴한 경유사용에 초점이 맞춰지고 이는 경유차 증가로 연결돼 환경친화적인 에너지사용 및 조세정책이 아닌 대기오염 배출이 많은 방향으로 기울어지게 됐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그동안 인기를 누렸던 LPG차는 최근 판매가 크게 줄었으며 2002년부터 현대·기아 등자동차 제작사에서는 LPG자동차의 생산라인을 폐쇄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휘발유 대비 경유가격이 낮아 경유 소비량과 경유자동차 판매는 계속 늘어날 것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는 에너지세제개편이 시행된 2001년 7월을 전후한 1년간 연료별 자동차 증감현황을 통해서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세제개편 이전인 2000년 7월에는 89만5,750대가 순수하게 신규증가했는데 이중 휘발유는 13만2,610대로 14.8%, 경유 32만4,807대로 36.3%, LPG는 43만8,341대로 48.9%의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던 것이 세제개편이 시행된 2001년 7월에는 89만5,568대의 증가 차량중 휘발유가 21만3,910대로 23.9%, 경유 39만4,194대로 44%, LPG 28만7,464대로 32.1%의 점유율을 보이며 경유·LPG 차량보다 휘발유 차량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002년 7월에는 100만1,833대중 경유차량이 53만7,417대로 순수증가차량 중 53.6%를 차지했으며 휘발유 24.5%, LPG 21.4%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세제개편 시행 3년째인 2003년 7월까지 한해동안 102만2,477대가 증가한 가운데 경유차량은 52만3,723대로 51.2%의 점유율을 보인 반면 휘발유 19.6%, LPG 14.5%로 점유율이 크게 떨어졌다.

7월 한달동한 증가한 3만4,715대의 자동차중 88%에 해당하는 3만588대가 경유차이며 LPG차는 18.2%에 불고한 6,315대, 휘발유는 2,188대가 줄어 6%의 감소현상을 보였다.

11월 현재 에너지세제개편으로 인한 경유의 세금부담이 증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 휘발유차 신규등록대수가 2,169대 증가한 상태지만 여전히 경유차 증가가 2만5,808대로 전체 자동차 증가율의 77%를 차지하고 있어 세제개편을 조기에 확정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경유차는 증가하고 휘발유·LPG차량은 감소 또는 증가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 것으로 풀이된다.

배출가스 저감대책

현재 국내에서는 자동차 배출가스로 인한 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제작차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고 운행차를 CNG버스 또는 LPG로 개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장에서 전기자동차, 전기하이브리드 등 오염물질배출이 적은 저공해 자동차를 20% 이상 구입을 의무적으로 해야된다.

이와 함께 초저황 경유의 생산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배출가스저감장치 부착에 대한 지원 등 다양한 배출가스 저감대책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부문에서는 배출가스저감장치 부착과 저공해차 구입을 의무화한다고 하지만 민간부문에 대해서는 강제가 아닌 권고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배출가스저감 기술과 사후관리 등의 조치가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장담하기에는 성급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립환경연구원 자동차공해연구소가 LPG개조사업을 위한 업체인증이 마무리돼 운행 경유차의 LPG개조사업이 본격 추진되고 있으며 올해 2월 1,450대의 경유차가 LPG로 개조될 예정이다.

특히 올해에는 4,500여대의 경유차를 LPG로 개조하는 사업이 추가적으로 펼쳐진다.

하지만 현행 LPG개조방식은 믹서방식을 채용해 개조 대상 차량이 제한돼 있어 대기오염 저감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모든 경유차를 LPG로 개조할 수 있는 다점분사방식, 즉 LPLi 시스템을 적용한 개조기술 개발이 서둘러 진행돼야 할 것이다.

LPG개조사업은 배출가스 저감 등에는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고유가 상황으로 인해 현재 LPG가격이 높아 경제성 측면에서는 불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효과측면에서는 다른 효과적인 방법 및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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