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희상 한국화재보험협회 기획팀장
1960년대 중반 우리나라에 가정연료로 LP가스가 보급되기 시작한 이후 가스사용은 꾸준히 증가해 2003년 현재 국내 1차 에너지 소비 중 가스에너지 비중이 15.5%를 차지함으로써 석유, 석탄과 함께 주요 에너지원으로 확고한 자리를 잡게 됐다.

경제성장과 더불어 가스에너지가 갖고 있는 편리성·친환경성·고효율성이라는 장점으로 인해 2003년 말 현재 LP가스 사용수요가수가 780만, 도시가스 사용수요가수가 1,000만에 달하고 있는 등 더 이상 가스에너지는 국민생활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특히 지난 2월 기후변화협약 교토의정서가 발효됨에 따라 환경친화적인 가스에너지의 중요성은 점점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가스는 대중연료로서 국민생활의 편익을 증진시켜 주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에너지원이지만 인화성이 높은 기체로서 생산, 공급 및 사용 과정에서의 사소한 부주의나 실수로도 대형 화재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아직도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1994년 서울 아현동 도시가스공급기지, 1995년 대구 지하철 공사장, 1998년 경기도 부천시 가스충전소의 가스폭발사고 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행정자치부 통계에 의하면 2003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화재건수 중 가스화재가 3.1%를 점유하고 있는 반면, 가스화재로 인한 인명피해는 전체 화재 인명피해의 7.7%를 차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인명 피해규모가 높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이는 가스화재가 통상적으로 폭발을 수반해 일반적인 화재보다 화재확산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것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국가스안전공사에서 분석한 2004년 가스사고 원인을 보면 시설 및 제품의 미비나 불량으로 인한 사고가 35%, 가스 공급자나 사용자의 취급부주의가 5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가스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제품의 품질개선과 함께 가스시설 취급시 보다 철저한 안전관리가 요구됨을 알 수 있다.

가스관련 시설 및 제품의 안전도 향상을 위해서는 시설 및 제품의 국내 규격이 객관적 검증과 보완을 통해 국제화시대에 걸맞는 수준을 갖춰야 할 것이다.

21세기의 산업 환경이 노동·자본 집약적 산업에서 기술·지식 집약적 산업으로 변환됨에 따라 표준이 경제시장 지배의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며 가스산업 분야도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가스산업 분야의 제품 및 안전기준도 성능기준 개념의 도입과 함께 국제기준에 부합될 수 있는 수준으로의 전환을 위해 정부는 물론 민간기관도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근 개정된 소방법령에서 아파트를 포함한 모든 소방대상물에 설치된 가스보일러에는 가스누설경보기를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했으며, 아파트 주방에는 가스누설경보기 및 가스누설자동차단장치가 부설된 자동식소화기를 설치토록 하는 등 가스사용시설에 대한 안전기준을 강화했다.

그러나 이러한 안전기준이 그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가스 소비자인 국민 스스로가 가스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안전기준 준수 및 생활화된 안전관리의 실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대국민 계몽 활동과 더불어 선진 외국과 같이 어릴 때부터 가정이나 학교에서의 교육을 통해 안전이 생활화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와 같은 가스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계몽활동도 정부와 함께 가스 산업계가 책임져야 할 몫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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