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산업계의 매출이 2002년 이후 2년 연속 하락하고 있다. 또한 탄산업계는 지속된 국내 경기침체로 가격인상은 고사하고 저가경쟁 등으로 어려움의 연속이다. 이 같은 결과는 전반적인 수요감소와 신규수요처의 부재, 과열경쟁으로 인한 단가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이에 본지는 탄산업계현황과 시장현황, 과제 등을 알아봄으로써 탄산업계를 전망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생산량 늘려 공급과잉

현재 탄산시장규모는 약 700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전체 총 생산량은 80여만 톤에 이른다. 용도별로는 산업용이 50%가량 차지하며 식품용으로 20%, 드라이아이스 15%, 기타화학계통에서 10%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각 업체별 생산현황은 현대석유화학, 삼성종합화학, 호남석유화학, 이수화학, LG화학, 에어리퀴드코리아 등 원료공급처를 확보하고 있는 태경화학(국내 탄산시장의 32%이상을 점유)이 26만2,350여톤을, 호남석유화학, LG화학 등에서 원료가스를 공급받는 창신화학(유진화학 포함)이 12만8,700여톤, 현대석유화학과 풍국주정, 진로주정의 원료가스를 정제해 공급받는 선도화학이 12만7,050여톤, S-Oil의 동광화학이 4만6,200톤, LG화학·서안주정에서 한국탄산이 1만4,850톤, 삼성BP화학 덕양에너젠(오는 9월 충남 대산 삼성종합화학으로부터 원료가스 공급 받아 4만톤 생산예정)이 2만6,400여톤, SK의 한유케미칼이 11만8,800여톤, 그 외(우진탄산·신창·신일·대영탄산·화신화학·신일탄산)의 업체가 3만6,000여톤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액체탄산은 하루 평균 2,000여톤 가량으로 이중 60%가 성수기(5월부터 9월까지)에 생산되고 수요처에 공급되고 있다.

이 같은 생산량으로 인해 앞으로 수요처 공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로는 공급과잉에 따른 업체간 과당경쟁과 가격하락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마이너스 성장 전환

지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3년간 고성장을 보여줬던 탄산업계는 2002년 이후 마이너스성장을 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전반적인 수요감소와 신규수요처의 부재, 신규업체 시장 진입, 업계내 과열경쟁으로 인한 단가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또한 지난 몇 년간의 경우 수요증대를 이끌만한 별다른 호재가 없었던 상황에서 경기악화, 신규업체의 추격 등 경쟁요소는 증가했기 때문이다.

탄산업계는 지난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탄산시장의 정체성이 지난해에도 어김없이 나타난데다 업체간 경쟁이 심화된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 탄산제조업체인 태경화학(대표 김영환)·선도화학(대표 이한용)·한국탄산(대표 이강호)·창신화학(대표 배상도)·유진화학(대표 배성만)·동광화학(대표 최남호)·한유케미칼(대표 박기흥) 등 대부분 업체가 지난해에 이어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등 모든 측면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초 탄산제조업체 7개사가 발표한 2004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탄산 7개사는 지난해 총 756억원의 매출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3년 769억3,000만원과 비교해 -1.7% 하락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탄산업계는 최근 몇 년간 탄산수요가 가장 많은 성수기(5~9월)에도 불구하고 날씨의 영향을 받아 지속적인 실적 감소로 더더욱 경영난은 심해지고 있다고 호소한다.

7개사의 매출을 살펴보면 지난해 1위 는 태경화학(241억원), 2위는 선도화학(137억원), 3위는 유진화학(99억원), 그 뒤를 이어 창신화학(76억7,000만원), 한유케미칼(72억9,000만원), 한국탄산(68억6,000만원), 동광화학(61억4,000만원) 순이었다.

이와 관련 7개사 중 전년대비 매출이 상승한 업체는 유진화학과 한유케미칼 2개사에 불과하고 순이익이 상승한 업체는 동광화학 1개사 뿐이다.

탄산시장의 정체

국내 탄산업계는 지난 2002년 이후 업계전반적인 위기를 반전시킬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탄산 7개사는 지난해 756억원 매출달성, 2003년 769억원 대비 1.7% 가량 감소 등 2년 연속으로 매출이 하락했다.

특히 조사대상업체 7개사 중 매출이 상승한 업체는 유진화학과 한유케미칼, 순이익이 상승한 업체는 동광화학에 불과한 반면 태경화학, 선도화학, 창신화학, 한국탄산 등 무려 4개사가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7개사 중 매출과 순이익이 함께 성장한 곳은 2년차 신생업체인 한유가 유일하다.

업계전문가들은 이같은 탄산업계의 정체성에 대해 대다수 업체들이 국내 탄산수요가 포화상태에 이르렀음을 인지하고 있지만 연구개발 투자를 통한 적극적인 추가수요발굴 보다는 기존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나 비(非)탄산분야로의 사업다각화 등 단기적 대응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타개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탄산업계는 최근 과당경쟁 자제를 한 목소리로 외치며 공동판매제도의 도입을 본격화하기에 이르렀다.

공동판매에 사활 걸어

탄산업계는 최악의 상황임에 불구, 조선사들이 탄산업계간 경쟁을 부추기는 한편 구매단가의 추가 인하를 요구해 액체탄산가격이 추락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호소한다.

이로 인해 탄산업계가 조선사를 대상으로 공동판매방안을 마련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사활을 걸어 공동판매를 추진했다.

탄산업계에 따르면 대기업인 조선사가 탄산업체들로 하여금 구매단가인하 요구 및 동종업계간의 경쟁 등을 부추키고 있다는 것이다.

탄산업체에서 조선소에 공급하는 용접용 액체탄산은 공업용 액체탄산 전체 수요의 50%를 차지하는 최대물량이어서 일부조합원사의 물량확보 욕심을 자극해 개별 접촉을 통해 매년 인하된 단가계약을 유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탄산업계가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5개사에 공급해 왔던 탄산가격은 20년전인 85년 kg당 160원이었던 것이 오히려 30%이상 가격추락이 빚어지는 현상이 최근 발생했다.

그동안 인건비·물류비 등 물가인상분을 감안할 경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탄산업계는 공업용 탄산을 공급할수록 매년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고 업계 실정을 털어 놨다.

이와 관련 조선소에 공급되고 있는 공업용 탄산가격이 시중에 거래되는 탄산가격의 기준이 되고 있어 대리점을 비롯한 모든 수요처에 파장을 미쳐 탄산가격을 추락시키는 요인이 됐다.

이 같은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중소기업중앙회와 탄산조합은 총회 의결과 수차례 회의를 갖고 지난 4월과 5월 각 조선사 5개사 구매처에 협조공문을 발송하는 등 해결책 마련을 위해 분주했다.

한편 조선社 별 월 탄산가스 사용규모는 현대중공업이 3,000~3,500톤, 현대미포조선 1,000톤, 현대삼호중공업 1,000톤, 삼성중공업 2,000~2,500톤, 대우조선해양 1,000톤에 달한다.

이처럼 탄산제조사가 조선소에 공급되는 탄산의 경우 사용량을 보더라도 전체 탄산 수요의 약 50%를 차지하는 최대 규모이다.

조선사 공동판매 수용

이번 탄산업체들의 공동판매 시행 배경은 추가가격인하를 요청한 현대중공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이 관계사인 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에서 사용될 액체탄산까지 공동구매 의사를 밝혀 탄산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확대됐다.

그러자 탄산업계는 살기 위한 방편으로 대기업인 조선사를 상대로 탄산공급 중단과 신문을 통해 ‘중소기업과 상생을 하겠다던 현대중공업이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비난하는 등 공동판매사업에 대한 어려운 심정을 분출했다.

지난 6월 24일 조선 5개사 중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현대삼호중공업 등 3개사가 탄산업계가 요청한 탄산 공동판매사업 시행에 동의한다고 의사를 밝히고 탄산업계는 조선 3개사와 6월29일과 30일 탄산가스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탄산업계는 공판제 시행에 대비, 조선사를 상대로 무리한 단가 인상이 아닌 지난 2002년도의 단가 환원요청과 물가인상대비 가격인상 반영을 논의했으며 그동안 일부업체는 중단된 탄산공급을 재개함에 따른 탱크 및 부속설비 보완을 하는 등 서비스 지원을 한층 강화시켰다.

한편 이번 공동판매사업은 중소기업중앙회와 탄산조합이 조선소 공동판매사업의 일환으로 중소기업협동조합법(제31조 1항) 및 공정거래법(제58조)에 규정된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수 차례에 걸친 총회 의결을 통해 시행한 것이다.

이번 조선 3개사의 탄산 공동판매사업 시행에 대한 계약체결로 탄산업계는 업체간의 과당경쟁 방지 및 시장안정화를 기대함과 동시에 그동안 업체간의 출혈경쟁으로 인한 채산성이 개선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탄산업계 과제는

탄산업계는 지금의 어려움을 재도약하기 위해 단가경쟁 자제와 신규수요 개발을 통한 시장확대에 보다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 최근 기술동향을 주시하고 원가절감에 노력하며 품질, 서비스 안전관리 등 가격이외의 부분에서 차별화된 사업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 있다.

탄산조합이 중심이 돼 의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공동판매사업은 현재 현대삼호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굴지의 조선사들과 계약체결을 함으로써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탄산조합은 그동안 KT&G에 탄산공동판매, 드라이아이스 포장박스 공동구매사업 등을 추진, 업계 발전에 기여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장가동률도 성수기에 돌입했음에도 불구하고 60%에 못 미치고 있다는 사실은 공장 신·증설에 따른 공급량의 증가가 수요량보다 월등히 많은 탓도 있지만 매출감소와 투자여력 부족으로 인한 신규 수요창출에 대한 노력의 여건조성이 못되고 있는 탓이기도 하다.

전 세계적으로 파악되고 있는 탄산의 수요는 세부적으로 100여가지로 추정되고 있으나 국내에서 사용되는 탄산의 수요현황은 용접, 음료용, 식품냉동용, 화학분야 등에 한정돼 있다.

현재 업계는 탄산 활용을 위한 신수요처 발굴에 많은 연구를 하고 있으며 탄산의 가능성을 봤을 때 많은 분야에서 수요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단순 용도에서부터 레이저, 스노우쿨링이나 오폐수 처리, 식품냉동 등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으로 세분화할 경우 각각의 사업분야가 무수히 많겠지만 실질적으로는 기업 상호간의 견제로 인해 기술영업을 접목시키지 못해 과거 질소나 아르곤에 시장을 내주고도 시장확대에 소극적이라는 게 업계 자체의 분석이다. 최근 몇 년사이 각 업체별로 액체탄산의 수요창출노력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분야로는 물류시스템에 대한 접목이다.

이는 그동안 냉동탑차에만 의존해 오던 냉장·냉동 물류업계의 새로운 시스템 도입의 하나로 액체탄산을 특수제작된 스티로폼박스나 컨테이너 등에 주입해 원하는 시간동안 일정온도를 유지시켜주는 방법이다.

또 국내 경북 청도의 영농연구단체가 개발한 드라이아이스 이용 과수숙성법이 소개돼 탄산의 신수요개척을 기대하게 했다. 또 중소기업진흥공단은 탄산을 이용해 주물의 형틀을 재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알칼리성 산업폐수처리에 탄산을 이용한 중화방법도 주목을 받고 있어 신규 수요창출의 청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산업폐수의 탄산이용 처리방법은 하수처리장의 하수탱크에 연결된 소형관을 통해 탄산을 주입, 소형관의 미세한 구멍에서 입자형의 기포를 발생시킴으로써 폐수와 화학반응을 유도해 중화하는 방법이다.

탄산이용 중화방법은 최근 모업체에서 상용화되고 있는데 양질의 폐수를 배출할 수 있고 설비 수명이 길어진다는 장점에 따라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황산이용 폐수처리보다는 경제성이나 유해성에서 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앞으로 탄산이용 중화방법이 보편화될 경우에 염색공단, 제지공장 등 주요 폐수발생업체를 통한 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보다 적극적이고 기술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이러한 수요개발에 대한 노력이 해외에선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국내에선 별다른 진척도를 보이지 않고 있어 다소 아쉬움을 갖게 한다. 앞으로 탄산업계의 번영을 위해 지향해야할 사업적 모토가 급속냉동, 식품첨가 등 여타 가스의 수요대체는 물론 산업발전의 기여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환경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수요개발 노력과 함께 공존을 위한 협조체제 구축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할 것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