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8월22일 최대전력소비량 갱신일을 기억하기 위해 제정된 에너지의 날 행사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지난달 1만여명의 시민이 에너지절약을 외치던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다시 한번 개최된 대규모 에너지관련 행사인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서울시청을 비롯해 전국 50만 기관이 참여하는 2분간의 전등 소등.

50만 기관이 2분간 소등함으로 인해 150만kW의 전력을 절약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에너지절약의 손쉬움과 효과를 함께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서울광장 앞 프라자호텔을 비롯해 인근의 많은 건물들이 2분간의 소등행사에 참여하지 않아 군데군데 밝은 빛이 비춰졌다.

당초 이날의 구호는 ‘잠시 불을 끄고 별을 바라보자’.

2분간의 소등기간동안 조명으로 볼 수 없었던 하늘을 바라보며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자는 의미였다.

그러나 군데군데 켜진 조명 때문에 하늘의 별은 고사하고 에너지절약의 날 행사의 의미마저 퇴색하는 느낌이었다.

행사를 주관한 에너지연대는 에너지의 날을 기획하면서 서울광장 인근건물에 대해 지속적으로 2분간의 소등을 요청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역시 에너지절약이란 구호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미완의 행사였다.

에너지절약은 어느 누구의 힘만으로 안되는 전국민이 참여하는 범국민적인 운동으로 승화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각자 사정이 있었겠지만 에너지절약을 위한 대승적인 차원에서 2분간의 소등도 거부한 것을 보고 아직 우리에게 에너지의 소중함이 와닿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며 아쉬워했다.

2분간의 소등도 안되는데 범국민적인 에너지절약이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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