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배유리 기자]국내에 영업 중인 전체주유소 수는 감소하는 가운데 셀프주유소 비중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전체주유소 수는 2011년 말 기준 1만2,901개, 이중 셀프주유소는 637개로 4.9%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7년 1월 기준 전체주유소 수는 1만2,012개로 889개가 감소한 반면 셀프주유소는 무려 1,638개가 증가한 2,275개로 전체주유소의 18.9%를 차지했다.

국내에서 처음 셀프주유기가 설치된 것은 지난 2001년으로 2008년 고유가 시기부터 셀프주유소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 추이를 보였다.   

셀프주유소 도입 초기 대다수 전문가들은 셀프주유소가 확산돼 있는 해외와 달리 직접 주유하기를 꺼리는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으로 국내에서는 셀프주유소 설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성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고유가 시기 소비자들의 주유소 선택 기준은 상표, 서비스 품질에서 휘발유와 경유 판매가격이 중요 선택기준으로 바뀌게 됐고 이로 인해 셀프주유소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이를 보였다.

한국주유소협회는 국내 석유유통시장과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일본의 경우 셀프주유소 비중이 전체주유소의 최대 30% 수준까지 증가했다는 점을 비춰 볼 때 국내에서도 셀프주유소 수가 앞으로 점차 더 증가해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셀프주유기를 설치할 경우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고 이런 인건비 절감부분은 주유소의 기름값을 낮추는데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커지게 된다. 

하지만 주유원이 직접 기름을 넣어주는 풀서비스 주유소에 설치된 주유기에 비해 셀프주유기 가격이 비싸 판매량이 많은 주유소가 아닌 일반주유소가 셀프주유기를 설치하는데 적지 않은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주유소협회의 관계자는 “최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 기존 일반주유소들이 셀프주유소로 전환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어 셀프주유기 설치 확대가 앞으로도 더 가속화되는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설치비용이다.

셀프주유기는 일반주유기에 비해 가격이 약 두 배 이상 비싸기 때문이다. 또한 설치비용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가령 한 주유소에 보통 3개의 주유기가 설치하게 된다면 대략 1억원 안팎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 셈이다.
 
비싼 셀프주유기 설치 비용을 감수하게 될 지, 아니면 기존 주유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를 감당할지 여부에 대한 주유사업자들의 선택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경기도 성남 소재 한 주유사업자는 “물가는 상승하고 일반관리비도 상승한다. 손님 유치를 위해 운영하는 세차장 약품가 등 거의 모든 시설유지 및 관련 비용이 증가하는데 주유소간 물량유치 경쟁으로 석유판매가격을 쉽게 올릴 수 없는 실정”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경기도 남양주 소재 주유소의 사업자는 “최저임금이 낮아 임금인상을 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한다”라면서도 “자영업자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 없이 인상된 최저임금이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길인지 의구심이 들때가 한두번이 아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 사업자는 또 “이런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주유소뿐만 아니라 편의점 등 모두 무인시스템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지 않나 우려된다”라며 “대량구매 등을 통해 저렴하게 석유제품을 구입하고 소비자에게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는 방안이라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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