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환경단체가 쉘 주주총회장 앞에서 ‘기후변화 범죄’에 대한 항의 행동을 하고 있다.
국제 환경단체가 ‘기후변화 범죄’에 대한 항의 행동을 하고 있다.

[투데이에너지 배유리 기자]지난 22일 초국적 석유 기업 쉘(Shell)의 주주총회를 맞아 세계 각지에서 ‘기후변화 범죄’에 대한 항의 행동이 이어졌다.

이는 지난달 국제환경단체 ‘지구의 벗(Friends of the Earth)’이 쉘을 상대로 기후변화 소송을 예고한 뒤 따른 조치이다.

네덜란드 헤이그 쉘 주주총회장 앞에서 지구의 벗 네덜란드, 국제앰네스티, 글로벌 위트니스 등 국제 환경인권 단체들은 쉘의 기후변화 범죄를 풍자하는 전시회를 열었다.

이들은 쉘을 상대로 진행 중인 수십 여건의 소송에 대한 내용을 담은 작품을 전시해 쉘이 ‘법적으로 복잡한 미로’에 갇혀있음을 표현했다.

주주총회에 참석하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많은 법적 소송에 휘말린 쉘의 재무적 리스크를 분석한 보고서를 배포해 쉘의 파괴적인 사업 방향을 전환하도록 촉구하기도 했다.

같은 날 각국에서 지구의 벗 회원단체들은 쉘에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묻는 ‘스톱쉘(#StopShell) 온라인 공동행동’을 펼쳤다. 지구의 벗 국제본부와 한국, 아프리카, 스코틀랜드, 호주, 몰타, 인도네시아 등 회원 단체들이 공동행동에 참여했다.

지구의 벗 한국 회원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은 “쉘과 같은 초국적 기업이 지난 수십 년간 화석연료 사업에 열을 올리는 동안 지구온난화는 가속화되고 세계 각지에서 재앙에 가까운 이상기후 현상이 다발했다”라며 “인류의 지속가능성의 담보하기 위해서 화석연료 업계는 눈앞의 이익만 고수하지 말고 에너지 전환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쉘을 상대로 한 소송이 전 세계에서 줄을 잇고 있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등 미국 10개 주요 도시에서 쉘을 상대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 보상을 청구하는 소송이 제기됐다.

필리핀 국가인권위원회는 기후변화와 인권 침해에 대한 쉘의 책임을 파악하는 조사에 착수했다. 나이지리아에서 쉘은 해양 기름유출 사고, 부패, 주민 탄압 등 문제에 연루되어 수많은 소송에 휩싸인 상황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쉘은 파리협정을 지지한다고 주장하지만 여전히 석유와 가스 관련 사업 투자는 약 95%를 차지하고 있다”라며 “쉘이 하루빨리 화석연료 개발 중심의 사업 방침에서 탈피하지 않는다면 쉘을 상대로 한 소송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환경운동연합은 “앞으로도 세계 시민사회와 함께 기업에 대한 책임 있는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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