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친환경 기기로서의 히트펌프 기술동향 및 제언
[기고] 친환경 기기로서의 히트펌프 기술동향 및 제언
  • 투데이에너지
  • 승인 2018.05.2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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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중앙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김민성 중앙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김민성 중앙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투데이에너지] 요즘 우리나라에는 친환경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2015년 파리협약 당시의 2030년 온실가스 37% 절약, 최근의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정책 등 다양한 방식의 에너지전환 노력이 돋보인다.

이 중 에너지효율 향상으로서의 노력도 함께 경주되고 있는데 히트펌프는 에너지 절약설비의 대표로서 인식되고 있다.

■히트펌프 해외 기술동향

국제에너지기기구(IEA)에서는 히트펌프의 보급과 확산이 에너지의 효율적 활용에 중요함을 인식했다. 2010년에는 에너지기술전망 정기보고서인 ETP(Energy Technology Perspective) 보고서를 통해 히트펌프로 인한 건물부문의 에너지 절감량 예측을 보고한 바 있다. 히트펌프에 의한 에너지절감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기 위해 1978년부터 산하에 히트펌프 기술(HPT, Heat Pumping Technologies) 협력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HPT는 냉동공조 기술을 포함한 히트펌프 기술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세계의 기술 정보와 시장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히트펌프는 2008년에 EU에서 재생에너지로 인정되면서 보급환경이 크게 개선됐고 보급량도 급증했다. 이에 따라 히트펌프시장도 유럽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HPT 회원국도 전체 16개국 중 12개국이 유럽이다.

<표>는 HPT에서 최근 3년간 진행됐거나 진행 중인 국제공동연구(Annex)의 목록으로 최근 히트펌프 기술 트렌드를 이해할 수 있다.

<표>에서 우선 주목할 부분은 산업공정에 사용하기 위한 히트펌프 기술(Annex 48)이다. 히트펌프의 경제성은 운전율을 높이는 데 있는데 산업용 열원은 공장 운영에 따라 연중 이용됨에 따라 히트펌프의 운전율 향상에 유리하게 된다.

다만 산업용 히트펌프는 대용량 기술과 고온생산 기술이 필수적인데 히트펌프 기술 선진국인 일본과 유럽에서는 이에 적합한 히트펌프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공정에 히트펌프를 적용한 사례를 확보하고 있어 에너지절약에 큰 효과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내 총 에너지소비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부문에서 히트펌프 이용을 확대하고자 하는 노력이 5~6년 전부터 시도되고 있다.

다음으로 주목할 기술은 히트펌프 급탕용 온수기이다. 냉난방 기능 중에 급탕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게 인지돼 왔다. 그러나 최근 건물단열 기술의 개선으로 전반적인 냉난방 부하가 감소하는 반면에 급탕부하는 상승해 난방부하에 육박하는 등 그 비중이 증가하고 있고 연중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부하추세를 반영하기 위해 가정용 온수기 히트펌프(Annex 46)와 공동주택용 난방/급탕 공급기술(Annex 50) 등 다양한 온수생산용 히트펌프 기술이 눈길을 끈다.

아울러 난방/급탕 부하가 집중되는 혹한기를 고려한 가스-전기 연계 하이브리드 히트펌프(Annex 45)가 있는데 히트펌프 차원의 에너지 믹스를 실현하는 기술이며 국내에도 관련된 제품들이 개발된 바 있다.

미래 에너지 환경변화에 따른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재생에너지 보급률 증가에 따라 전력부하 평준화가 큰 이슈로 등장했는데 스마트그리드와 연계된 전력-열저장 개념에 대한 연구(Annex 42)에서는 가정용 축열조를 전력저장을 위한 설비로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된 바 있다.

또한 제로에너지빌딩을 위해 자체분산발전과 히트펌프를 함께 통합 설계하는 기술(Annex 49)과 지열히트펌프 장기운전에 따른 지중환경변화 조사 연구(Annex 52) 등이 새로운 기술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상기의 Annex 외에도 다양한 방향에서 최신 기술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예컨대 최근 산업분야에서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4차 산업이나 인공지능 기술 또한 히트펌프분야에 접목되고 있는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히트펌프는 기계시스템으로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기기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필드에서 연계가 시도되고 있다. 다만 그 시도가 고장진단이나 모델링에 적용할 수 있는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등의 수준으로 아직은 기초적인 단계 수준이었다.

이러한 보고에서는 4차 산업과 연계된 기술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으나 이후의 히트펌프산업에 대한 방향성에 대한 논의는 제대로 제시되지 않으며 이는 기초 단계 접근의 효용성이 완료된 이후에 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바 이와 연계된 히트펌프 기술의 개발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기후변화와 함께 급증하고 있는 냉방과 난방부하를 획기적으로 저감하기 위해 비전통적 냉방 및 난방기술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 DOE의 보고서가 발간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과거 100여년을 이끌어온 증기압축식 기술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후보기술에 대한 검토와 지원이 진행되고 있다.

DOE 보고서에서는 17개 기술을 후보기술로 열거하고 있으며 유력한 후보기술들은 기술적 난이도가 높으나 파급효과가 매우 큰 원천성 기술들이 분류
·설명돼 있다. 세계적으로 이러한 연구에 매우 활발한 지원이 집중되고 있어 국내에서도 기술 선점을 위한 연구노력이 뒷받침 돼야 할 것이다.

한편 최근에는 온실가스 문제와 함께 불소계 냉매 규제 문제가 큰 화두로 등장하고 있는데 향후 히트펌프와 냉동시장의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규제는 유럽에서 주도하고 있으며 F-gas regulation이라고 불리는데 현재 시장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불소계 냉매에 대한 쿼터제를 실시하는 방안이다.

이는 유럽에서 생산되는 불소계 냉매만을 쿼터로 인정하고 있어 이를 확보하지 못하는 기업에게는 시장을 제한하는 매우 강력한 제재 방안으로서 국내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을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이러한 규제는 필수적으로 대체냉매를 대안으로서 제시해야 하나 현재 언급되고 있는 대부분의 대체냉매는 기존 냉매에 비해 가연성이 높은 물질들이므로 이에 대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그러나 가연성 문제는 안전이라는 절대적 기준을 담보하기 위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연구 검토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어떠한 정부나 관련기관도 차세대 냉매에 대한 명확한 제안을 하지 못하고 있다. 즉 향후 4~5년간은 계속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이에 대한 대책이 논의돼야 할 것이다.

■히트펌프 국내동향 및 제언

세계적으로 히트펌프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의 시장점유는 세계 3~4위 수준이며 기술력 또한 높은 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의 히트펌프시장은 그 성장세가 미약하며 정책적 지원도 온실가스 절감 잠재력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현재까지의 국내 기술과 시장의 성장은 오롯이 히트펌프의 고효율성 하나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기업과 연구자들의 노력에 의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의 국내 히트펌프산업은 수출이 주도하고 있으며 내수시장은 구조적 한계에 부딪혀 그 성장이 더디고 제한적이다. 국내외의 다양한 환경변화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 정부, 학계의 노력이 경주돼야 할 것이며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에너지가격의 현실화가 필요하다. 히트펌프는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난방기기로 인식된 것은 불과 10여년에 불과하다. 이는 냉방과는 달리 난방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렴한 에너지가격은 화석연료 중심의 난방구조와 전기장판, 전열기 등의 대체 난방기 보급이 지속되는 환경을 조성해 왔으며 히트펌프와 같은 고효율 기기의 성장을 매우 어렵게 했다.

최근 국내 환경 규제와 함께 히트펌프의 사용이 일부 증가하고는 있으나 상업용 위주로 공급되고 있고 가정용에서는 전기요금 누진제와 함께 공기냉방과 바닥난방이라는 전혀 다른 공조환경으로 인해 보급이 전무한 실정이다. 일본의 경우 높은 에너지가격으로 인해 고효율 제품의 개발과 보급이 활발하며 세계 최고의 히트펌프 기술력을 보유하게 된 점은 참고할 만하다.

둘째 에너지절감을 위한 정책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기존의 연소식 난방방식을 국내 히트펌프로 대체할 경우 온실가스 배출은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며 향후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 전망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8차 전력수급계획에 의하면 전력수요 전망치가 현재보다 낮게 예상돼 잉여전력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히트펌프가 전기기기이자 재생열에너지 활용기기이자 동시에 온실가스 감축 기기임을 고려하면 전력수요 정책에 히트펌프를 전략적으로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현재는 전기자동차만이 미래 수요로 고려돼 있는데 히트펌프에 의한 절감량을 엄밀하게 산출해 보급계획 등을 수요로 반영할 경우 히트펌프시장 확대와 아울러 국민 인식 재고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상기의 정책지원을 위한 공신력 있는 통계 자료의 산출이다. 상기의 의견은 국내 히트펌프산업에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국내 공조/히트펌프와 관련된 지속적이고 공신력 있는 통계와 분석이 제한적이어서 적절한 정책수립을 수립이 어려웠다. 따라서 이를 위한 지속적이고 객관적인 통계를 만들고 이로부터 국가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기반이 제공돼야 할 것이다. 이로부터 냉매규제 등에 대한 국내 피해 규모를 산정하고 국가적인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것도 물론이다.

2020년 5월에는 히트펌프분야를 대표하는 학술대회인 IEA Heat Pump Conference가 제주도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히트펌프산업은 국내 보급여건이 좋지 못해 대기업 위주의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다. 그러나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여전히 높은 산업부문의 에너지 소비량을 고려할 경우 히트펌프의 보급 잠재력은 우수하다.

2020년 학술대회 개최를 계기로 국내 다양한 히트펌프 산학연의 화합과 협력의 장이 될 것이며 명실공히 히트펌프 기술의 주축 국가로서의 지위를 다질 수 있는 시점이 되기를 희망한다.

김민성 교수가 오는 2020년 ‘제13회 IEA Heat Pump Conference’ 한국 유치르 ㄹ위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김민성 교수가 오는 2020년 ‘제13회 IEA Heat Pump Conference’ 한국 유치를 위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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