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인식 박사/IBK기업은행 기업지원컨설팅부
[인터뷰] 유인식 박사/IBK기업은행 기업지원컨설팅부
  • 김나영 기자
  • 승인 2018.0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출권 부족기업, 6월 최대한 물량 확보할 것”
시장안정화 조치 따른 배출권시장 진단 및 방향 제시
유인식 IBK기업은행 파트장
유인식 박사/IBK기업은행 기업지원컨설팅부

[투데이에너지 김나영 기자] 정부가 최근 배출권의 가격 폭등과 관련 시장활성화를 위해 예비분 550만톤을 유상으로 할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2차계획기간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배출권의 가격은 톤당 2만8,500원까지 치솟았다. 당시 이는 단기간에 설정된 값으로 관계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맞지만 급격한 상승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이러한 추세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며 안정적인 가격구조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었고 실제로 2차계획기간이 시작되면서 2만2,000원대의 안정적인 가격을 보여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5월 중순 이후 배출권 가격이 다시 급등하며 요동치기 시작했다. 최근 가격 급등의 원인과 탄소배출권거래제 1차 계획기간 정산 및 대응방안에 대해 IBK기업은행 유인식 박사에게 들어봤다./편집자 주

배출권거래 시장전망과 기업의 거래방안은

지금 배출권이 부족한 기업은 6월1일 정부의 시장안정화 경매에 참여해 최대한의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 이후 정산기한인 오는 6월30일까지 거래 가능하니 남은 기간 동안 잔여 부족물량을 시장을 통해 매수해야 한다. 6월1일 이후 배출권 공급량 증가가 예상되기에 5월처럼 공급부족 상황과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일부 기업들은 이의신청(6월30일 기한)을 할 경우 배출권거래 기간을 최대 9월30일까지 연장할 수 있음을 고려해 전략을 수립하기도 하는 분위기이다.

배출권이 남는 기업은 배출권 매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매도 시점을 계속 늦추다가 자칫 매도량이 집중되면 가격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배출권 매도를 못해 이월제한 조치에 따라 2차계획기간 2단계 할당 시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이월제한에 해당하는 물량을 가지고 있거나 이번 추가할당 및 할당취소에 대한 이의신청 대상물량이 이월제한에 해당되는 기업은 추후 배출권을 팔지 못할 리스크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7월31일 이후 받게 될 배출권은 KAU17이다. KAU17 구매자를 못 찾으면 이월제한에 해당돼 피해를 보게 된다. 이 기업은 6월30일까지 예상물량을 미리 판매해 놓아야 이후 낭패를 보지 않게 된다.

5월 배출권 가격폭등 원인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부 배출권 부족기업간의 경쟁적 매수세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정상적인 시장상황이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통상 배출권이 남는 기업은 매년 5월 말 추가할당 및 할당취소량 통보, 배출인정량을 정부로부터 확정받는데 이렇게 배출권 물량이 확정되면 잉여분 또는 부족분에 대해 경영진 보고 후 시장에 매도나 매수를 하는 프로세스를 거치게 된다. 이것은 일반적인 기업 거래행태다. 배출권거래는 정산시점에 집중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 더욱이 배출권 공급량과 수요량이 거의 같다면 이론적인 가격은 보합세를 나타낸다.

지난해 11월 이후 유지돼온 톤당 2만2,000원대 배출권 가격이 유지될 것이란 것이 일반적 사고다. 그러나 이 이상적 구조는 매수자와 매도자의 시장참여 타이밍 갭(Gap)으로 인해 깨질 수 있다. 이번 5월 배출권 가격급등락 역시 이 원인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배출권이 남는 기업은 급할 것이 없다. 정부의 이월제한 조치로 인한 매도실패 리스크는 있지만 5월은 그 리스크가 크게 다가오지 않는 시기다. 6월1일 이후 본격적으로 공급된다는 것이 합리적 추정이고 시장안정화 조치 시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2016년 시장안정화 조치 시 낙찰가격이 시장가격보다 크게 낮았다. 그 결과 시장가격은 급락했다. 선행경험을 생각해본다면 정부의 시장안정화 조치 계획발표는 이후 가격하락을 예상한 기업이 서둘러 배출권 매도를 진행하며 시장가격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

정부는 5월9일 시장안정화 조치계획 발표 당시 이런 시나리오도 생각했을 것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맞다. 그런데 시장안정화 입찰기준가격이 시장가격보다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정부의견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 것 같다.

당시 IBK기업은행, 산업은행 및 수출입은행의 시장안정화 조치 시에는 입찰기준가격에 할인율을 적용했기에 이후 시장가격 하락 요인이 됐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할인율을 적용하지 않았다. 시장안정화 조치가 시장가격보다 싸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매도량 증가의 저해요인이 됐다.

반면 배출권 부족 기업 역시 굳이 서둘러 배출권을 구입할 필요는 없었다. 정부가 5월9일 설명회를 통해 기업들에게 배출권 공급량과 수요량이 맞게끔 시장안정화 물량까지 풀기로 한 이상 정산시점까지 구입해야 하는 충분한 배출권이 시장에 공급될 것이란 합리적 추정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배출권을 확보하지 못해 과태료를 내야하는 문제는 없어 보였다.

나름대로 환경부가 시장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관리해 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정보력이 낮은 중소중견기업은 과태료 리스크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고 시장에 대한 정보부재로 6월1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그 전에 공격적인 매수를 진행하곤 한다. 배출권 부족량이 상대적으로 적기에 구매가격 상승 비용부담이 적어 호가를 올리는 것 역시 주저하지 않는다.

기업의 배출권거래 담당 실무자는 투기거래를 하지 않고 규제대응 거래만을 한다. 다시 말해 경영진의 배출권 매매 지시가 있으면 배출권을 시장에서 매수할 뿐이다.

바로 이런 일부 몇몇 중소중견기업이 한국거래소에서 서로 경쟁적으로 매수호가를 올리다보니 배출권이 남는 기업은 추가 가격상승 기대감으로 매도물량을 회수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가격이 급등했던 것이 5월 말 모습을 야기시킨 것이다.

이들이 시장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거나 매수가 끝나면서 매수세 과열이 진정됐고, 정부의 시장안정화 기사(5월29일)에 더해 배출권 가격 하한가(5월30일)로 이어졌다. 단기 가격급등을 노린 매도세가 급증한 것도 가격하락에 영향을 줬다.

3차 이행년도의 배출권가격 급등, 두 번째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5월의 배출권 가격 급등락은 공히 배출권 매도세가 매수세를 따라가지 못해 발생한 것이란 점은 당연히 같지만 원인은 전혀 다르다. 지난해 배출권가격 상승을 견인한 기업은 시장정보력이 매우 높은 대기업이었다.

시장 분석을 통해 미래 배출권 부족을 전망해 선제적으로 배출권 매수를 공격적으로 한 결과 가격이 2만8,500원까지 상승했었다. 당시엔 정부의 시장안정화 조치계획이 없었던 상황이었기에 나름대로 충분히 합리적이며 정상적인 시장모습이었다고 사료된다.

이번 5월의 시장정보 부족으로 인한 몇몇 중소중견기업의 매수세가 과열 경쟁되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정부조치, 어떻게 보는가

배출권 부족기업이 배출권 확보 노력이나 온실가스 감축 동참 없이 소극적으로 대응하다가 결국 배출권을 확보 못했다면 이 기업은 과태료를 내야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나 배출권 확보 및 온실가스 감축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구매 가능한 배출권 없어 과태료를 낼 수밖에 없는 기업이 있다면 얘기가 다르다.

이들 기업을 고려해 시장안정화 조치를 단행하는 정부의 접근은 바람직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시장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입찰물량 설계, 경매 최단기간 설정 등도 충분히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잉여배출권을 시장에 공급하지 않아 배출권 부족기업이 배출권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을 시장안정화 조치에 앞서 이월제한 조치로 시장을 통해 해소하고자 한 점도 좋은 접근법이었다고 생각한다. 1차계획기간과 2차계획기간간 차입은 불허하면서 이월은 100% 허용한다는 점이 모순이었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았다고 해석된다.

시장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정부의 모습은 과거와 많이 다른 것은 사실이다.

다만 올해 5월은 지난 2015년 배출권거래제 시행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정부의 정책시그널이 신속정확하게 기업과 시장에 전달됐어야 하는 기간이었음을 고려해 볼 때 잘 됐는가는 의문이다.

최근 IBK기업은행에서 탄소자산관리컨설팅 제공차 방문한 대구소재 A중견기업은 배출권 부족기업임에도 6월1일 정부가 시장안정화 조치를 한다는 내용조차 모르고 있었다. 지방에 있는 기업은 정부의 설명회에 참여하기 쉽지 않다. 딱히 정부정책이나 시장정보를 받아볼 창구가 없다보니 비정상적인 대응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난해까지는 한국환경공단과 IBK기업은행 공동명의로 정기 뉴스레터가 기업들에게 제공됐으나 이제 그 사업은 종료됐다.  정부와의 신속한 정보소통 창구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550만톤, 시장안정화 조치 물량이 줄었다

지난 5월9일 환경부가 약 1,200만톤 이상 배출권 예비분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라는 발표 당시엔 추가할당 및 할당취소량을 전년과 유사할 것으로 가정했다고 한다.

이후 추가할당 및 할당취소량 확정 결과 전년보다 훨씬 많은 추가할당량이 공급되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시장에 배출권 부족량이 5월9일 당시 전망했던 것에 비해 크게 적어질 것으로 결론이 나온 것이다. 이에 따라 잉여배출권 공급량이 1,000만톤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정부의 시장안정화 조치 물량 역시 줄여야 하는 것이 맞다.

1차 계획기간 배출권, 과잉인가 부족인가

배출권은 남는다. 이 물량이 1차 계획기간 정산시점까지 모두 시장에 공급된다면 공급량이 수요량을 초과하면서 배출권 가격은 폭락한다. 유럽 배출권거래제 1기와 같은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월가능 정책에 따라 상당량이 2차계획기간으로 이월될 것으로 보여 1차계획기간 배출권 수급은 6월1일 시장안정화 조치 물량을 포함하면 거의 같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변수는 있다. 온실가스외부감축사업 인증실적(KOC: Korean offset credit) 인정량 중 상당량이 1차계획기간에서 쓰이게 된다면 배출권시장 공급량이 더 클 수 있다.

추가할당 및 할당취소량 통보에 대해 이의신청 기업이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 중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7월31일 이후 추가 배출권이 공급된다. 이 두 가지 공급잠재량은 수백만톤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반대로 배출권 이월제한 대상이 아닌 기업이 2차계획기간 배출권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배출권 매수세에 동참할 가능성과 이월제한 대상기업과 배출권이 부족하지 않는 기업 간의 장외파생거래(스왑: SWAP) 두 가지 요소는 공급부족 잠재요인이다. 확률적으로는 전자의 공급과잉 가능성이 더 높다. 시장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시장 이해관계자들과 기업이 남은 기간동안 실시간으로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IBK기업은행, 앞으로의 계획은

IBK기업은행은 배출권거래제 시행과 함께 그 간 시장 안정화,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민간컨설팅 활용 여건이 안 되고 자체 대응역량이 부족해 힘들어하는 중소, 중견기업에게 무상으로 탄소자산관리컨설팅을 제공하며 국책은행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왔다. 또 정책지원과 탄소금융 상품개발 등 다양한 탄소시장 활성화 역할을 이행하며 시장 성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차계획기간 시작과 함께 IBK기업은행은 한층 확대된 시장지원과 참여를 시작했다. 먼저 ‘IBK탄소은행 프로젝트’를 통해 사회저변의 온실가스 감축문화 확산에 앞장서고자 한다. IBK기업은행 거래 중소‧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온실가스외부감축사업(KOC) 발굴 및 탄소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에너지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대외협력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시장조성자 역할도 충실히 이행할 것이며 기존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탄소자산관리컨설팅 지속은 물론 배출권 중개‧주선‧투자, 수요자-공급자 매칭프로그램,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탄소시장 판로개척 지원프로그램, 금융상품 개발 등 다양한 탄소금융 활동을 개발해 나가며 한국 탄소시장의 허브로 앞장 서 나갈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해당 언어로 번역 중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