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에너지 시장 변화 유도 ‘수열에너지’
[기획] 에너지 시장 변화 유도 ‘수열에너지’
  • 홍시현 기자
  • 승인 2020.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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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E 확대 후 후속조치 마련돼야
수열E 적용 연이은 사업 및 업무협약
대용량 히트펌프 기술 개발 등 변화
정부 정책·투자, 민간 기술 개발 필요

[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지난해 10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보급 촉진법’이 일부 개정되면서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받는 수열에너지의 범위가 기존 해수의 표층에서 하천수까지 확대됐다. 수열에너지의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수열을 이용한 다양한 사업들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하천수, 해수 등 수열에너지는 물의 특성상 계절 변화에 따른 온도 변화가 외기보다 작고 열전달계수가 높아 외기와 비교해 열교환에 유리하다. 이러한 장점으로 북유럽은 1980년대 초부터 수열에너지를 지역난방에 활용, 일본은 1991년부터 수열에너지 활용 관련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의 수열에너지는 아직 초기 단계이기에 관련 법 개정과 설비의 기술적 문제 등 여러 후속조치가 요구된다고 한다. 

■수열에너지 개정 후속조치

하천수가 수열에너지로 지정됨에 따라 국가의 지원을 받아 하천수를 이용하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하거나 의무적으로 신재생에너지를 설비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원별 시공기준 △설치 확인기준 △모니터링 설치 기준이 필요하다. 현행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지원 등에 관한 규정’(산업통상자원부 고시 제2016-249호)에 의하면 보급사업의 지원대상, 지원 조건 및 추진절차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산업부 장관이 정해 고시하도록 돼 있다.

이 규정의 효율적 집행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지원 등에 관한 지침’(신재생에너지센터 공고 제2019-11호)에 구체적인 사항이 명시돼야 하고 하천수 수열의 시공기준, 모니터링 설비 설치 확인기준, 설치확인 기준, 단위에너지 및 원별보정계수 등이 반영이 필요하다.

또한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설비 인증에 하천수 수열설비를 포함시켜야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이 부분에 대한 개정이 요구된다.

연면적 1,000m² 이상 공공 건축물은 예상 에너지사용량의 2019년 27%, 2020년 30%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 공공기기관의 신재생에너지 이용의무화 인정과 보급사업(보조금 등) 수혜를 위해서는 관련 지침에 하천수 수열이 규정돼야 한다.

■에너지절감 및 온실가스 감축

한국수자원공사(사장 이학수, K-water)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지표수는 크게 댐 및 저수지와 원수관로로 나눌 수 있다.

댐 및 저수지의 공급량은 1일 3,670만톤, 원수관로는 2,000만톤으로 이를 5℃ 온도차의 열을 뽑아 쓴다고 가정해 열량을 계산하면 댐 및 저수지의 부존량은 360만2,000RT, 원수관로는 126만1,000RT로 총 486만3,000RT(1만7,102MW)로 절감율과 가동시간 그리고 이용률을 고려 시 연간 2,727만2,526MWh를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신고리 2호기 2016년 연간 발전량(697만5,411MWh)의 3.8배인 565만950TOE에 해당하는 에너지절감 및 약 1,237만톤의 CO₂ 절감 효과와 동일하다.

대도시 인근의 광역상수도는 1일 830만톤이 공급되고 온도차 5℃를 기준으로 부존열량을 환산하면 57만4,000RT로 광역상수도 공급량의 70%만 활용해도 40만4,000RT로 신고리 2호기 2016년 연간 발전량의 31%인 46만6,547TOE에 해당하는 에너지절감 및 약 100만톤의 CO₂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열에너지는 화석연료대비 약 20~50%의 비용 절감,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미세먼지 저감, 도심 열섬현상 방지 등의 효과가 있다. 특히 광역상수도 내 원수를 활용한 수열에너지는 사회기반시설로 투자된 관로시설을 활용해 적은 비용으로 대규모 수열에너지 개발이 가능하다.

2006년부터 자체 사업장 적용 노하우가 있는 K-water가 롯데물산과 협업해 국내 최대 규모의 수열 냉난방시스템을 가동 중인 롯데월드타워가 대표적이다.

롯데월드타워는 광역상수도를 활용해 수열을 공급받는다. 활용유량은 5만m³/일로 전체 최대 냉방부하 3,000RT로 전체 부하의 10%를 담당한다. 이를 통해 흡수식 냉온수기대비 에너지 사용량의 73.3%, CO₂배출 37.7%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들이 ‘한강 물에너지 활용 지역냉방 효율개선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들이 ‘한강 물에너지 활용 지역냉방 효율개선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이은 사업 진행

수열에너지의 효과가 알려지면서 강원도 수열에너지 클러스터, 부산 EDC 스마트시티, 지역난방상암지구, 신동국가산업단지 등 수열을 활용한 사업들이 연이어 확정 또는 업무협약이 체결되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수열을 이용한 사업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강원도 춘천시 동면 일대에 78만5,000m² 규모로 조성되는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공동개발사업은 물-에너지-식량 융복합 기반의 신산업 모델이다. K-water·강원도·춘천시가 협업해 친환경 데이터센터 집적단지와 스마트팜 첨단농업단지에 소양강댐 원수를 활용한 수열에너지를 공급한다. 이 사업은 올해 2월까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2021년 기본 및 실시설계에 들어가고 2023년 공사가 착공된다. 열원규모는 2만4,300RT다.

부산 EDC 스마트시티는 낙동강 하구 삼각주(세물머리 지구)에 2.8km2 규모로 2023년까지 조성된다. 스마트시티 내 주택단지 등을 대상으로 수열에너지가 활용된다. 지난해 말 기본설계를 마쳤으며 올해 실시설계 후 2021년에 공사착공에 들어간다.

지난해 11월에는 한국지역난공사와 K-water는 상암열원 인근에 위치하는 광역원수의 수열에너지를 활용해 지역냉방 효율상승에 따른 에너지절감 및 환경개선을 이뤄내기 위해 ‘한강 물에너지 활용 지역냉방 효율개선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협약에 따라 상암지구 지역냉방 수열 적용을 위한 행정 및 기술사항 상호 협조하고 K-water는 상암지구 에너지절감사업 추진 시 ESCO사업자로 참여하게 된다.

한난은 방송, 통신, 데이터센터 등 주요 업무시설이 밀집된 상암지구에 안정적인 지역 냉방을 공급하는 데 있어 친환경 수열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절감 및 온실가스 감축효과와 더불어 폭염기에도 안정적인 지역냉방 공급을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도심 ‘기후변화 대응 친환경 기술’ 사례로 확대 보급하고 수열에너지의 친환경, 경제성 홍보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대전 유성구 신공동 일원에 조성되는 신동국가산업단지(국제과학비즈니벨트)도 현도취장계통 광역원수 활용을 위해 K-water와 업무협약을 지난해 11월 체결했으며 올해 수열공급을 협의한다.

이번 업무협약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주기업에 준정부기관과 공기업간의 적극 행정 구현으로 쾌적하고 안전한 신재생에너지원인 수열을 도입해 에너지 절감 및 연구환경 개선에 기여하고 국가 온실가스 감축에 도움이 되고자 마련됐다.

이에 따라 K-water는 수열에너지 신기술 정보 공유, 설계기술, 인허가, 민원 경험사례 공유, 워크숍, 세미나 등 기술교류를 추진한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수열원 사용기관을 발굴·매칭을 지원한다.

■관련 산업 변화     

수열에너지 활용이 늘어나면서 업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한국히트펌프얼라이언스 정기세미나 발표자로 나선 김영준 K-water 물에너지처 수열에너지사업부장은 “건축면적과 전용면적의 차이가 큰 고층의 건물의 경우 수열원이 인근에 있다면 수열이 지열의 대안이 될 수 있다”라며 “이미 일본, 중국, 프랑스, 캐나다 등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적용 및 적용 예정인 곳이 늘어나고 있다”고 수열에너지 적용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영준 부장은 “수열에너지를 적용할 경우 냉각탑 대체, 에너지·온실가스 저감, 설비 간소화, 안전성 증가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냉각탑을 대체하게 되면 레지오넬라균 등 감염 우려 및 수처리 비용이 저감되고 건물하중, 미관, 소음이 개선, 냉각수 순화비용 절감이 된다. 또한 하천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석연료대비 20~50% 에너지를 저감하고 실외기가 필요없어 열섬현상도 완화된다. 열교환기만으로도 냉방이 가능하고 인화물 폭발 위험도 감소된다.

수열에너지 확대는 관련 산업의 변화가 필요하다. 수열에너지는 관로 공사 혹은 취수시설이 필요하나 대규모 개발이 가능해 지열에너지용 히트펌프보다 대용량이 적합하다.

반면 현재 지열용 히트펌프의 인증시험이 가능한 150RT 이상의 용량에 대한 설비 인증 시설 혹은 기술적 시험 방법 정립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반적인 업계의 목소리다.

대용량 히트펌프 개발과 함께 수열 전용 히트펌프의 최적화 기술, 유지관리기술, 고효율 열교환기 설계기술 등 기타 요소 기술 개발이 이뤄져야 하는 과제도 있다.

정부와 공공기관 주도의 신재생에너지 개발·보급에서 민간 참여로 확대로 이어져야 한다. 정부에서는 수열에너지 활용을 위한 제도적 정비가 있어야 한다. 정부 부처와 공기업의 투자와 동시에 민간기업의 수열에너지 활용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로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 수열에너지 성장 가능성 - 국내외 사례

K-water와 연계해 주로 빌딩, 건물 냉난방용으로 활용 중이다. 앞으로 신도시 혹은 지역 냉난방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월드타워는 팔당댐으로부터 공급되는 광역상수도의 수열에너지를 빌딩 냉난방에 활용해 전체 냉난방 부하의 약 10%를 수열에너지가 담당하고 있다. 동일 용량의 흡수식 히트펌프 운전대비 에너지 사용량의 73%, 탄소배출량의 38% 감축시켰다.

수열에너지를 활용한 실증사례가 하나둘씩 나오면서 현대차그룹이 삼성동이 건립 예정인 신사옥, 네이버 IDC(Internet Data Center), 부산 스마트시티, 지역난방공사의 상암DMC지구의 지역냉방에 수열에너지 활용이 추진되고 있다.

북미, 일본, 북유럽 등 해외 선진국은 1980~1990년대부터 수열에너지의 장점에 주목하고 적극 활용 중이다. 북유럽의 경우 1980년대 초부터 수열에너지를 지역난방에 활용했고 일본에서는 1991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열에너지 활용 관련 기술을 도입했다.

북미, 일본, 유럽 등의 해외 선진국과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수열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의 한 부분으로 인정하며 적극 활용하고 있다.

미국 코넬대학은 카유가(Cayuga) 호수의 심층수를 냉방에 활용해 기존 에너지 사용대비 80%를 감축했다. 일본 도쿄의 치바현에서는 1991년부터 하수열을 지역 냉난방에 활용해 냉방 운전 시 13%, 난방 운전 시 23%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얻고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은 해수뿐만 아니라 하수, 호수, 지하수 등 다양한 수열에너지원을 적극 활용한 히트펌프로 도시의 전체 난방 부하의 44%를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종합했을 때 해외 선진국에서는 1980~1990년대부터 수열에너지원의 잠재가능성에 주목하고 냉난방 기술에 수열에너지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에너지절감 효과, 탄소배출량 저감 효과를 얻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정책과 연계될 경우 수열에너지 활용 기술개발 및 보급 또한 확대될 것이다. 

 

수열에너지는 에너지절감 효과와 함께 탄소배출량 저감 효과도 뛰어나 온실가스 규제 대응에 효과적이다. 2023년부터 국제사회에 온실가스 배출저감에 대한 정기적인 이행상황 경과 보고가 의무화돼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수열에너지 활용 기술개발 및 보급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기준 국내 총 수열원 이용가능량 2,375RT를 온실가스 감축에 사용할 경우 570만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온실가스 배출권 구입비용으로 환산했을 때 최대 941억원의 재정 절감 효과에 상응한다.

수열에너지 활용 기술은 온실가스 저감에 따른 환경적, 경제적으로 이익이고 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보급 계획의 성공적인 달성에 이바지함과 동시에 국내에서 관련 산업 또한 확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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