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AR주장치.
KSTAR주장치.

[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에서 핵융합로의 손상을 막고 안정적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플라즈마 붕괴 완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실험적으로 검증하는 데에 성공했다.

국가핵융합연구소(소장 유석재) KSTAR연구센터는 국제핵융합실험로(이하 ITER) 장치 운영 단계에서 계획하고 있는 ‘플라즈마 붕괴 완화 기술’의 실제 효과를 KSTAR 장치에 설치된 대칭형 산탄 입자 주입장치(SPI : Shattered Pellet Injector) 2기를 활용해 검증했다고 28일 밝혔다.

플라즈마 붕괴 완화 기술은 핵융합로 운영 중 갑작스러운 이상 상황 발생 시에도 초고온 플라즈마가 지닌 방대한 에너지를 짧은 순간에 안전하게 해소해 장치 손상을 막는 기술이다.

이는 ITER 장치의 핵융합 운전단계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핵융합 상용화 핵심 과제이자 난제 중 하나였다.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위해서는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로 내부에 태양처럼 핵융합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초고온 플라즈마를 생성하고 오랫동안 유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1억도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가 갑자기 붕괴하면 엄청난 에너지가 한꺼번에 쏟아져 핵융합 장치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 플라즈마에 인위적으로 불순물을 주입해 플라즈마가 붕괴할 때 분출되는 에너지가 한 곳으로 집중되는 것을 막고 고르게 분산시킬 수 있는 붕괴 완화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ITER 장치에서는 미세한 얼음 입자(아이스펠릿)를 고속으로 주입할 수 있는 산탄 입자 주입장치(SPI) 장치 수십 기를 동시에 사용해 플라즈마 에너지를 분산하고 핵융합로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 방식의 효과가 그동안 실험적으로 검증되지 못해 여전히 ITER 운영의 불확실 요소로 남아있었다.

이에 KSTAR 연구진들은 지난해 ITER 국제기구와 플라즈마 붕괴 완화 효과에 관한 공동 연구 수행을 결정하고 지난 2019년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와 협력으로 대칭형 SPI 장치 2기를 KSTAR 장치에 설치했다.

해당 실험 검증을 위해 고에너지 플라즈마 발생이 가능하며 ITER에서 계획하고 있는 대칭형 SPI 실험이 가능한 핵융합 장치는 KSTAR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KSTAR 연구진들은 지난 플라즈마 실험 기간에 실제 이를 활용한 플라즈마 붕괴 완화 실험을 수행한 결과 기존 1대의 SPI 장치를 활용할 때 보다 복수의 대칭형 주입장치를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 효과적이고 균일한 에너지 분산이 가능해 붕괴 완화 효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플라즈마 붕괴 완화 단계에서 전자의 밀도가 기존 대비 2배 가까이 높아지면서 장치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키는 폭주 전자의 발생을 차단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KSTAR 연구센터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오는 2021년까지 2기의 SPI 장치를 활용해 다양한 플라즈마 붕괴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특히 ITER 국제기구에서 연구사업을 수주해 개발한 4종류의 붕괴 완화 진단장치를 활용해 관련 실험 데이터를 확보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ITER의 플라즈마 붕괴 완화 기술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검증을 수행하게 된다.

유석재 소장은 “이번 성과는 KSTAR의 뛰어난 장치 특성과 연구역량을 바탕으로 핵융합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선도적인 연구 성과를 얻은 대표 사례”라며 “ITER의 성공적 운영을 위한 사전 연구뿐 아니라 향후 핵융합실증로 개발을 위한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계속 도전적인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오는 7월 개최 예정인 IAEA 주관 플라즈마 붕괴 완화 기술회의에서 세계 핵융합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자세히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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