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가정상업용을 시작으로 수요를 키워온 LPG산업이 수송용에 이어 앞으로는 석유화학과 선박용 수요가 LPG수요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음식점을 비롯한 상업용과 공장을 중심으로 한 산업체, 펜션과 일반 주택에서 사용하는 가정용 등의 수요는 LPG산업을 뒷받침하는 기반 수요 역할을 앞으로도 계속하겠지만 부가가치를 높이고 SK가스나 E1 등 LPG수입사의 수익을 높이는 창구 역할은 석유화학과 선박용 LPG수요에 그 자리를 내줘야 할 것이라는 얘기다. 

전세계가 코로나19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중인 가운데 국내는 물론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LPG수요는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취사 및 난방용을 중심으로 한 기반 LPG수요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석유화학이나 선박용 등으로의 수요 확대가 가능한 것이다. 

물론 석유화학이나 선박용 LPG수요에 대한 기대는 지난 2013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한 셰일가스 개발에 따른 세계 LPG공급량이 확대되면서 국제 LPG가격이 낮아졌고 이를 국내 LPG가격 인하로 연결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납사대비 LPG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롯데케미칼, LG화학, 한화토탈, 대한유화 등 주요 국내 석유화학사들이 NCC공정을 부타디엔 또는 프로필렌 공정으로 전환시키면서 LPG사용이 확대될 수 있었던 배경이 된 셈이다. 

SK가스나 E1 등 LPG수입사는 파나마 운하 개통으로 인해 45일내지 60일 소요되던 국내 LPG도입기간을 한달 이내로 줄이고 상대적으로 값비싼 중동산 LPG보다는 미국산  LPG를 휴스톤에서 도입한 후 이를 중국이나 일본 등에 수출하는 LPG트레이딩 사업을 활성화시켜 나가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에너지환경도 급격히 변화되는 시기에 전체 LPG산업의 틀을 유지 내지 발전시켜 나가면서 충전, 판매 등 LPG유통업계도 어떤 역할을 통해 생존권을 지켜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앞으로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LPG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석유화학과 선박용 LPG수요가 앞으로 어떻게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충전, 판매 등 LPG유통업계은 어떤 진통과 변화를 거쳐야 하는지를 이번 기획을 통해 살펴 보기로 한다. 

석유화학용 LPG수요, 얼마나 증가하나? 

최근 롯데케미칼은 컨퍼런스콜을 통해 원료 경쟁력 제고를 위해 LPG Cracking(분해) 공정을 최대화하겠다는 발표를 내놨다. 

원유를 정제 처리하는 증류(Distillation), 화학적으로 개질(Reforming)과 분해(Cracking)하는 공정에서 LPG생산이 가능한데 지난해 90만톤(14%)이었던 LPG투입량을 올해에는 100만톤, 2022년에는 25%에 이르는 180만톤, 2023년에는 31%를 차지하는 220만톤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충남 대산과 여수, 울산 등 국내 3대 석유화학 단지 가운데 E1의 경우 대산과 여수, SK가스는 울산에서 주도적으로 LPG를 공급 중이다.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LG화학,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합작한 현대케미칼, 한화토탈, 효성 등 주요 석유화학사들이 LPG를 원료로 투입하는 석유화학 공장 증설이 앞으로도 계획돼 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용 프로판 수요는 2024년까지  연평균 6.3%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화토탈을 비롯해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주요 석유화학사들을 중심으로 납사 대신 LPG를 원료로 사용하는 기초유분생산 설비 증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9월 진입한 한화토탈의 연산 31만톤의 에틸렌 생산 설비는 프로판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설비로 이 설비가 연간 100% 가동된다고 가정할 경우 이 설비에 투입되는 프로판 물량은 연간 74만4,000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미국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한 저렴한 LPG수입이 증가함에 따라 납사대비 LPG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서 LPG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설비가 늘어나고 있고 기존 NCC 설비도 LPG투입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2024년까지 이러한 추세가 지속돼 원료용 수요를 중심으로 산업부문 프로판 수요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탄도 석유화학 원료용을 중심으로 증가하겠지만 최근 원료용 수요 증가를 주도한 프로판에 비해 증가세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판이 석유화학 원료용 LPG수요 증가를 앞으로도 주도하겠지만 부탄의 연평균 증가율은 프로판에 비해 낮은 3.5%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론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 과잉 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석유화학산업이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률을 기록할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가동률 축소나 해외 수출 물량 감소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경우 기대보다 LPG수요가 줄어들 수 있음은 물론이다.

석유화학설비 증설 현황, 어떻게 되나 

NCC 공정설비를 운영해 왔던 석유화학사들이 기존 납사설비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LPG연료를 투입하는 공정으로 설비 개선을 시켜왔다. 

공급 과잉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설비 개선을 통한 연료비 비중을 낮추기 위한 포석으로 중국과 미국의 공격적 증설로 인한 수요 부진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인 셈이다.

우선 SK어드밴스드(대표 김철진)는 지난 2016년 3만2,000평 부지에 약 1조원을 투자해 울산 PDH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이 공장은 연간 70만톤의 LPG(프로판)를 원료로 60만톤의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규모다. 

이후 폴리미래와 SK어드밴스드 합작사인 울산피피는 지난해 10월 2021년 5월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는 연간 40만톤 규모의 폴리프로필렌 플랜트 건설에 본격 나섰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20만톤 규모의 M-X(아로마틱원료) 설비를, LG화학은 23만톤의 에틸렌, 13만톤의 프로필렌, 8만5,000톤의 부타디엔 설비를, 한화토탈은 31만톤의 에틸렌 설비와 13만톤의 프로필렌 설비 증설에 나섰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합작회사인 현대케미칼은 3만톤 규모의 벤젠과 15만톤 규모의 자일렌 설비를 증설해 126만5,000톤의 설비 증설이 이뤄졌다. 

올해에도 석유화학사들의 설비 증설은 지속된다. 

여천NCC는 33만5,000톤 규모의 에틸렌, 16만8,000톤 규모의 프로필렌, 13만톤 규모의 부타디엔, 5만6,000톤의 벤젠, 3만톤의 톨루엔, 1만8,000톤의 자일렌 설비가 증설되며 한화토탈은 15만톤의 에틸렌과 4만톤 규모의 프로필렌 설비 증설을 하게 돼 92만7,000톤의 설비 증설이 이뤄질 예정이다. 

2021년에는 LG화학이 80만톤의 에틸렌 설비를, GS칼텍스가 70만톤의 에틸렌과 43만톤 규모의 프로필렌 설비를, 현대케미칼은 85만톤의 에틸렌과 46만톤의 프로필렌, 16만톤의 부타디엔 설비 증설을 실시한다.  

3개의 패키지로 발주된 현대케미칼의 중질유 복합석유화학공장(HPC) 사업은 연산 25만톤 규모의 폴리프로필렌(PP),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및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을 각각 연간 30만톤 생산할 수 있는 석유화학공장이 건설되는 셈이다. 

나프타에서 유도폼까지 수직 계열화를 갖추게 될 경우 부가가치를 높여 수익성을 확대할 수 있는 석유화학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며 이를 겨냥한 연관 기업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아 공급과잉과 감소하는 시장 수요를 유지시켜 나가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진행 중인 상태다. 

2023년에는 S-OIL이 150만톤 규모의 에틸렌 설비 증설을 계획하고 있어 석유화학용 LPG수요는 납사대비 가격 경쟁력만 뒷받침된다면 앞으로 지속적인 수요 증가가 이뤄질 수 있는 사업분야로 꼽힐 수 있게 된다. 

 


2024년 개발 중소형 LPG선박, LPG차량 수요 대체?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LPG자동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 연료사용제한 전면 폐지 등에도 불구하고 LPG차량의 증가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저탄소 시대를 위해 세계 각국에서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의 운행 중단을 예고하면서 넷 제로 시대를 앞당겨 나가면서 각종 지원 정책과 보조금을 통해 전기와 수소차 보급을 확대시켜 나가려는 정책적 영향이 적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다 각종 부품과 내연기관 엔진의 성능 향상으로 인해 투입된 연료에 비해 주행거리가 길어지면서 LPG차 운행에 따른 연료소비도 줄면서 수송용 LPG(부탄)수요도 예전에 비해 감소하면서 수송용 LPG를 대체할 중소형 LPG선박에서 사용할 LPG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은 상태다. 

미세먼지와 저탄소 시대를 위한 선박용 연료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연료품질 개선과 함께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를 스크러버 설치로 우회하려 했던 선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중대형 선박의 경우 LNG로, 중소형은 LPG선박으로 대체시켜 나가려고 하는 움직임에 LPG업계의 대응도 분주하다. 

중소형 LPG선박이 개발돼 운항될 경우 수송용 LPG차량용 수요 감소를 만회한 후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아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정부의 친환경선박 정책에 부응해 중소형 선박 LPG추진시스템이 상용화될 경우 새로운 시장이 개척되는 것은 물론 친환경 선박분야 선도기술 선점을 통해 신성장 동력으로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부산시를 해양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로 지정하면서 2024년 7월까지 4년동안 중소형 LPG선박을 개발할 예정이다. 

현재 중형급 선박에 LPG를 연료로 하는 엔진을 탑재해 운항하기 위한 건조 및 안전기준 등  법적 근거가 없어 24M 이하 중형급 선박에 LPG엔진을 탑재해 운항할 수 있도록 특례를 요청하고 있다. 

또 소형 선박용 LPG선외기 전환 및 운항 실증 특례도 요청돼 소형 선박용 휘발유나 디젤 선외기를 LPG선외기로 전환 및 개조해 운항할 수 있는 안전기준 등 법적 기준 마련을 위한 특례도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육상의 탱크로리에서 해상의 중소형 실증선박 내 공정된 탱크나 LPG용기에 가스를  충전하기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 

LPG선박, 왜 개발해야 하나?

세계LPG협회(WLPGA)는 LPG선박이 IMO 2020을 넘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감축해야 하는 IMO 2050 규제까지 대응할 수 있는 친환경 선박일 뿐 아니라 타 친환경 선박에 비해 세계적으로 연료 공급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장점이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선박에 연료를 공급하는 벙커링이 용이해 설비투자 부담이 적은 것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전세계 해운 시장에서는 대형 LNG추진선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LNG벙커링 선박에 대한 수요가 높고 LPG선박에 대한 수요는 연근해 중심의 중소형 선박 개발 및 보급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2030년 전세계 연평균 LNG벙커링 수요가 2,000만톤~3,000만톤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모습일 수 있다. 

이필재 대한LPG협회 회장은 국제해사기구인 IMO에서도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친환경 연료선박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LPG추진 선박을 개발 중에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LPG선박은 기존 선박대비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유해물질 배출량이 대폭 저감되며 에너지효율 강화와 저렴한 연료비로 운항비 절감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박연료 유출에 따른 해양오염 위험이 없으며 연료공급, 즉 벙커링과 운반이 용이해 소형 어선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LPG선박 제조를 위한 선박제조기준 마련 및 지자체와 연계한 연안선박이나 관공선 등 중소형 LPG선박 개발을 위한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중소형 LPG선박이 개발돼 운항할 경우 2만톤급 이상의 여객선 1척이 연간 1만3,000톤에서 1만5,000톤을, 중소형 선박은 연간 100톤 안팎의 LPG를 소비할 것으로 기대돼 LPG자동차가 1년동안 사용하고 있는 양에 비해 LPG선 1척은 적게는 50 내지 100대, 많게는 1만대 가량의 연료소비로 주목받고 있다.

 

부가가치 높은 LPG사업 영역 발굴 필요하다 

물류 내지 유통사업으로 분류되는 LPG산업은 신규 수요 개발 아이템이 극히 제한적이다. 

LPG를 도입해 LPG저장탱크라는 장치를 통해 보관했다고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투자비라고 해야 배가 접안할 수 있는 선박과 LPG저장시설을 지을 부지, 충전소나 산업체로 실어나를 차량, LPG용기와 소형저장탱크 등이 주요 설비의 대부분이고 가스를 수송할 사람과 1~2개월의 여신과 물류비가 차지하고 있다. 

유통사업인 LPG는 국내외 경기상황과 성장과 침체를 함께 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정적 수요를 창출시킬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경제 여건과 관계없이 견고하게 LPG수요가 발생시켜 줄 수 있도록 택시를 비롯한 LPG자동차, 석유화학을 포함한 산업체, 음식점 등이 점차 늘어날 수 있어야 하지만 도시가스나 전기, 지역난방 등과 경쟁적 구조에서 비교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 어려워 LPG수요 개발이 그렇게 쉽지만 않다. 

용기와 소형 LPG저장탱크 등의 수단을 통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LPG전용 기기나 가스용품 개발이 이뤄져야만 LPG수요 개발이 가능할 수 있다. 

이 때문에 LPG사용량이 많을 것으로 예측되는 2만톤급 LPG여객선 개발에 나섰지만 세월호 사건과 스페인 유람선 사고 이후 LPG선박 개발에 선뜻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곳이 없어 파이낸싱을 일으키지 못해 좌초의 쓴 맛을 본 것으로 평가된다. 

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에서는 아직 관련 기준조차 마련하지 못했지만 부산의 해양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 지정으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시설원예 농가를 타겟으로 개발에 나섰던 LPG용 GHP개발, 미세먼지 대응의 일환으로 LPG연료를 기반으로 기동하는 건설기계 개발 등도 LPG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전기와 도시가스 등과 비교할 때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LPG산업이지만 수요 확대를 위한 R&D, 가스용품과 관련기기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통해 관련 중소기업의 육성 등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시킬 수 있도록 SK가스나 E1의 전방위적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LPG수요 감소를 소비자에 대한 판매 마진을 높여 수익을 유지시켜 나가려는 움직임은 LPG수입사는 물론 충전, 판매 등 LPG유통업계의 건전한 발전과 성장 가능성을 담보하지 못하게 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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