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서울시와 시민단체가 함께 개최한 에너지절약 행사 모습.
매년 높아만 가는 여름철 전력수요를 잡기 위한 정부의 대처도 날로 치열해져 간다.

산업자원부가 밝힌 올 여름 최대전력수요는 전년대비 6.3% 증가한 5,808만kW.

최고기온이 34.5℃를 넘어서는 이상고온이 발생할 경우 전년보다 9.8% 증가한 6,000만kW까지 최대전력수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전력수요는 지난 99~2000년까지는 98년에 감소한 수요가 회복되면서 10%이상 증가했지만 지난 2001년부터는 5~8%의 증가율을 보이는 안정세다. 그러나 입지난 등으로 신규 발전소 건설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안정적인 증가율에도 에너지절약과 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의 중요성은 점점 강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에너지절약과 수요관리 등을 통한 에너지이용합리화에 전력하고 있다.

동일한 자원으로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한다면 신규 발전소 설치를 최소화하면서도 에너지절약에 앞장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선도적인 역할도 중요하지만 역시 민간이 얼마나 참여하느냐가 관건이 된다.

▲에너지절약 의식은 있지만 실천이 안된다

우리가 시행하는 에너지절약시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국민들이 필요성은 인식하면서도 실천이 안됐다는 점이다.

최근 에너지관리공단이 시민들에게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5.5%가 현 상황을 고유가로 인식하고 있지만 이중 56%는 아직도 에너지절약을 실천하고 있지 않다.

반면 현 고유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 에너지절약이라는 답변이 55.8%를 차지해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일반 시민들이 생각하는 에너지절약책은 조명끄기(41.6%), 승용차 요일제 참여(36.5%), 적정 냉난방온도 지키기(21.9%) 순으로 손쉽게 실천이 가능한 것들이지만 이조차도 제대로 실천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범국민적인 에너지절약분위기 확산의 가능성은 높다.

현재의 유가 수준과 지난해 에너지수입액, 2년전 유가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각각 61.7%, 44.9%, 56.7%가 인지하고 있어 마음은 있지만 실천이 안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또 응답자의 66%가 향후 유가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것도 범국민적 에너지절약책 확산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국민들이 고유가에 대한 인지도가 높고 실천이 필요하다는것을 인정하면서도 에너지절약 실천이 어려운 점은 무엇일까.

국내 에너지수요관리 전문기관인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국민소득과 생활수준이 높아져 감에 따라 삶의 질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 점이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편리하게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말은 에너지절약은 필요하지만 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경우 에너지절약의 실천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앞으로의 에너지절약책은 국민의 불편을 초래하지 않는 선에서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쪽으로 펼쳐져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3.6.9 국민실천운동 바람분다.

올해 정부는 에너지절약을 위해 ‘3.6.9 국민실천운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이 운동은 국민들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절약방안 3가지와 평소에 관심을 갖고 실천할 수 있는 절약방안 6가지를 선정해 ‘3+6=9운동’이라는 에너지절약의 습관화, 생활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운동은 실천운동은 생활실천 3개 방안과 관심실천 6개 방안으로 구성돼 있다.

생활실천 3대 방안은 ①사용하지 않는 조명은 반드시 끄자 ②컴퓨터를 쓰지 않을 때는 꺼둡시다 ③승용차 요일제(또는 부제운행)에 참여하자 등이다.

매년 사용하지 않는 조명을 끌 경우 864억원, 컴퓨터를 끄면 512억원, 승용차 요일제에 참여할 경우 1조5,000억원을 절약할 수 있다.

관심실천 6개 방안은 ④여름철 건강온도는 26~28도를 유지하고 제품을 구입할 경우에는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제품을 구입하자 ⑤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고 대중교통을 생활화하자 ⑥불필요한 자동차 공회전을 하지 말자 ⑦차 트렁크에 불필요한 짐을 싣지 말자 ⑧다림질은 모아서 한꺼번에 하자 ⑨압력밥솥을 사용해 조리시간을 단축하자 등이다.

적정온도 유지와 고효율제품 사용시 1,437억원, 대중교통 생활화에 3,408억원, 불필요한 공회전을 안하면 3,007억원, 트렁크를 비워두면 95억원, 모아서 하는 다림질을 통해 117억원, 압력밥솥 사용을 통해 720억원이라는 막대한 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 운동의 특징은 그동안 공공기관 위주의 국민적 에너지절약운동을 민관이 함께 하고자 노력한다는 것에 있다.

에너지시민연대 등 시민단체와의 공조를 통해 국민들에게 에너지절약의 중요성을 확고히 각인시키는데 주력하는 한편 순쉬운 생활습관이 일반화하는데 큰 역할을 하게끔 한다는 것이다.

에너지절약 실천운동은 역시 실천이 생명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과 방안이 있더라도 실천이 안되면 말짱 도무묵이다.

실천을 이루는 길. 어떠한 방법으로 에너지절약이 국민실천운동으로 승화될 지 정부와 시민단체의 역할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에너지절약, 이제는 나눔의 장으로

올해 정부는 ‘에너지(-), 사랑(+)’이라는 색다름 캠페인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에너지절약 3.6.9운동 등 신고유가상황 극복을 위한 범국민 에너지절약 실천운동의 일환으로 실시되는 ‘에너지(-), 사랑(+)’캠페인은 단순 에너지절약 홍보에서 벗어나 에너지 소외계층에 대한 이웃사랑 실천을 통해 사회양극화 해소에도 기여하고자 기획됐다.

이번 캠페인은 작년 하절기 대비 5% 이상 전력을 절약한 아파트를 대상으로 일정금액을 적립해주고, 그 적립금액을 참여아파트의 이름으로 기부함으로써 ‘에너지절약을 통한 고유가 극복’과 ‘이웃사랑 실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된다.

에너지절약이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닌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신념을 심어주기에는 적절한 사업이다.

그러나 역시 이 캠페인의 성패도 참여율에 달려있다.

이사업 또한 민관이 함께 나서는 만큼 기존과는 차별화된 실천하는 에너지절약 운동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고효율기기 보급을 통한 에너지절약 강화를 위해 5월부터 6월까지 두달간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가정 한등 고효율전등으로 바꾸기’캠페인도 전개한다.

전 가정이 1개씩 고효율전등으로 교환시, 연간 약 400억원의 에너지절감효과 및 고효율기기에 대한 관심 증가 효과 발생이 기대된다.

특히 동기간 동안 저소득가구의 고효율조명기기 교체를 집중 실시하고 조명기기생산업체 수익의 일부를 무의탁노인 등에 지원해 에너지절약과 에너지복지를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올해 실시되는 에너지절약시책은 국민이 참여해야만 성과를 나타낼 수 있는 방안들이다.

정부는 정부 나름대로 실천율과 참여율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고 참여하는 시민단체는 국민들에게 에너지절약이 이제는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점을 각인시켜야만 캠페인이 성공할 수 있다는 한결같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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