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ITER 건설 현장.
프랑스 ITER 건설 현장.

[투데이에너지 김병욱 기자]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위해 국제 공동으로 개발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에 설치되는 초전도 코일의 보호에 필요한 핵심 검출기인 ‘고전압 신호처리 시스템(High Voltage Cubicles and Signal Conditioners)’ 제작 사업을 우리나라가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원장 유석재)은 ITER 국제기구에서 직접 발주한 560만유로(한화 약 75억원)의 ITER 초전도 코일 퀜치 검출용 고전압 신호처리 시스템의 설계 및 제작 사업을 핵융합연구원과 국내 산업체로 구성된 컨소시엄(이하 핵융합연구원 컨소시엄)이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해당 컨소시엄은 핵융합연구원과 (주)모비스(대표 김지헌)로 이뤄져 있으며 이후 과제 수행 시 해당 시스템의 초도품 개발을 주도한 (주)제이에이취엔지니어링(대표 박광명)이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두는 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초전도 코일은 운전 중 초고온상태가 상전도 상태로 전이되는 퀜치(Quench) 현상이 일어날 때 막대한 자기장 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변하면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이에 고전압 신호처리 시스템은 초전도 코일에서 발생하는 전압과 온도를 정밀 측정, 퀜치 현상의 발생 유무를 측정해 손상을 방지하는 장치다. 

고전압 신호처리 시스템은 ITER 초전도 코일의 운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십 kV의 높은 전압 환경에서도 퀜치 현상에 의한 수십 mV(약 10만 분의 1)의 낮은 전압을 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노이즈 제거 기술, 고전압 처리 기술 등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이번 계약을 통해 핵융합연구원 컨소시엄은 초전도 코일 전압을 측정하기 위해 필요한 부품 및 장치를 제작하고 납품을 위한 정밀 테스트를 완료한 뒤 프랑스 ITER 건설 현장에 공급하는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ITER 국제기구에서 직접 공고를 낸 이번 입찰에는 핵융합연구원 컨소시엄 외에도 여러 회원국 기업들이 참여했으며 기술 평가 및 가격 경쟁 등을 통해 핵융합연구원 컨소시엄이 최종 사업 수행자로 결정됐다. 

정기정 ITER한국사업단장은 “핵융합연구원과 높은 기술 역량을 갖춘 국내 산업체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ITER 국제기구로부터 수주 성과를 지속적으로 달성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국내 산업체들과 긴밀한 정부 교류, 기술 교류를 바탕으로 다양한 수주를 통한 국내 핵융합 기술 역량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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