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박병인 기자] 전 세계적으로 LNG 공급위기가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반기에도 시장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국제 LNG시장의 불안을 야기하고 있는 지역은 바로 유럽이다. 유럽은 우크라이나사태로 인해 러시아로부터 받는 천연가스의 수급량이 점차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부족분은 카타르, 미국의 물량에서 메우려고 하고 있다. 기존 카타르와 미국산 천연가스의 주 수요처였던 아시아권과 도입 경쟁이 불가피하게 된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유럽의 천연가스 재고량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한원희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급등한 국제가격으로 인해 유럽의 천연가스 재고 수준이 전년 대비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절기임에도 불구하고 낮은 천연가스 재고상태를 나타내자 사용령이 증가하는 동절기를 대비한 재고량 비축에 어려움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EU 차원에서 회원국들의 천연가스 지하저장설비들에 최소 재고 충당 의무를 부과했다. 단계적으로 의무비율을 상향해 2022년 11월부터 모든 EU 회원국은 80%의 천연가스 재고량을 유지해야 한다.

결국 EU 소속국가들은 천연가스 재고 충당 의무를 달성하기 위해 추가구매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최근의 유럽의 ‘탈러시아’ 성향을 감안하면 중동, 호주, 미국 등에서 LNG형태의 천연가스를 수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하반기 세계 LNG시장은 혼란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Coal to Gas’ 추진하는 中
세계 1위 에너지소비국인 중국은 천연가스분야에서도 소비량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석탄발전의 비중은 여전히 높은 편에 속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중국의 에너지믹스는 석탄이 61%를 차지한데 비해 천연가스는 7.7%에 불과했다.

하지만 중국도 전세계적 흐름에 맞춰 탄소중립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천연가스의 사용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2060년 탄소중립 정책을 발표한 바 있으며 이에 따른 후속 조치로 중장기적으로 천연가스 발전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석탄소비를 줄이고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천연가스로의 전환 정책인 ‘Coal to Gas’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도 산업, 발전 분야에서 크게 수요가 증가했다.

중국의 2010년 천연가스 수요량은 108Bcm이었으나 2020년에는 326Bcm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 천연가스 시장에서 탈러시아를 추진하고 있는 유럽과 본격적인 도입 경쟁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중국은 지난 6월 카타르 가스전 지분참여 추진을 통해 중동내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우크라이나사태로 인해 미국과 대립이 이어지면서 미국산 천연가스의 대체재를 찾기 위해 도입시장에서 가장 활발히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신재생 보완재, 천연가스 선택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는 적극 추진하고 있다. 탄소중립이라는 전 인류적 목표달성뿐만 아니라 자국의 에너지자립도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는 변동성이 강하기 때문에 기저발전원으로는 활용하기 어려우며 신재생에너지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보완재역할을 수행할 발전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세계적으로 천연가스발전을 신재생에너지의 보완재로 선택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와 달리 천연가스는 지형, 자연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석탄보다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도, 중국 등 전통적으로 석탄사용량이 많은 국가들은 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와 함께 이에 대한 보완재로 천연가스 발전도 점진적으로 늘려나가고 있다.

■천연가스 시장 혼란, 언제까지?
유럽의 탈러시아와 중국의 적극적인 천연가스 전환 정책으로 인해 전세계적 수요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천연가스발전도 병행보급하고 있는 전세계적 추세로 봤을 때 이러한 천연가스 가격 고공행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9년~2021년 최종투자결정이 내려진 대형 LNG 공급 프로젝트들이 본격적으로 가동을 개시하는 2020년대 중반까지 공급시설 증가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고 있어 현재의 수요-공급간 불균형은 계속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제한된 천연가스 물량을 두고 유럽-아시아간 쟁탈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반기 북반구에 동절기가 도래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천연가스 비축문제가 화두가 될 예정이며 이러한 영향으로 상반기 시장분위기 보다 더욱 혼란스러운 하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주요 천연가스 생산국인 카타르가 천연가스의 증산을 위해 시설투자에 나서고 있고 미국 역시도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어 향후 이러한 불균형은 어느정도 해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스공사 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내로 미국의 2세대 LNG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연간 6,000만톤에 달하는 신규 LNG 공급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투자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신규 프로젝트들의 실질적인 공급개시는 2025년경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를 전후로 가격이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지나친 천연가스 가격의 고공행진으로 세계 각국은 신재생, 원자력 등 대체재를 찾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러한 여파로 수요도 어느정도는 감소하는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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