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에너지본부장.
이상문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에너지본부장.

[투데이에너지] 최근 세계 주요국에서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육상 및 수상태양광에 이어 태양광 보급의 다변화를 위해 영농형 태양광, 건물형 태양광 등이 주목 받고 있으며 특히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 등의 정책에 따라 건축물에 태양광을 적용하는 건물형 태양광(BIPV)이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육상태양광 등 부지확보에 어려움이 크고 환경오염, 경관 훼손 등의 이유로 건물형 태양광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으며 건물보 급사업, 주택보급사업 등 다양한 보급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에는 보급사업 지원을 위해 건물형 태양광 모듈사와 시공사를 중심으로 산업이 진행된 데 반해 지금은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 등에 따라 대형 건설사들도 관심을 보이면서 대규모의 공공건축물 및 공동주택에의 적용을 대비하고 있다. 이러한 건설사들의 관심은 정부의 보급지원사 업에만 의지하던 건물형 태양광 산업이 민간시장에까지 확대될 수 있는 시그널이 될 수 있다.

특히 건축물의 창호나 벽면, 발코니 및 지붕재 등 건축물의 외피를 구성하는 자재를 태양광 모듈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력 수요처와 생산지가 같아 송배전 손실이 없으며 건설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적 분산전원시스템으로 장점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또한 태양광 모듈이 건물 외장재로 사용되기 때문에 전기적인 효율보다는 건물의 가치를 높일수 있는 디자인적 요소가 포함된 산업으로 성장 하고 있다. 최근 의무화 되고 있는 제로에너지건 축물 인증제도 및 신재생에너지 설치 의무화 시장에도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기술평가원 등에서는 공동주택 등에 적용이 가능한 태양광 제품 및 시공방법의 개발과 실증 등의 연구과제를 지원하고 있으며 서울시 등은 국내 시장의 건물형 태양광 제품을 적용한 실증사례를 만들어 성능과 효용성을 검증하고 있다.

대형 건축물과 공동주택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의 보급도 중요하지만 사용자에 대한 안전을 무시할 수는 없다. 이에 따라 한국전기 안전공사는 올해 전면개정된 ‘전기설비 검사·점검 기준’에 건물형 태양광 설비의 사용 전 검사를 위해 방수, 내풍압 등 건축 구조적 측면에서의 성적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으며 국토교통부도 건축 외장재에 대한 화재 안전성을 강화하여 운영 하고 있다. 물론 건물형 태양광이 태양광발전과 건축자재로서의 역할을 하는 만큼 다양한 규제와 요구조건으로 인해 건물형 태양광 시장이 확대되는 데에 방해가 된다는 인식도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제도·기준 등이 시장 확대와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도록 한시바삐 정비돼야 하는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의 문제는 건물형 태양광 시스템의 발전성능 뿐만이 아닌 건축물로서의 안전성 요구사항을 종합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문설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에너지본부 태양광센터는 산업부 에너지기술평가원의 기반구축 사업으로 ‘건물형 태양광 실증센터 구축사업’을 올해부터 추진해 건물형 태양광 모듈의 KS 인증은 물론 시스템의 건축 안전성 요구사항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충북 음성에 들어설 건물형 태양광 실증센터는 건물형 태양광 제품의 KS 인증, 전기안전공사 사용 전검사를 위한 ASTM 기반의 건축구조 시험, 소재로서의 불연·준불연과 시스템으로서의 KS F 8414 실물화재 시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건물형 태양광 시스템과 관련된 기술력 제고와 안전성 검증, 나아가 정부·민간 보급사업 등을 지원할 수 있는 전문 센터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

앞으로 새로이 건설되는 건축물에는 건물형 태양광이 적용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일이 어려운 상상은 아닐 것이다. 또한 다양한 아이디 어로 건물의 가치를 높이면서 태양광 발전을 하는 제품과 기술이 앞으로 많이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건물형 태양광 기술에 안전이 더해진다면 탄소중립의 실현을 앞당길 더 많은 태양광 건축 물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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