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세 경상국립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
▲서정세 경상국립대학교 기계공학과 교수

[투데이에너지] 최근 지구촌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일 것이다. 러시아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지상군을 투입함으로써 시작된 두나라의 전쟁이 금방이라도 러시아의 승리로 끝날 것 같았지만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언제 끝날지 모를 이전투구로 막대한 인적 물적 피해를 서로 입히면서 양측이 진퇴를 거듭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경제적으로 비옥한 토지를 가진 농업국가로서 밀, 보리, 옥수수 같은 주요 곡물을 주로 생산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곡창지대 중 한 곳이다. 이러한 국가에서 전쟁이 발발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전쟁으로 인한 세계 식량수급문제로 인한 저개발국가의 식량부족에 대한 우려를 표해왔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지금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은 두나라의 전쟁으로 인한 피해가 에너지 수급 불균형으로 나타나면서 상당한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경제적 고통은 지난 2016년 기준 전 세계 LNG공급의 4%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화해 서방세계의 에너지 공급에 타격을 줌으로 수급 불균형을 야기해 비롯됐다.

전통적으로 유럽은 러시아와 긴밀하게 에너지 수급 관계를 유지해오면서 러시아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았다. 2020년 기준으로 유럽의 1차에너지원의 소비구조를 보면은 석유 35.9%, 석탄 10.6%, 천연가스 24.5%, 원자력 11.0%, 수력 5.5%, 재생에너지 12.5%이며 이중 화석연료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유럽의 총 에너지 소비량 중 57.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중에서 석유 26.9%, 석탄 46.7%, 천연가스 41.1%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결국 에너지 자립도가 낮은 유럽이 1차에너지원인 화석연료를 데부분 러시아에 크게 의존함으로써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를 불러 왔으며 유럽 전체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세계가 경제적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들이 경제발전과 더불어 산업을 고도화하면서 에너지의 소비를 위주로 하는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 에너지야말로 현재 인류의 기본적 생활을 지탱해 주는 중요한 자원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결국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비롯된 에너지 안보의 중요함을 전세계가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고 있으며 이러한 에너지 무기화가 궁극적으로는 인류의 생존권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교훈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의 에너지 수급현황을 보면은 꾸준한 경제성장으로 2016년 GDP가 약 1조3,060억 달러로 세계 14위에 달하며 경제규모에 걸맞게 같은해 1차에너지 수요량은 2억8,200만toe로 세계 8위 수준에 이르렀다. 국내에 공급된 1차에너지 중 수입된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2018년 기준으로 93.5%에 달하며 에너지 수급과 관련하여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아 에너지 안보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비롯된 에너지 수급 불안으로 인한 경제적 고통을 고스란히 겪을 수 밖에 없는 구조이며 문제는 앞으로도 유사한 사태에서 같은 경제적 고통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에너지 수요가 높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국내의 산업구조에서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는 형편이 못된다. 결국 이러한 반복될 수 있는 에너지 수급으로 인한 경제적 고통에서 좀더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의 일환으로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수급구조를 점차적으로 개편해 나가는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할 것이다.

2020년 최종에너지의 원별 비중을 보면은 석유 49.1%, 전력 19.7%, 석탄 13.7%, 가스 12.0%, 신재생 및 기타 4.3%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1차에너지에서 절대적으로 비중이 높은 화석연료의 수입을 다변화하고 에너지원의 다원화 차원에서 비교적 전세계적으로 고르게 분포되어 국제정세 변화에 들 민감한 우라늄을 원료로 하는 원자력 발전의 비중도 늘려 화석연료의 의존성을 줄는 것이 필요하다. 동시에 국내에서도 생산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원의 개발 및 확충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더불어 2016년 기준으로 세계 14위의 경제규모나 소득수준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 수준이 세계 8위라는 것은 국가 에너지 소비율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지속적 경제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절약형 산업구조 전환 및 국민 개개인의 에너지 사용을 줄여 에너지 사용 효율을 높이는 노력도 동시에 필요하다고 하겠다.

최근의 에너지 수급 불안 사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에너지 자립이 어려운 우리나라도 에너지 정책 기조를 에너지 안보에 두고 에너지원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잘 구축해 안정적 에너지 수급을 이루면서 산업을 육성시킨다면 에너지 수급에서 비롯된 글로블 경제 위기를 앞으로도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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