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삼 한국가스공사 가스연구원 책임연구원
▲오영삼 한국가스공사 가스연구원 책임연구원

[투데이에너지] 최근에 벌어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전쟁은 에너지 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러시아는 전쟁을 빌미로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무기화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유럽은 지구 온난화 방지보다는 당장 생존을 위한 에너지원 확보와 함께 새로운 에너지 안보 전략의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은 원전 재가동, 석탄화력 발전량 증대와 함께 신규 LNG 도입으로 천연가스 부족분을 채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지구 온난화 문제를 최소화하면서 에너지 자립도를 높일 수 있는 재생에너지원 보급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에너지원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에너지 공급 불안 상황이 되면 그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자국에서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원 개발이 필요하다.

태양광, 풍력 및 바이오가스 등 재생에너지는 우리나라에서도 자체 생산이 가능하다. 이들 에너지원은 화석에너지에 비해 밀도가 낮고 단위 생산 규모가 작다는 단점은 있지만 다양한 재생에너지의 보급 확대는 에너지 자립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에너지 믹스 구성 및 공급 안정성 확보에 필수 요소라 하겠다.

재생에너지는 수소에너지와의 연계성이 매우 높다. 수소는 재생에너지원의 가장 큰 단점인 간헐성을 보완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전력 저부하시 재생에너지로부터 생산되는 잉여전력을 더미부하에서 소모해 버리거나 발전량을 제한하기보다는 수전해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고 압축 등의 방식으로 짧은 시간 동안 대량 저장했다가 다음날 저장된 수소를 이용해 전력 피크 시간에 연료전지나 수소터빈 등으로 전력을 생산해 피크 부하를 저감시키는 수소 ESS 개념 도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재생에너지 시스템의 활용도와 에너지 이용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전력 피크 저감으로 인한 신규 발전소 건설 수요도 낮출 수 있다.

수소 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수소경제를 이끌기 위해서는 수소 대량 생산을 통한 가격 하락과 함께 효과적인 운송 방안 마련이 필수적이지만 아직 한계가 있다.

암모니아를 수소 캐리어로 사용할 경우 암모니아 제조 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 문제는 물론 에너지 변환 과정에서의 에너지 손실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또한 암모니아로부터 수소를 추출하는 과정에서도 에너지 손실은 발생하며 암모니아를 직접 연소시키는 방식을 사용하더라도 이 과정에서 나오는 NOx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수소를 운송할 필요 없이 현장에서 제조해 소비하는 수소 ESS 개념이 수소경제 달성을 위한 효과적인 방안이라 판단된다. 이를 위해서 효율적인 에너지 믹스를 통한 전력 공급 시스템을 구성을 위한 수력·원자력 등의 기저 전력과 화력발전의 첨두부하의 발전부하를 줄일 수 있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꾸준히 높이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천연가스를 통한 가스터빈 발전은 첨두부하 발전으로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해 주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가스 수요의 일부분은 폐기물에서 얻을 수 있는 바이오가스를 이용해 대체 가능하다.

바이오가스는 천연가스와 호환성이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비록 바이오가스 생산 규모가 작다는 단점은 있으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바이오가스 에너지원을 같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며 현재 유럽은 바이오가스 생산량을 증대시키고 있는 상황이며 액체 바이오가스 생산을 확대해 수송용 연료로도 활용하고 있다.

미래에도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청정한 에너지원 확보와 함께 에너지 안보 달성이 필수다. 따라서 지속적인 수소에너지 개발과 함께 효과적인 수소의 효과적인 이용법을 찾는 것은 수소시대를 앞당기는 열쇠가 될 것이며 수소 ESS 개념은 배터리 ESS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수소 이용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판단된다. 또한 바이오가스와 연계한 천연가스 에너지는 수소경제 진입을 촉진하기 위한 연료로서 그 역할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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