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복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한국원자력학회 부회장
▲이기복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한국원자력학회 부회장

[투데이에너지] 지구 환경 보존과 인류 생존을 위해 탄소중립은 꼭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탄소전원인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최대한 활용하고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것 외에 에너지절약을 일상화하는 적극적인 실천 운동이 필요하다. 

지난해 10월 지구투명성(Climate Trancyparency) 기구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기후위기 대응이 매우 불충분하다면서 지구 온도 상승을 1990년대보다 1.5°C 아래로 유지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를 현재의 목표보다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2020년 12월에 제시한 NDC는 2030년의 온실가스를 2018년대비 40%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라 2050년 석탄의 퇴출을 제시했지만 이것도 전 지구 1.5°C 목표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었다. 탄소중립추진전략과 장기저탄소발전전략이 발표되고 탄소중립위원회가 출범하고 탄소중립기본법이 공포되고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부문별 탄소중립 전략이 수립됐지만 우리나라 온실가스는 실질적으로 감축되는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온실가스 배출량 대부분은 에너지분야이며 에너지분야 중에서도 발전과 열생산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2억2,200만톤(전체 배출량의 32%)을 차지한다. 재생에너지 증가에도 불구하고 원전의 비중이 감소하고 석탄이 약간 증가하고 LNG 발전의 비중이 매우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해 10월26일에는 윤석열 정부에서 탄소중립 임무를 수행할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설립됐다. 이 위원회는 탄소중립과 녹색성장 정책의 최고 관리조직이다. 신재생에너지와 원전을 중심으로 조화롭고 합리적인 에너지믹스를 재정립하고 범부처 통합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등 제도를 정비해 정책의 실현가능성을 높인다는 목표이다. 이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온실가스 감축에 효과가 없었고 석유와 LNG 가격 상승으로 산업계의 부담이 커졌고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는 성찰에 따라 윤석열 정부는 △책임있는 실천 △질서있는 전환 △혁신주도 탄소중립녹색성장이란 3대 정책 방향과 4대 전략 12대 과제를 제시했다.

또한 한국형 탄소중립 100대 핵심 기술을 에너지전환과 산업, 건물환경, 수송 등 4개 영역에서 선정해 개발하고 범부처 통합형 R&D 예산배분 조정체계 도입 등을 통해 탄소중립 기술 혁신을 촉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을 재개하고 원전의 계속 운전을 추진하고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 초고효율 태양전지, 수소환원제철 기술, 무공해차, 수소산업,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등 핵심 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현 정부의 이러한 방안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탄소 배출량은 획기적으로 줄이기는 매우 어렵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비중이 2021년 8.4%로 크게 높아졌지만 발전효율도 낮고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 LNG 발전량이 늘어 실제 탄소배출량이 줄어들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원의 95% 이상을 수입하고 있고 제철, 자동차, 중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로 돼 있어 이를 단시일 안에 전환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1년의 우리나라의 1인당 에너지공급량(GJ/capita)은 241.2로 G20 국가의 평균인 99.4 보다 매우 높으며 기후에너지 싱크탱크 ‘엠버’가 발표한 2021년 석탄발전으로 인한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3.18톤으로 호주의 4.04톤에 이어 세계 2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정부의 탄소중립 방안 외에 전 국민이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에너지절약운동’과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는 ‘아나바다 운동’이 그것이다. 1998년 온 국민이 '아나바다 운동‘을 실천해 외환위기를 극복한 것처럼 오늘날 ‘에너지절약운동’과 ‘아나바다 운동’은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극복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다. 지구는 우리가 의지하고 돌보면서 함께 살아가야하는 ‘반려지구’이다. ‘에너지절약운동’과 ‘아나바다 운동’은 ‘반려지구’를 위하는 일상에서 만나기 쉬운 작지만 강한 저소비 고효율의 실천운동이다. 유럽도 우크라이나-러시아전쟁으로 에너지가격이 급등해 대대적인 ‘에너지절약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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