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연중 대한LPG협회 정책홍보본부장
▲성연중 대한LPG협회 정책홍보본부장

[투데이에너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에너지 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원을 무기화하는 에너지 패권주의가 심화되면서 에너지 수급의 불확실성도 증대하고 있다.

에너지 안보 위기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에너지 수급 여건상 우리나라는 일본과 닮은 꼴이다.

에너지 다소비 국가이면서 에너지 자원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한다. 때문에 일본의 에너지 정책과 시장은 우리에게 효율적인 참고서이자 반면교사 대상이다.

일본의 정책 중 눈에 띄는 부분은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적정비율에 맞춰 에너지원을 다각화한 그들의 에너지믹스 정책이다.

한일 양국 모두 국가의 중장기 에너지믹스를 결정하는 '에너지기본계획'이 정책의 근간이다. 우리나라는 5년마다, 일본은 3년마다 수립한다.

에너지 안보, 환경보호 및 효율적인 에너지 공급에 기본 방향을 두고 있는 점은 같다. 다른 점은 일본은 2003년부터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LPG를 독립된 1차 에너지원으로 명시한 반면 우리나라는 LPG를 석유제품으로 분류해 가스체 에너지 LPG에 대한 독립된 비중 목표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정교한 에너지 포트폴리오 수립의 중요성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LPG는 가스체 에너지 중 분산형 에너지원으로 활용성이 뛰어나다.

배관으로 공급되는 LNG와 달리 수송과 보관이 손쉬워 위기 시 기민한 대응이 가능하다. 때문에 일본도 지난해 수립한 제6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수소와 암모니아를 에너지믹스에 신규로 추가하면서 에너지 안보 대응 에너지로는 LPG의 비축과 활용을 강조했다.

최근 우리 정부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촉발된 천연가스 가격 폭등과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수요가 높아지는 동절기 도시가스에 LPG을 혼입해 공급하고 있다.LPG는 화석연료 중 환경 부하가 적은 저공해 에너지이며 셰일가스 개발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공급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수급이 안정적이다.

연료 및 차량 가격이 저렴하고 충전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어 대중화가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이러한 특성을 십분 활용한 대표적인 정책이 바로 LPG 화물차 지원사업이다. 경유차를 폐차하고 LPG 화물차를 신규로 구입할 경우 보조금을 지원해 미세먼지를 줄이고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지원금액으로 노후경유차 대체 효과가 높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무공해차의 인프라가 부족한 과도기에 LPG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LPG는 해외에서도 기존 석유에너지와 수급 불안을 겪고 있는 천연가스를 보완할 대체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세계LPG협회(WLPG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말 기준 전세계 LPG차량 운행대수는 모두 2,835만대로 전년 대비 3.9% 늘어났으며 수송용 소비량도 차량대수 증가에 따라 3.1%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경제 위축에도 불구하고 LPG차가 친환경 대체연료로 부각되며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는 배출가스 등급에 따라 차량을 0~6등급으로 구분하는 등급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전기·수소차는 0등급(class 0), LPG·CNG 등 가스 차량은 1등급으로 분류돼 등록세 무료 또는 50% 할인, 무료주차, 자동차 보유세(TVS) 면제 등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스페인 또한 자동차 배출가스 라벨 시스템(Environmental Label System)을 통해 LPG차를 에코(ECO) 등급으로 분류하여 보조금 및 세금 감면, 차량 2부제 제외 혜택을 주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의 LPG 등 대체연료차 판매량은 전년(’20년) 대비 47.6% 늘어나 큰 폭으로 성장했다.

이는 유럽 각국이 LPG차를 친환경차로 지정하고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지원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위원회(EC)는 연료 채굴부터 소비까지 전과정평가(LCA)를 통해 수송용 연료별 라이프 사이클(Well to Wheel)을 분석한 결과, LPG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휘발유나 경유차보다 20% 적다고 발표한 바 있다.

LPG는 국가에너지 안보와 함께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다. 그동안 노후 경유차를 대체하며 미세먼지 저감에 기여해 온 LPG차가 내연기관과 무공해차 시대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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