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종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수소연료전지센터 박사
▲유성종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수소연료전지센터 박사

[투데이에너지]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연료전지는 자동차용과 발전용으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으나, 원료인 수소를 가압 형태로 스테이션까지 분배 및 공급하는데 큰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소 가격을 현재 8000원/kg에서 4000원/kg(2030년), 3000원/kg(2040년)까지 낮춰야 디젤 엔진 대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수소경제 국제협력 공동사업)와 일본(수소공급망 사업 (HySTRA))은 해외에서 저가의 수소를 생산하여 액화수소 형태로 자국에 운반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나 생산된 액화수소는 영하 252.7도에서 보관해야하기 때문에, 수송이 어려우며 에너지 손실이 상당히 큰 단점을 가진다.

따라서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소를 직접 연료로 사용하는 고분자 전해질막 연료전지(Polymer electrolyte membrane fuel cell, PEMFC)가 가지고 있는 수소의 생산/저장/운반/충전 등의 기술적인 이슈를 해결해야만 하는데, 이를 위해 상온에서도 안정적인 저가의 암모니아 형태로 수소를 운반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수소 기체 저장시스템은 700 bar라는 고압으로 압축하여도 암모니아 (4.1 kWh/kg과 2.6 kWh/L)에 비해 에너지 밀도 (1.9 kWh/kg과 1.0 kWh/L)가 낮다. 수소저장시스템의 낮은 에너지밀도로 인해, 수소전기차 넥쏘에 37 kg의 수소 기체 저장용기 3개가 장착되어 있으며, 이는 수소전기차 연비와 디자인의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암모니아를 원료로 사용하는 직접 암모니아 연료전지(Direct ammonia fuel cell, DAFC)에서는 수소 가스용기의 40 %만으로도 동일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으므로 DAFC가 수송 모빌리티 산업에서 급부상할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DAFC는 PEMFC에 비해 연료의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2배 이상 높고, 무거운 수소 기체 저장 용기가 필요 없기 때문에 자동차 및 드론과 같은 모빌리티에 그 활용가치가 매우 높으며, 캐소드에 저가의 비백금 촉매를 사용할 수 있으므로 스택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어 PEMFC 스택 대비 충분한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기술 수준에서는 PEMFC 대비 출력 성능이 매우 낮은데, 이는 DAFC 스택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 중 고성능 애노드 촉매 기술 개발, 고분자 전해질을 통한 암모니아 크로스오버 문제 해결 방안 모색, 암모니아에 내성을 가진 캐소드 촉매 개발 등이 절실히 필요하다. DAFC용 고성능 촉매 소재 기술 개발에 있어, 각 전극에서 요구되는 촉매 반응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암모니아 산화 반응(Ammonia oxidation reaction, AOR)용 애노드 촉매와 산소 환원 반응(Oxygen reduction reaction, ORR)용 캐소드 촉매로 나누어 진행되어야 하며, 암모니아 크로스오버 문제 해결을 위한 막전극접합체(Membrane electrode assembly, MEA) 구조 설계 및 새로운 MEA 제조 공정의 개발이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DAFC 애노드에서는 PtIr, PtRu 등 백금계 촉매가 다른 촉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AOR 활성을 보이지만 여전히 촉매 성능은 매우 낮으며, DAFC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합금 촉매 나노 입자의 표면 구조 제어 및 신규 합금 조성 탐색을 통해 촉매 활성을 현저히 증대시키는 창의적인 연구가 절실히 필요하다.

DAFC에서는 캐소드용으로 PtFe, PtCo 등 고가의 백금계 촉매 대신, Fe-N-C, N-doped 탄소 촉매 등 비교적 저가인 비백금계 촉매의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DAFC 구동 중, 고분자 전해질 막을 통해 애노드에서 미 반응 된 암모니아 용액의 크로스오버 (NH3 crossover)가 발생하여 캐소드에서 원치 않는 AOR이 ORR과 함께 일어나 mixed potential을 형성함으로써 캐소드 성능을 심각하게 저하시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mixed potential을 방지하기 위해 암모니아에 내성 (NH3-tolerance)을 가지면서 동시에 ORR 반응 활성이 높은 선택적 반응이 가능한 신규 촉매의 개발이 매우 시급하며, 더불어 원천적으로 암모니아 크로스오버를 차단하기 위한 MEA, 전극/멤브레인 계면 구조 설계 및 신 MEA 제조 공정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   

차세대 연료전지 분야에 선도적 기술 진입을 위해서는 신기술 분야 경쟁 체제 돌입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현대자동차 및 두산그룹을 필두로 PEMFC와 PAFC 시스템을 제작하고 활용하는 기술을 선도하고 있으나 촉매, 고분자전해질막, 기체확산층 등 연료전지 스택 핵심 소재는 대부분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소재 산업 육성 및 기술 국산화를 통해 연료전지 산업생태계를 보다 튼실하게 조성할 필요가 있다. 특히, DAFC의 경우, 국내 연구개발 기관이 전무하여 정부의 지원을 통해 DAFC 핵심 소재인 촉매 및 MEA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 할 수 있다면 새로운 친환경 모빌리티 분야 연료전지 시장을 개척할 수 있으며, 전 세계 경쟁에서 기술적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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