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유정근 기자] 수소에너지네트워크(하이넷)는 15일부터 수소충전소에서 기존 kg당 8,800원에 판매하던 수소 연료 판매 가격을 12.5% 인상한 9,900으로 인상했다. 이에 지난 2019년부터 kg당 최대 8,800원 판매 가격에 변동이 생겼다.

하이넷은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에 따른 원가 상승분을 반영해 수소 판매가격을 9,900원/kg(셀프충전 9,400원/kg)으로 인상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소충전소를 구축·운영하며 수소경제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는 하이넷의 이번 수소충전소 연료 판매 가격 인상에 따라 적자를 보고 있던 수소충전소들이 하나 둘씩 연료 판매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경유, 휘발유, LPG 등 다른 충전소의 연료 판매 가격은 상승했으나 수소충전소는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다.  

수소충전소 연료 판매 가격은 2019년 안성수소충전소 연료 판매 가격을 책정할 때 kg당 8,800원으로 책정했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이런 상황 속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인상, 금리 인상, 인건비 인상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적자 수소충전소가 늘어났다.

환경부에서는 ‘2022년 상반기 연료보조금 지원사업’을 통해 적자 수소충전소에 연료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환경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기준 90% 이상의 수소충전소가 여전히 적자 운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운영 유지비, 인건비를 포함할 경우 더 많은 수소충전소가 적자 운영을 지속한 셈이다. 

흑자 운영을 하고 있는 일부 수소충전소도 있지만 이 경우에는 수소를 생산하는 생산단지와의 거리가 가깝고 수소모빌리티 인프라가 활성화돼 있는 지역의 수소충전소로 다른 수소충전소대비 더 많은 연료를 판매할 수 있어 대량 구매를 통해 더 싼 가격에 연료를 구매할 수 있다. 

이처럼 수소 인프라가 전국적으로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극히 일부의 수소충전소만이 흑자 운영이 가능하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업계에서는 수소경제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수소충전소 연료 판매 가격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수소 생산·판매 가격을 줄여나가겠다는 정부의 수소경제정책과 역행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누가 먼저 나서서 수소충전소 연료 판매 가격을 인상하는 것에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국가스공사 역시 수소 연료 공동 구매 입찰가격(권역별, 대면입찰) 조정·인상을 검토 중에 있다. 가스공사 공동구매 입찰안내서에 따르면 공동구매 입찰가격은 권역별에 따라 kg당 8,684~1만1,652원(기초가격)으로 인상된다. 다만 정부에서는 수소 공동구매 가격 인상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어 인상이 이뤄질지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가 수소 가격 인상을 반대해 공동구매 가격이 조정되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적자는 가스공사가 감당해야 해 가스공사의 적자폭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공동구매 가격이 인상될 경우 오는 2023년 1월1일부터는 공동구매를 통해 수소를 구입한 수소충전소에서 기존 판매 가격인 kg당 8,800원으로 판매하면 판매할수록 적자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또한 수소를 생산·공급하는 민간사들을 통해 수소를 구매하는 경우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운송비 등을 고려하면 공동 구매를 통해 구매하는 것보다 비싼 가격으로 연료를 구매해야 한다. 

민간 공급사는 수소충전소 판매 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연료를 판매하고 있다. 민간 공급사는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수소 생산 가격, 충전소까지의 운송비 등을 고려한 가격에 연료를 판매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정해진 판매가격이 아닌 공급가격, 판매량 등에 기반한 시장 가격 형성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수소 인프라 불균형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만큼 수소충전소 연료 판매 가격 잡음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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