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산업통상자원부는 미래형 배전망 기술개발 사업으로 ‘차세대 AC/DC Hybrid 배전네트워크 기술개발 사업’을 본격 착수하고 지난해 12월12일에 제1차 사업운영위원회를 개최해 속도감 있는 기술개발 추진, 기술 신뢰성 제고, 기술-정책간 유기적 연계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본 사업의 전담기관으로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기획, 평가, 관리를 전문성을 가지고 뒷받침할 방침이다. 차세대 AC/DC Hybrid 배전네트워크 기술개발 사업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 전력망의 청사진을 그려낼 수 있도록 기술적 그리고 정책적 지원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길 기대한다. 이번 기고에서는 차세대 AC/DC Hybrid 배전네트워크 기술개발 사업을 개괄적으로 소개하고 사업의 참여자, 정부 및 에너지기술평가원의 역할과 기대를 담았다.

■사업의 중요성
우리는 전력공급에 있어 지리적 및 지정학적으로 매우 불리한 환경에 있다. 협소한 국토 면적으로 전력설비 밀도가 높아 시설 확충에 대한 사회적 갈등이 표출되고 있고 지정학적으로는 주변국과의 전력 연계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탄소중립에 대한 국내외적 요구 또한 높은 상황이다. 우리가 처한 이러한 상황이 한순간에 바뀔 수 없기에 전력수급에 대한 근본적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늘어나는 전력수요는 효율향상과 수요관리를 통해 합리적으로 억제해 가고 전력공급은 그간의 대규모 원거리 생산 방식을 벗어나 수요지 인근에서 생산하고 소비하는 분산 전원 방식으로 변화돼야 하며 이때의 분산 전원은 재생에너지가 주축이 될 것이다. 물론 전력의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전력망은 전력수급 여건을 반영해 합리적으로 확충돼야 한다. 전력망의 확충은 천문학적 비용이 수반됨과 동시에 국민의 삶의 질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선택에 어려움이 따르는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하고 기술적 진보가 많은 사회적 현안을 해결하는 실마리가 돼야 한다. 

재생에너지의 보급 확대로 전력망 특히나 배전망에 대한 근본적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늘어나는 재생에너지 설비를 배전망이 적기에 수용하고 배전망 투자를 보다 합리적으로 실현하며 사회적 수용성을 제고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 재생에너지의 계통 수용성을 높이는 기술적 대안 중에서 DC(직류)배전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다만 배전방식을 일거에 변경할 수 없기에 기존의 AC(교류)배전 설비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DC배전을 혼용 운용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재생에너지의 배전망 수용 환경을 배가할 수 있다. 

전력소비에 있어서도 데이터센터와 같은 대용량 DC부하, 전기를 기반으로 한 교통수단의 충전인프라 및 DC를 기반으로 한 가전기기 등이 날로 늘어나고 있어 DC배전에 대한 수요 또한 형성되고 있다. 더불어 인구가 밀집한 도심지의 전력 설비를 확충하는 데는 많은 사회적 갈등이 유발되는데 DC배전이 하나의 실마리를 줄 수 있다.

본 차세대 AC/DC Hybrid 배전 네트워크 기술개발 사업은 DC배전 기술로 우리가 처한 배전환경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도전의 시작이다. 

 

■사업의 구성
본 차세대 AC/DC Hybrid 배전 네트워크 기술개발 사업은 3개의 내역사업(요소기기, 운영기술, 테스트베드)으로 구성돼 있다. 요소기기 내역사업은 DC배전 환경에 필요한 HW 측면의 핵심부품과 기기를 개발하고 운영기술 내역사업은 기존 AC배전망 위에서 DC배전망이 효과적으로 운용될 수 있는 SW 측면의 배전망 운영기술을 개발하며 마지막으로 테스트베드 내역사업은 전술한 2개 내역사업에서 개발된 기술의 종합 성능평가 환경을 구축하고 성능 평가를 통해 기술 개발을 완성하는 사업이다. 

지난해에는 총 7개 연구개발과제(요소기기(5), 운영기술(2))를 착수했으며 올해에는 3개 연구개발과제(요소기기(1), 운영기술(1), 테스트베드(1))를 추가해 요소기기와 운영기술 내역사업을 완성하고 테스트베드 내역사업은 이후 지원할 예정이다. 

요소기기 내역사업에서는 △특고압 직류배전용 20MW급 MMC 방식 컨버터스테이션 기술개발 △특고압 직류수전용 2MW급 모듈형 컨버터스테이션 기술개발 △특고압 직류배전용 멀티터미널 제어시스템 고도화 및 컨버터스테이션 엔지니어링 기술개발 △특고압 직류배전용 직류차단 기술개발 △특고압 직류배전용 계측진단 및 신뢰성 평가 기술개발 등 5개 연구개발 과제를 추진하며 운영기술 내역사업에서는 △AC/DC Hybrid 배전망 설계 및 해석 기술개발 △AC/DC Hybrid 배전망 운영시스템 기술개발 등 2개 연구개발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고신뢰 DC보호기기(개폐기,단로기,피뢰기(바리스타)) 기술개발 △AC/DC Hybrid 배전망 안전운영 기술개발 △테스트베드 구축 기반조사 및 산업생태계 분석 등 3개 연구개발과제를 추진할 예정이다. DC보호기기 보유 여부에 따라서 DC배전망 토폴로지가 달라질 수 있기에 체계적으로 기술 개발을 추진하며 무엇보다 바리스타는 국산화를 통해 향후 DC배전시장의 공급망을 선점하는 전략으로 추진한다. 

새로운 DC배전 환경에서도 배전망 운전원 및 작업자의 안전한 작업 환경 구축을 위한 체계적인 준비도 착수하며 테스트베드 개념설계와 함께 DC배전 산업육성 전략을 마련해 기술-산업-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새로운 DC배전 시장의 선두 국가로의 도약을 목표로 준비할 예정이다.

테스트베드 내역사업은 개념설계를 통해 구축 규모, 대상, 범위, 시기 등을 객관화하고 합리적이고 비용효과적인 테스트베드 구축 방안을 마련한 후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사업의 추진 전략
현재의 AC배전 기술은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돼 왔고 높은 공급신뢰도를 전기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에 새로운 DC배전 기술을 개발함에 있어서 가장 우선시되어야 하는 것이 곧 기술의 신뢰에 있다. 개별 요소기기들의 성능뿐 아니라 통합 성능 및 기존 AC배전망과의 상호 작용 등 전력망 전반에서 DC 기술의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대비해야 한다. 이에 요소기기 과제별로 개별 성능을 검증하고 신뢰성 평가에서 통합 검증하며 테스트베드를 통해 전부하 실증을 추진하도록 한다. 다만 요소기기에 따라서 단위 기술만으로도 기술 적용이 가능한 경우를 우선 발굴해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개발 기술의 가능성을 조기에 타진하도록 할 예정이다. 본 사업이 합리적인 배전망 확충의 기술적 대안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술 신뢰에 주안점을 두고 속도감 있게 연구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사업의 성공은 추진 과정에서 결정된다. 다양한 위험요소를 시의적절하게 인식하고 합리적으로 대처하는 시스템적 체계를 구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에너지기술평가원은 기획·평가·관리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과제 및 사업 전반의 위험요소를 정기적으로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최종적으로 사업운영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위험에 체계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다.

국가 연구개발 사업은 미래 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라는 점에서 기술/제품 공급자와 수요자가 추구하는 바가 다르다. 공급자는 과연 시장에서 매출을 일으킬 수 있을지 수요자는 과연 기술을 신뢰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있다. 어떻게 보면 선후관계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수요자와 공급자는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수요자가 요구하는 신뢰 수준의 기술/제품을 공급자가 제공함으로써 시장에 새로운 기술이 태동한다. 다만 시장확산을 가속화하기 위해 정부의 적정한 시장개입(market transformation)이 필요하고 이것이 기술과 정책 간 유기적 연계가 필요한 이유이다. 정부는 기술의 신뢰를 바탕으로 산업육성 전략을 통해 시장수요를 제시하고 공급자는 원가절감을 통해 시장공급을 확대함으로써 기술대체(기존 기술을 신기술로)를 실현할 수 있다. 

■맺음말
‘차세대 AC/DC Hybrid 배전네트워크 기술개발 사업’은 지속가능한 미래형 전력망 구축을 위한 DC배전 기술을 개발한다. 전력계통이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적 대안으로서 DC배전 기술은 전력산업의 새로운 Game Changer이다. 본 사업의 연구진과 에너지기술평가원은 미래형 전력망의 핵심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역동적이고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할 것을 약속드리며 많은 관심과 조언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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