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유정근 기자] 2022년 한해 동안 매년 반복되는 탄산가스 수급 문제로 관련업계가 생산차질 문제에 시달렸다. 탄산은 음료뿐만 아니라 반도체, 철강, 조선, 의료, 폐수처리 등 다양한 산업분야 에서 매우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어 부족현상이 장기화 될 경우 커다란 피해가 우려되는 산업용 가스다. 특히 지난해에는 석유화학사들의 플랜트 정비, 국제유가의 급등으로 인한 수소 제조시 나프타 대신 천연가스 사용 등에 따라 탄산의 발생량이 대폭 감소했다. 이에 따라 탄산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오르는 사태가 발생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또한 이어졌다. 지난해 발생한 탄산 수급 문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대처 방안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탄산 수급 문제
매년 반복되고 있는 탄산 수급 문제가 지난해에도 발생했다. 탄산은 주로 정유 및 석유화학제품의 제조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성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롯데케미칼, SK에너지, 대한유화, S-OIL, LG화학,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등이 원료 탄산을 공급하고 태경케미칼, 선도화학, 창신화학, 동광화학, 덕양, 한유케미칼, 신비오켐, 한국특수가스 등에서 탄산으로 제조한다.

지난해 5월에는 울산, 서산, 여수, 나주 등에 있는 석유화학사들의 플랜트가 잇따라 정비에 들어감에 따라 탄산의 발생량이 대량 감소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국제유가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 석유화학사들이 3~6월에 걸쳐 플랜트정비에 나서면서 부산물로 나오는 탄산의 발생량이 크게 감소했다.

또한 드라이아이스 수요가 커지며 원료 탄산의 주요 수급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수소를 제조할 때 국제유가 급등으로 나프타 대신 천연가스를 이용하며 탄산의 발생량이 1/5 줄어든 것도 탄산 수급 불안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특히 여름철에는 드라이아이스와 탄산음료 소비가 증가하면서 탄산의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급증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같은 탄산 부족 문제로 지난해 6월에는 탄산음료 생산에도 차질이 생겼으며 탄산음료 가격 인상에 영향을 줬다. 탄산음료는 음식점 등 흔히 접할 수 있는 곳에서도 사용되기 때문에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경우 관련 업종이 타격을 입게 된다.

올해에도 탄산의 수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여름철에 드라이아이스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 불안이 반복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외에도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영향으로 고압 용기, 밸브 등 각종 원부자재 가격이 크게 상승함에 따라 탄산의 가격 또한 높은 폭으로 인상됐다.

원부자재 가격뿐만 아니라 인건비 상승과 업계의 심각한 구인난 등에 따라 코로나19 발생 이후 탄산 가격은 2배 이상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탄산은 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산업용가스로 탄산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인상될 경우 물가 상승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탄산의 가격 상승이 당장 물가 상승의 원인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급등하는 탄산의 가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중국산 수입량 감소 등 탄산 수급 불안은 탄산 생산·제조 설비를 증가시키거나 수입량을 조절하는 등 해결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이외에도 지난해 2차례 발생한 화물연대 파업 또한 탄산의 수급 문제에 불편함을 야기했다. 기초소재를 공급하는 석유화학산업이 문제를 겪으며 탄산 수급에 애로사항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화물연대의 파업이 종료되면서 당장의 수급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비슷한 사례가 반복될 경우 탄산 수급 문제 또한 반복될 것으로 우려된다.

■ 안정화 지원 방안
국내 탄산 공급망이 불안정한 가운데 탄산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탄산 수급대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탄산의 산업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지난해 11월10일 업계 간담회를 통해 탄산수급 안정화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탄산 얼라이언스 발족식을 개최하는 등 탄산 공급망 안정화와 공급량 확대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원료탄산 공급 안정화를 위해 매년 상·하 반기에 석유화학·정유·발전사 등의 다음 연도 정기 보수일정을 탄산제조사 등과 미리 공유하고 필요 시 업체들과 협의해 정비일정을 분산·조정한다.

2023년도 석유화학·정유·발전사 등 원료탄산 공급사 정비일정은 지난해 10월 공유 완료됐다.

또한 국내 탄산 공급량 확대를 위해서 국내 원료 탄산 및 탄산 생산·제조 관련 설비 신·증설 프로젝트를 집중 발굴·관리하며 업체의 규제개선, 애로 해소 등을 밀착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5월, S-OIL은 8월, 어프로티움은 10월 생산·제조 설비를 증설·가동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국내 탄산 생산량 부족 시 수입 확대 및 비용부담 완화를 지원하기 위해 ‘수입 보험’ 대상품목에 탄산을 추가하기로 했다.

또한 정부는 민간 주도의 협력적인 탄산 구매· 수요 대응 유도에 나섰다. 정부는 ‘동반성장지 수’(동반위), ‘중소기업 원부자재 공동구매 보증지원(중기중앙회) 등 현행 제도·사업을 적극 활용해 구매력이 약한 중소기업 등을 위해 대·중소기업 협력사 간, 중소기업 간 공동구매 모델을 발굴하고 이에 대한 확산을 도모한다.

이외에도 탄산수급 전담기관 지정 및 대책기간 운영 등 지원·관리체계를 새롭게 구축한다. 이를 위해 한국석유화학협회를 탄산 수급 전담 기관으로 지정해 산업부와 함께 정기적으로 국내 탄산수급 현황을 점검한다.

또한 원료탄산 공급사의 정기보수 일정, 드라이아이스 수요(하절기) 등을 고려해 5월~9월을 ‘탄산수급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탄산 유관 협단체와 함께 긴급 가동반을 운영한다.

또한 탄산 공급·수요 업계를 대표하는 4개 협단 체(석유화학협회, 대한탄산공업협동조합, 한국고 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 한국용접공업협동자 합)는 탄산 수급 안정화를 위해 ‘탄산 얼라이언스’ 에 참여했다.

탄산 얼라이언스는 △탄산 수급 관련 동향 정보 공유 △업계 애로사항 상시 파악 △정책 발굴 및대정부 제언 등을 함께 해나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매년 반복되는 탄산 수급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용가스 산업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요한 산업이다. 특히 탄산은 드라이아이스, 탄산음료 등 민간에도 주로 사용되는 산업용가스로 수급 문제가 해결될 경우 관련 산업이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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