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물에너지의 역할이 증대되면서 수열에너지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9년 10월 ‘신재생에너지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수열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에 포함됐고 2021년 3월 ‘하천법’과 ‘수계법’이 개정돼 수열에너지에 대한 물이용부담금 면제, 하천수 사용료 감면 등으로 수열 확산 저변이 마련됐고 시공기준 내 하천수를 포함하도록 수열 설비 시공기준도 개정됐다.

수열에너지는 물의 온도가 여름철 대기보다 낮고 겨울철에는 대기보다 높은 특성을 활용해 물을 열원으로 히트펌프를 통해 겨울에는 난방으로 여름에는 냉방으로 공급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다. 

물은 에너지를 축적하는 능력이 매우 커서 냉방 시 전력 투입량 대비 약 4배 정도의 냉방효과를 내고 난방 시에는 약 세 배 정도의 난방 효과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수열 적용 기술의 주요 사례는 해수, 광역상수도 등을 활용한 건물 냉난방에 활용이 되고 있다. 일본, 유럽, 북미 등 기술 선진국에서 하천수는 냉난방, 심층호소는 냉방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독일 IKEA 가구점에서는 폐수 방류수 열원을 활용해 건물 냉난방에 사용 중이다.

이처럼 수열에너지는 건물 냉난방에만 제한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친환경 신재생에너지인 수열 활용을 높이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대산산업용수센터.
한국수자원공사 대산산업용수센터.

수열 막여과 기술
수처리 공정 중 역삼투법 막여과 공정은 공정 수요 증가로 성장 중이나 ‘에너지 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다. 

막여과 기술은 반투과성 경계막을 이용해 대상 물질을 여과 및 확산에 의해 처리하는 기법을 말한다. 막여과 시 제거입자의 크기에 따라 즉 공극의 크기에 따라 MF(정밀여과), UF(한외여과), MF(나노여과), RO(역삼투법) 등으로 구분되며 소규모 중수도 처리시설이나 해수 담수화, 공장의 탈염 등에 주로 이용된다. 최근에는 생물처리와 결합한 MBR(고도정수처리와 2차 침전지 생략)공법의 적용도 늘어나고 있다.

공급수를 막면에 수직으로 흐르게 하는 전량여과방식, 공급수를 막면에 평행하게 흐름을 주는 것으로 이 유속에 의해 생긴 전단력에 의해 생성된 Block을 탈리시켜 성장을 억제하고 높은 투과율을 유지하는 교차흐름방식, 막여과조에 막모듈을 담그고 외부에서 내부로 여과하는 침적방식이 있다.

막여과의 장점은 응집제가 필요 없으며 단일공정으로 처리 효율이 높고 소독 부산물이 생기지 않으며 유지관리비가 적다. 또한 원수에 포함된 일정 크기 이상의 현탁물질을 확실히 제거할 수 있다.

이번 연구개발에서 적용되는 RO의 경우 하·폐수 재이용, 초순수 제조 등의 분야에도 활용, 부품 등 관련 산업의 파급효과가 크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점에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고성능 막제조, 대형 막모듈 제작, 에너지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나 RO막 투수성 개선 기술개발에 한계(2.5~4.0kWh/㎥)가 도달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추진되고 있어 주목된다.

총괄주관은 한국수자원공사, 주관연구기관은 지엔원에너지, 대한공조, 위탁 연구기관은 명지대학교가 참여한 가운데 지난 2020년 9월부터 올해 말까지 수열에너지를 활용한 수처리 공정 개선 기술개발 연구과제가 한창 진행 중이다. 최근 Pilot Plant가 수자원공사 대산산업용수센터에 만들어졌다.

‘수열에너지를 활용한 수처리 공정 개선 기술개발’은 산업용수센터에서 순수급 산업용수 공급을 위한 막여과 및 농축폐수 수처리 공정 시 수온저하에 따른 공급압력 증가를 방지하고 미생물 서식에 적합한 적정온도를 유지시키는 데 필요한 에너지사용을 줄이기 위한 연구다. 

연구개발 목표는 수열 활용성 확대를 통한 탄소중립 정수장 실증모델 개발과 막여과 공정 및 폐수 공정 에너지절감 기술개발로 막여과 수처리 공정이 기존 대비 에너지 소모량을 10% 이상 절감하고 농축폐수 공정 LNG보일러 대비 에너지 20% 이상 절감하는 것이다. 

실증현황을 위해 수열 적용이 가능한 수자원공사 내의 막여과 공정 중 대산산업용수센터로 실증지를 선정해 기초 자료 조사 및 2019년부터 2021년도까지 동하절기 데이터를 분석해 진행했다. 

대산산업용수센터의 공정 현황을 토대로 Pilot Plant 설계에는 히트펌프를 통한 승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용량 열교환기(20RT급 히트펌프)를 설치해 폐열 회수를 통해 전력 절감 극대화를 추구했고 1차, 2차 열교환을 통해 방류수 수온을 유지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운전을 통해 동절기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수열 적용 효과
수처리 공정에서 수열 적용의 가장 큰 이유는 전력량 소비 감소다. 

RO막이란 Reverse Osmosis의 약자로 삼투현상을 이용해 물의 염분을 제거하는 공정으로 분리막을 활용한 고도정수치 중 가장 흔하게 쓰이는 공정이다. 

그러나 RO막의 대표적인 문제점은 2가지가 있다.

막을 통과하기 위해 높은 압력이 필요하므로 펌프의 소모 전력이 크며 특히 물의 점성이 높아지는 동절기에 소모전력량이 더 증가한다는 것과 RO막의 여과 중에 발생하는 폐수를 처리하기 위해 별도의 폐수처리 공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 개선을 위해 수열을 적용해 승온 시 펌프 소모전력량 절감 효과를 봤다. 

실증지인 대산산업용수센터의 2020~2021년도 RO막의 펌프 소모량을 분석한 결과 1월의 유입수온 5℃도를 15℃로 승온 시 약 16%, 25℃ 승온 시 약 34%의 펌프 전력이 절감됐다. 

승온에 따른 두 번째 효과는 SBR 에너지절감이다. 

SBR은 Sequencing batch Reactor의 약자로 미생물을 활용해 TN(질소)을 제거하는 수처리 공정이다. 대산산업용수센터에서는 막여과의 농축폐수 정화에 활용하고 있다.

SBR의 문제점은 미생물의 탈질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최소 15℃ 이상의 수온이 필요하며 대산산업용수센터에서는 물을 승온시키기 위해 대용량의 LNG보일러를 사용한다. 이를 수열로 적용해 RO단계에서 15℃로 승온 시 2021년도 기준 연간 약 31만톤의 LNG가스와 2억1,000만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3번째는 MF막 건축비용 절감이다. 

MF는 Micro Filter의 약자로 RO막 통과 전 부유물질, 콜로이드 등을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대산산업용수센터에서는 수용가의 수요량 증가로 사업비 10억2,000만원을 들여 MF 1유닛을 증설을 완료했고 52억 규모의 2유닛 추가 건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를 수열을 적용해 승온시키면 MF운영 대수가 절감돼 추가 건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MF유닛은 정압제어로 유닛별 생산 수량에 따라 MF운영대수를 조절 중으로 2019~2021년 3개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수열 적용 승온 시 1.5~2유닛의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4번째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절감이다.

본 연구과제를 통해 동절기 3개월의 RO 전력 소모량 및 SBR의 에너지를 절감했을 경우 각각 1년에 290톤의 CO₂와 153톤의 CO₂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냈다.

기대효과 
이번 연구개발을 위한 Pilot Plant는 지난해 12월 구축을 완료하고 1월부터 본격적으로 수열 시스템 성능 분석을 진행한다. 

성능분석은 Pilot Plant 최적 운영(에너지절감 최대화)을 위한 다양한 조건의 운전 데이터 취득, 승온 온도에 따른 전력 절감 영향, SBR 수처리 공정 효율 파악, Pilot plant RO 및 SBR 운영관리 및 유지보수기술 등에 초점이 맞춰 이뤄진다. 

취합된 성능분석 데이터를 통해 막여과 공정에 수열 공급으로 RO 에너지 10%, SBR 에너지 20% 절감 확인, 공정 운영비(약품비, 막수명, 개대체비용 등) 절감량 추가 검토 등 수열 적용에 따른 공정 개선 효과에 대한 상세 분석이 진행된다. 

이번 연구개발은 올해 말 완료될 예정으로 그동안 진행해 온 이론적 결과가 현장에서 적용돼 어떠한 결과를 도출할지가 관건이다. 이미 데이터상으로는 에너지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실증 단계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수처리 공정 중 역삼투법 막여과 공정 연구개발로 그동안 건물 냉난방 위주에서 수처리까지 수열 적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향후 수열 시장 활성화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