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박병인 기자] 최근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동절기를 앞둔 지난해 10월, 11월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나섰다가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면서 구매경쟁이 다소 완화됐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 기준 지난해 12월 mmbtu 당 6.74달러를 기록했던 국제 천연가스가격은 2월 말 기준 2.45달러대로 떨어졌다. 

외신에 따르면 동아시아의 주요 현물가격 지표인 JKM 기준 2월 마지막 주 동북아시아 인도분 LNG 평균가격은 mmbtu 당 15달러로 전주 대비 1달러(6.3%) 하락했다. 아시아의 LNG 현물가격은 12월 중순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연초 이후 46%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부터 북반구의 기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천연가스가격의 하락세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탈 러시아를 선언한 유럽국가들이 미국산 LNG 수입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미국 역시 LNG를 증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어느정도 수요-공급이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IEA에 따르면 높은 천연가스가격으로 인해 세계 각국이 전원믹스 구성을 화력보다는 원자력, 신재생에너지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천연가스 수요량도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국제 천연가스 스팟가격은 지속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스팟가격 하락했지만 국내영향 ‘제한적’
스팟가격의 하락은 국내 천연가스 가격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국내 천연가스시장은 도입 안정성 측면을 중시하기 경향으로 장기도입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스팟가격 하락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장기도입물량에 대한 가격은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아닌 기준유가에 연동되며 5~6개월 전 가격정보가 반영되므로 당장 천연가스 스팟가격이 하락하더라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민수용 도시가스요금의 경우 이전 정권부터 시행된 요금동결로 인해 막대한 미수금이 누적돼 있으며 이를 해소해야 하기 때문에 요금인상 2분기 요금인상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에 따르면 막대한 민수용분야 미수금으로 인해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121% 증가한 500%,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190% 증가한 643%를 기록했다.

최근 가스공사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국제 천연가스 스팟가격이 하락하더라도 민수용 요금인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결국 국내 천연가스 요금은 천연가스 스팟가격보다 과거의 기준유가가 더 크게 작용하며 가스공사에 막대한 미수금이 누적돼 있기 때문에 요금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료비연동제가 충실히 지켜져 온 산업용의 경우에는 다소 가격경쟁력을 회복할 기회가 생겼다. 산업용 도시가스 원료비는 천연가스 스팟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지난해 12월 MJ 당 31.7389로 정점을 찍었으나 2023년 들어 하락세로 전환해 2월 기준 산업용 원료비는 MJ 당 29.3233원을 기록했다.

산업용은 민수용과 달리 미수금이 없기 때문에 천연가스 스팟가격에 하락에 따른 가격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이며 ‘동고하저’의 성향을 보이는 천연가스 가격 특성상 점차 가격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경쟁연료인 LPG의 경우 동아시아 한파로 인해 국제 LPG가격이 전달 대비 34% 상승하면서 천연가스와 달리 어려움에 직면했다. 다만 LPG업계는 물가안정 차원에서 3월 산업용 국내 LPG가격 기준 kg 당 1,281.85원으로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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