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학교 기계공학과 서정세 교수

[투데이에너지] 현대의 고도화된 산업과 인간의 풍요로운 생활 그리고 다양한 활동을 뒷받침해 주는 주요 근간은 에너지의 공급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인간사회가 다양화되고 고도화될수록 이에 수반하여 필연적으로 에너지의 소비가 증대하게 되어 있으며, 이러한 경향이 최근의 IT를 중심으로 하는 정보화 산업 발전으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IT산업과 제조중심의 중공업이 발전한 우리나라에서는 에너지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대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가하는 에너지수요에 상응하는 에너지 공급이 국가적 차원에서 원만히 이루어져야 하지만, 에너지의 공급이 부족하면 산업과 경제에 미치는 타격이 참으로 심대하다.

최근 국내에서 겪고 있는 난방비 폭탄의 문제는 에너지 공급 불균형과 환율 폭등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비용이 상승하면서 비롯된 것으로 많은 국민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에너지의 중요성을 더욱 직접적으로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대부분의 1차 에너지를 국외에서 수입하여 충당하는 상황에서는 에너지 공급 뷸균형으로 인한 이러한 경제적 충격이 앞으로도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에너지 공급 불균형 문제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우선적으로 해결해할 가장 확실한 방안중 하나는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으로 에너지 수입을 줄이는 것이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대표적인 방안중 하나가 에너지의 저장이다. 즉, 에너지의 생산시간과 소비시간이 다를 때, 이를 일시적으로 저장하여 공급과 수요량을 서로 맞추어주는 방식으로, 수요에 비해 과다하게 생산되는 에너지를 저장하였다가 수요가 증가할 때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특히, 전기에너지 수요가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급작스러운 전기에너지 수요증대로 인한 블랙아웃에 대비해서 전기에너지를 초과 생산하고 있으며, 통상적으로 20%내외의 초과 예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초과 생산 전기에너지를 저장하였다가 필요시에 적절히 효율적으로 이용한다면, 전기에너지 초과 생산으로 인해 소요되는 1차 에너지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여 수입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에너지 저장은 제2의 재생에너지인 것이다.

또한, 1차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최근 많이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도 자연에너지에 의존하여 생산하다가 보니, 기본적으로 생산의 간헐성이 강하여, 에너지 수급시간이 서로 달라 효율적인 이용을 위해서는 에너지 저장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따라서, 기존의 발전설비와 신재생에너지 설비에서 생산되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저장설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에너지 저장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으나, 현재 대표적으로 쓰이는 전기에너지 저장 방식은 리튬, 납, 니켈 등의 전극재를 사용하는 이차전지로 구성된 ESS 시스템 설비와 잉여전력으로 물을 높은 곳으로 끌어올려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한 경우 하류로 방출하며 전력을 얻는 양수발전설비이다. 

글로벌 매체 등에 따르면, ESS 시장은 향후 2030년까지 연평균 35%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최근의 몇몇 설비에서 화재로 인해 ESS의 보급이 다소 주춤한 상태이나, 글로벌 시장에 맞추어 ESS 설비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화재 우려 해소를 위한  비리튬계열 사용 및 오랜 시간 효율성을 유지할 수 있는 ESS 배터리설비 기술개발 등으로 이를 극복하는 방안이 적극 요구된다.

동시에, 양수발전설비도 그동안 국가적 차원에서 대규모 시공으로 이루어졌으며, 저장용량이 높아 농업용수 공급, 수재 예방 등 다양한 용도로 도 이용되어 왔다.

국내에서도 이미 양수발전소 7곳이 가동 중이며,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1.8GW 규모의 3개(경북 영동, 강원 홍천, 경기 포천)의 신규 양수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에 있고, 제10차 전력수급계획에도 1.5GW를 추가로 반영하고 있다.

동시에 한수원에서도 최근 소형 양수발전 부지 15곳 후보 부지를 선정하여 발전설비용량을 1,360MW를 확충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에너지의 효율적인 생산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1차 에너지를 대부분 수입하는 상황에서 2차 에너지의 효율적인 생산만으로는 에너지 수입에 지출되는 국부유출을 줄이는 데는 한계에 이르렀다고 본다.

이제는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에도 상당한 관심을 기울일 때가 되었다. 더불어, 정부와 지자체의 에너지 수급에 대한 정책적 지원방안도 전환이 필요한 때다.

"잉여 전기를 저장하였다가 전기를 많이 쓸 때 이를 쓰자"라는 발상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전기에너지 저장 시설(ESS)을 전기를 많이 쓰는 도시 근처 등에 지속적으로 확충하여 설치하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소비한다면 에너지 수입으로 인한 국부유출 및 최근에 국민들이 겪고 있는 난방비 폭탄 등의 에너지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좀 더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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