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영 기자

[투데이에너지 차기영 기자] 올해는 서울에서 벚꽃 개화를 관측하기 시작한 1922년 이후 두 번 째로 빠른 개화를 맞으며 사상 처음으로 3월에 벚꽃축제가 열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벚꽃은 평년보다 12일이나 빨리 만개했고 벚꽃뿐만 아니라 개나리, 진달래 등 봄꽃들의 개화가 빨라지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따뜻한 기온과 높은 일조시간으로 식물을 깨우는 ‘적산온도’에 빨리 도달해 개화 시기가 당겨지고 벚꽃엔딩도 더 일찍 찾아온 것이다. 

이번 3월은 서울 기온이 116년만에 가장 더운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기온이 9.8℃로 최고 기록이였던 2021년 9℃에서 0.8℃ 올라간 수치이다. 또한 지난달 31일은 전국 낮 최고 기온이 18~27℃ 오르내리며 역대 3월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일찍 피고 진 봄꽃은 생태계 혼란을 일으킨다.

꽃은 활짝 폈지만 벌은 어디에도 볼수 없었다. 꽃이 다 피어버린 뒤에 활동을 시작하는 야생벌들은 결국 먹이가 부족한 상황에 부닥친다.

국내 야생벌들의 밀도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고 식물들은 꽃가루를 옮겨주는 매개자가 감소함으로써 수정과 번식이 어려워 식량 위기를 초래한다.  

또한 이상고온과 적은 강우량으로 전국 산불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산림청 자료에 의하면 올해 산불이 전년동기대비 19.45% 증가함으로써 10년 중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른 봄꽃 개화, 가뭄, 홍수, 산불 등 빈번한 기후재앙을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이런 속도라면 2월에 벚꽃축제를 맞이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 같은 현상들은 이상기후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이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 대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면서 자구온난화는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정책과 제도에 즉각적인 변화를 실행함과 동시에 재생에너지 활용을 증가하고 화석연료를 감축해 에너지전환을 실현해야만 한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한 기업들을 비롯한 우리 개개인의 인식과 대처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더 큰 재앙을 맞이할 것이다. 

이른 벚꽃은 마냥 즐거워 할수 없다. 기후변화로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 앞에서 우리는 인생샷을 남기는데만 급급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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