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시현 기자
▲ 홍시현 기자

[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국내 대표 4대 가정용 보일러 제조사의 지난해 실적이 공개됐다.

당초 예상과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볼륨 확대에는 성공했으나 막상 손에 남는 것은 줄어들었다. 

지난해 매출은 경동나비엔이 1조1,609억원으로 2021년에 이어 1조원을 넘어섰다.

귀뚜라미는 3,327억원, 린나이는 3,194억원, 대성쎌틱에너시스는 1,478억원을 기록했다.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 대성쎌틱은 매출 확대를 했지만 린나이만 소폭 감소했다. 

과연 판매량이 늘어 매출이 증가한 것일까. 정답은 ‘아니다’다.

국내 보일러 시장은 오래 전부터 정체된 시장이라서 판매량이 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보일러사의 매출 증감률을 보면 알 수 있다. 증감율은 2~5%다. 이는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지난해 초 제품 가격 인상률과 비슷하다.

인상률만큼 매출에 반영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몇 년 전부터 급격히 상승한 원자재 가격이 서서히 안정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국내 보일러 시장은 소극적이다. 항상 올려야 하는데 하면서도 서로 눈치를 본다. 제품 가격을 올리면 시장을 뺏길 것 같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체된 시장에서 시장을 빼기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아 공격적으로 나서지는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원자재 가격 인상분만큼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게는 7%에서 많게는 83%까지 줄어들었다.

즉 많이 팔고도 전년보다 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행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올해 역시 지난해와 시장 상황이 다르지 않다. 지난해처럼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업에게는 매출 확대도 중요하지만 내실 역시 중요하다. 이 모든 것이 소비자와 기업이 윈-윈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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