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자회사 테스가 최근 준공한 라스베이거스 공장 전경.
SK에코플랜트 자회사 테스가 최근 준공한 라스베이거스 공장 전경.

[투데이에너지 이정헌 기자] 지난 2021년 SK건설에서 사명을 변경하며 환경·에너지 사업을 집중 육성할 것임을 밝힌 SK 에코플랜트. 이들은 사명 변경 후 볼트온(동종업계 기업 인수) 전략을 내세워 공격적 M&A를 진행해 왔다. 국내뿐 아니라 동남아·미국까지 영역을 넓혀 글로벌 환경·에너지 기업이라는 목표에 성큼 다가선 모습이다. E-Waste, 수처리, 풍력 등 기업들을 차례로 인수하며 순환경제 구축 비전을 실현 중인 SK에코플랜트의 하반기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편집자 주

SK에코플랜트(주)(대표 박경일)이 환경 및 에너지사업에 주력하며 해외 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외 각지에 있는 관련 기업들을 차례로 인수하며 그 영향력을 점차 넓혀 나가고 있는 것이다.

■볼트온 통한 시너지 적중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국내 수처리·폐기물 처리 전문 회사 환경시설관리(전 EMC홀딩스)를 인수 후 연관기업을 인수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볼트온 전략’에 따라 환경사업 확장에 매진해 왔다. 2년 만에 12개의 폐기물 처리, E-waste, 리사이클링 기업을 인수 및 투자하며 수처리 1위, 일반 소각 1위, 매립 3위 등 2년여만에 국내 대표 환경 기업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인수한 테스와 미국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혁신 기업 어센드 엘리먼츠 투자로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밸류체인을 완성하며 2050년 600조원 규모의 시장 선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 공략을 위해 전 세계 23 개국 50여개에 달하는 허브 앤 스포크(자전거 바퀴의 중심축 허브와 바퀴살 스포크가 펼쳐진 것처럼 각 지점 물량들을 중심에 집중시키고 다시 지점으로 분류하는 시스템) 전략을 내세워 물량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미국 인플레감축법(IRA), EU지속가능한 배터리 법 등 규제에 대응해 미국, 유럽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한편 폐배터리에서 회수한 희소금속을 배터리 원소재로 공급하는 완결적 순환경제를 완성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자회사 테스가 포함된 중국 현지 합작 법인 지사이클과 중국 장쑤성 옌청시 경제기술개 발구에 연면적 8,000㎡ 규모의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전처리 시설을 설립 및 운영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SK에코플랜트가 인수한 SK오션플랜트는 후육 강관, 조선, 플랜트 구조물 등 핵심 기자재 제작기업이다. 경남 고성에 93만㎡ 규모의 야드(생산부지) 및 접안부두 등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160 만㎡ 규모의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 공장 건설 도 추진 중이다.

2026년 준공 예정인 신규 공장은 연간 약 65만 톤 수준의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으며 하부 구조물 생산능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SK에코플랜트는 국내 기업 최초로 사업개발, 인 허가, 하부구조물 제조, EPC, 발전사업 운영 등 해 상풍력 분야 밸류체인 전반을 확보하며 국내 해상 풍력 분야의 디벨로퍼로서 확고한 입지를 선점하게 됐다.

이와 함께 해상풍력 플레이어로 도약하고자 글로벌 기업들과도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GIG)의 글로벌 해상풍력 전문 개발회사인 코리오 제너레이션, 글로벌 종합 에너지기업 토탈에너지스와 함께 울산, 전남 등 5개 권역에서 2.6GW 규모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공동 개발에 나선 것이다.

최근에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해상풍력 컨설팅·엔지니어링 전문기업인 코비와 국내 해상풍력 개발 및 신재생에너지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자체 보유한 수전해 설비·기술을 활용해 그린수소 및 그린암모니아 생산까지 가능한 ‘해상풍력-그린수소’ 통합모델을 구축하게 됐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그린수소 및 수전해 시장을 선도해 나갈 방침이다.

■미래 경쟁력 확보 역점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까지 신속한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이뤘다면 올해는 이미 확보한 자산을 기반으로 혁신기술 내재화 및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등 내적성장을 통한 미래 경쟁력 확보에 역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테스, 어센드 엘리먼츠의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술을 기반으로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사들과 파트너십을 통한 순환경제 모델을 구축하고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수전해 시장 선점을 위해 수전해 기술을 조기 상용화하고 글로벌 재생에너지 개발사들과 프로젝트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등 그린수소 공급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목표다. 인공지능(AI), 디지털전환(DT)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확보, 솔루션 및 서비스 고도화 등을 통해 환경·에너지 사업 밸류체인의 플랫폼화를 적극 추진하고 환경-에너지-솔루션 사업 간 융합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년여 간 전략적 M&A를 통해 신재생에너지와 환경업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마치고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수소 시장 선점을 위해 보폭을 넓히며 순환경제를 선도하는 글로벌 종합 환경·에너지기업으로 본격적인 성장도 예고했다. 특히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그린수소까지 연결되는 미래에너지 밸류체인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해상풍력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이 전기로 물을 분해해 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 그린수소를 생산·운반·활용하는 그린수소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에너지 업계에서 수소는 ‘화폐’로 비유된다. 장기 저장과 운송이 쉽고 화합물형태로 변환도 용이해 언제든 꺼내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가시적인 성과 또한 이어지고 있다. 사업 포트폴 리오 전환에 따라 환경·에너지 사업 등 신사업 매출 비중이 2021년 14%에서 지난해 27%로 크게 확대되며 고도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2022년 환경·에너지 사업 매출액은 2조468억원, 영업이익은 87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6.7%, 311.1% 증가했다. 또한 SK오션플랜트는 2022년 연결기준 매출 6,918억원, 영업이익 71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37.5%, 172.2% 증가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고실적에는 대만 최대 규모 해상풍력 단지 조성 사업인 ‘하이롱 프로젝트’에 6,000억원 규모 하부 구조물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을 비롯한 견조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수주 성과가 있었다. 시장에서는 SK에코플랜트 인수 효과로 대내외 신뢰도 와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SK에코플랜트는 포스코와 함께 부유체 구조물 인증에서 가장 권위 있는 기관인 노르웨이 선급협회 DNV로부터 순수 국내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개발한 해상풍력 부유체 모델 ‘K-부유체(K-Floater)’ 기본설계 인증을 획득했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바다 지면에 고정하는 고정식 해상풍력과 달리 풍력발전기를 바다 위에 부표처럼 뛰워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풍력발전기를 안전하게 바다에 띄우는 부유체가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이번에 개발된 K-부유체는 10MW급 반잠수 부유식 모델로 기상통계 상 50년에 한번 꼴로 발생 하는 초속 약 40m/s 태풍을 버틸 수 있으며 2m/s 조류, 10m 높이 파도 등과 같은 극한의 바다환경에서도 구조적·기능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인정받았다. 이 같은 안정성은 자체개발 부유체를 이미 보유한 유럽 등 해외 선진사와 동일한 수준의 기술성숙도(TRL5)라는 평가다.

■사업 확장 안정적, 글로벌 진출 ‘박차’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2월 인수한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전자폐기물 전문기업 테스와 미국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혁신기업 어센드 엘리먼츠 투자 로 미국, 유럽, 아시아 등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에 글로벌 거점을 마련했다. 환경사업 고도화를 추진하며 개발한 AI 소각로 최적화 시스템도 동남아시아에 첫 적용한다.

지난 3월 베트남 산업폐기물처리기업 그린스타, 환경플랜트 전문기업 조선내화이엔지와 베트남 박닌지 역에 위치한 소각시설에 SK에코플랜트가 개발한 소각로 운영 최적화 시스템인 ‘ZERO4 WtE 솔루션’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지역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고 동남아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진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북미법인 SK에코플랜트 아메리카스가 병원 시설에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를 공급, 설치하는 EPC(설계·조달·시공)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SK에코플랜트는 미국 북동부 코네티컷 지역에 위한 스탬퍼드(Stamford) 병원과 툴리(Tully) 보건소(Health Center) 등 스탬퍼드헬스가 보유한 시설 2곳에 총 2.7MW 규모 연료전지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이번 프로젝트를 기반으 로 전력공급이 잠시라도 끊길 경우 피해가 막심한 데이터센터, 병원, 금융 등 시설에 연료전지 기반 전력공급자로 입지를 다진다는 목표다.

SK에코플랜트는 궁극적으로 대표적인 재생에너지원인 해상풍력, 태양광과 수소사업을 연계, 그린수소 허브기업 입지를 확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해 고체산화물 수전해기(SOEC)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물에서 수소를 분리해 내는 친환경 수소 생산에 성공했으며 향후 태양광, 풍력 등으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활용할 경우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그린수소 생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활용해 만든 그린 수소를 수요처까지 보내기 위해 운반과 저장이 용이한 암모니아(NH₃)로 전환해 운반하는 사업 모델도 추진 중이다.

저작권자 © 투데이에너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