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홍시현 기자] 상하수도관, 열수송관, 도시가스관, 송유관, 전력선 등 지하매설배관 중 상당수가 20~30년 이상 노후화됐다. 간혹 직·간접적인 원인으로 인한 지하매설배관 사고로 인·물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이러한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첨단 기술이 속속 개발되며 현장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첨단 기술은 인간이 할 수 없는 때로는 놓치는 부문을 보완해주며 점차 적용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 매설배관 운영사에서는 첨단 기술을 접목해 안전 강화에 나서고 있다. /편집자 주 

지하매설인프라에는 상하수도관, 열수송관, 도시가스관, 송유관, 전력선 등이 있는데 현재 시점에서 보면 20~30년 이상 노후화된 시설물이 점차 증가되는 추세고 무엇보다 눈으로 항시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사회적 안전문제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2017년부터 2019년 8월까지 전국에서 시행된 고압‧중압 도시가스 매설배관 공사는 모두 3,825건이다. 이 가운데 3,030건, 약 80%에 달하는 공사에서 당초 설계도와 매설깊이나 길이가 다르게 시공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업계에서는 이런 안전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보다 많은 인력을 현장에 투입시키고 안전관리 빈도나 조치 매뉴얼 등을 강화하고 있으나 위험한 장소에 사람을 더 많이 배치시킴으로써 위험요소를 더욱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에 통신과 안전장치가 결합된 제품들의 현장 적용이 늘어나고 있다.  

2017년 LG유플러스와 종합에너지기업 (주)삼천리가 업무협약을 맺고 2018년 1월 국내 최초로 NB-IoT(협대역 사물 인터넷)기반의 ‘스마트 배관망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상용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마트 배관망 관리시스템은 배관의 상태를 원격 모니터링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도시가스를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도시 지하 곳곳 가스 밸브실에 구축된 NB-IoT 단말을 통해 가스누출이나 맨홀 내 침수 여부를 관제실에서 원격으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지하배관 상태 진단
지하배관 중 금속재로 돼 있는 광역상수도관, 송유관, 열수송관, 도시가스관 등은 전기를 이용해 부식을 방지(전기방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전기방식 기술이 항시 유효한 것은 아니다.  

매설배관 인근의 환경적 영향과 전기를 흘리는 정류기의 상태, 배관의 상태에 따라 부식방지가 간헐적이거나 또는 아예 동작하지 않을 때도 있다.  

이런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서 기존에는 일년에 1~2회 정도 부식방지가 잘 처리되고 있는지 사람이 수동으로 현장 체크를 했으나 그 장소가 차로도 접근하기 힘든 외곽지역 혹은 지하공간이다 보니 점검 자체도 안전 이슈가 된다. 

불과 3~4년 전부터 이런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기 위해 TB방식전위 원격모니터링이라는 기술이 산업부문에 채택됐다. 한 손으로 들 수 있을 만한 크기의 단말기에 배관선과 기준전극을 접속해 현장의 관대지 전위를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를 접목함으로써 배관운영사들은 기존 연 1~2회 실시하던 정기점검을 일 수차례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체계로 변화하면서 전기방식의 문제점들을 보다 빠르게 확인하고 대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하 맨홀 안전관리
산업현장에서 지하 맨홀 사고는 빠지지 않는 안전사각지대 중 한 곳이다. 

맨홀 내에는 각종 배관시설, 밸브 등 위험 시 이를 조작하기 위한 설비가 배치돼 있다. 문제는 4계절이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우천, 집중호우, 강설 등에 의해 언제든 물이 차 있게 된다. 수천, 수만개 이상이나 되는 맨홀의 침수를 확인하려면 수시로 맨홀 점검을 해야 하는데 일주일에 한 번만 하더라도 운영인력으로 모두 점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맨홀 내부는 밀폐돼 있어 각종 유해가스, 산소부족 등으로 인한 질식사고가 빈번한 장소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맨홀의 안전관리를 위해 맨홀안전관리IoT 기술이 보급돼 현장에 설치되고 있는데 맨홀 내부의 온습도 상태, 침수여부, 공기질을 매일같이 센싱해 작업자가 직접 확인하지 않아도 안전 상태를 모니터링 할 수 있다.  

■굴착공사, 매설물 파손 예방
지하배관을 운영하는 운영사 입장에서 굴착공사는 시설물 파손으로 인한 안전사고와 더불어 막대한 자산 손실을 유발할 수 있는 감시 대상이다.  

더구나 매설배관은 매설구역이 따로 나눠져 있지 않고 상하수도, 가스, 전기 등 다양한 배관들이 혼재된 상태로 매설돼 있기에 보수작업을 위한 굴착공사 시에는 타 배관을 인지하고 피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국내 지하공간의 시설 정보는 아직 정확한 위치가 모두 수집돼 있지 않고 정확도를 높여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기에 언제든 굴착공사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물론 EOCS(과전류 계전기)나 지자체 자체적으로 굴착공사 안전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나 결국에는 모든 공사장에 감시자가 배석해 감시를 해야 한다. 

굴착공사 모니터링 IoT기술은 가속도 센서와 굴착공사만을 감지해 내는 알고리즘 기술이 융합돼 탄생한 솔루션이다. 관리자가 현장에 없더라도 굴착 작업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해 언제, 어디에서 굴착공사가 진행되고 있는지 그리고 합의된 공사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굴착공사 모니터링 기술은 무단 또는 미협의 공사를 근절하는데 기여를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매설배관 운영사업자는 인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시설물 이상 감지
IoT센싱기술은 이런 시설물 이상감지를 사람대신 센서가 매일 24시간, 365일 진단하게 함으로써 서서히 진행되는 붕괴, 기울어짐 등 이상변화를 감지하는 기술이다. 

관리자는 기울어짐이나 변위의 추이를 확인하고 자세 유지가 안되는 시설물과 설비를 사전에 진단 및 개보수 함으로써 붕괴, 쓰러짐, 이탈 등의 안전을 예방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알아 본 몇가지 주요 안전관리 IoT기술 이외에 다양한 산업기술이 국내를 주축으로 점차 보급 확산되고 있어 지하매설배관 운영사나 산업현장 안전을 담당하고 있는 안전담당관은 이를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위험한 산업현장의 안전을 강화하되 무조건 인력으로 이를 충당하는 것은 또 다른 안전 사각지대를 만들게 되고 또한 그 기저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기에 TCO관점에서 대안이 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불과 십여 년 전에도 이러한 기술의 시도는 있었으나 높은 전력을 소모하는 센싱기술과 통신기술 때문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산업현장에서 약 2~3일 정도만 운영이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는 LPWA라는 저전력 통신기술과 센서기술의 발달로 마음만 먹으면 어떤 산업현장의 센싱도 가능한 시대가 열렸으며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상호 융합돼 전체 운영 설비의 상태를 유추하고 의사결정 정보를 제공하는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이와 같이 통신, 센싱, 제조 등이 결합된 배관망 안전 관리 시스템은 산업 전방위로 확대가 될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보다 안전한 산업 현장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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