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윤서연 기자] 국제해사기구(IMO)와 유럽 등 국제사회의 탈탄소 규제 강화로 해운산업에서의 탄소중립 연료전환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해수부도 글로벌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지난 2월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에서 ‘국제해운 탈탄소화 추진전략’을 마련했다. 7월 IMO가 국제해운 탄소배출 감축목표를 기존 50%에서 100%로 높이고 기존 에너지효율 강화 규제에 더해 배출한 만큼 부담금을 납부하는 탄소부담금 제도를 도입하는 등 경제적 규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친환경연료 선박 전환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인 상황이다. 친환경선박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각국에서 경쟁하는 가운데 수소연료추진선 사업을 하고 있는 빈센의 이칠환 대표와 우리나라 수소선박의 미래와 빈센이 준비 중인 친환경선박의 현황을 들어봤다.

■빈센의 수소선박 사업을 소개한다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IMO의 탄소배출 규제에 만족할 수 있도록 수소연료전지를 개발 및 공급 중이다. 현재 IMO는 선박 추진 및 발전 장비로 사용되는 내연기관 엔진에서 배출되는 주된 매연 5종류에 대한 배출규제를 2000년 초반부터 시행 중이다. 최근에는 2030년까지 40% 감소를 요구하고 있어 각 국가별로 이 규제를 만족하기 위해 방법을 모색 중이다. 이에 맞춰 당사도 선박에 적용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로 PEM(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를 채택해 선박, 조선 시장에 최적화된 제품을 개발 및 판매하고 있다. 

■대표 프로젝트와 성과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지난 2019년에는 울산규제자유특구에서 국내 최초로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10m급 소형 레저 선박을 건조했다. 2021년에 성공적으로 과제 수행을 완료했으며 추가적으로 올해까지 실증 운항을 할 예정이다. 실증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들을 토대로 지속적으로 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전라남도와 영암군의 지원을 받아 17m급 수소연료전지 추진 선박 제작 및 운항 사업에 선정돼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실증특례를 승인받았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에너지 회사와 선박의 개조공사에 필요한 수소연료전지 공급 계약을 체결해 곧 공장시험(FAT, Factory Acceptance Test)이 예정돼 있다. 이외에도 싱가포르 소재 다수 선사들과 함께 주유선, 석유제품 운반선, 원유 운반선 등에 적용하기 위한 기술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

■지난 4월 해수부가 ‘선박수소연료전지 잠정기준’을 제정했다. 이로 인해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수소연료전지 선박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해수부 산하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의 검사승인을 획득해야 한다. 그러나 관련규정이 없어 선박의 건조 및 운항이 불가능했다. 수소연료전지 탑재 선박의 건조 및 운항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이번에 마련된 잠정기준을 토대로 건조 및 검사를 진행하기 위한 연료전지 검사기준이 빠른 시일 내에 제정·고시돼야 한다고 본다.

■수소연료전지 추진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는데 진행 현황은.
대형선박의 경우 국내 또는 해외에 판매하기 위해서는 선급승인이 필수다. 한국선급과는 통합전력관리시스템(PMS), EMS 시스템에 대해 형식승인(TYPE APPROVAL) 이전 단계인 기본설계 인증(AIP) 및 신기술 적격성 평가(NTQ)를 진행하고 있다. 아무래도 조선분야에서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한 사례가 아직 없기 때문에 초기 단계부터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다소 느리지만 좀 더 완벽한 기술검증으로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프랑스 선급(BV), 노르웨이 선급(DNV)과도 동시 진행을 위해 협의하고 있다.

■수소선박의 경우 국내에서 상용화되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
아직까지 수소인프라 부족 및 고가의 수소 가격 때문에 상용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환경규제는 날이 갈수록 강화될 수밖에 없다. 넷제로 배출을 구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소연료전지뿐이다. 국가 차원에서도 다양한 국책과제 및 지원을 통한 신기술 구현에 힘쓰고 있다. 특히 당사의 R&D 연구소 인적 자원 대부분이 대형 조선소 출신이다. 친환경선박 보급 확산을 위해 많은 기술지원과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국책과제는 3가지다. 먼저 ‘친환경선박 보급확산을 위한 한국형 친환경선박 해상실증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대부분 항만에서 운용 중인 예인선(Tug Boat)을 통해 배출되는 다량의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수소연료전지 추진시스템을 KOMSA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 다음으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와 함께 ‘재생에너지 기반 여객선 효율향상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본 국책과제를 통해 태양광, 바람 등을 통해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선박의 추진동력으로 전환하는 여객선의 추진효율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중소조선연구원과 함께 ‘상용화를 위한 전기추진 레저보트의 혁신기술 표준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소형 전기추진 활주선 및 수중익선의 레저보트를 개발하고 있다. 상기의 국책과제들은 모두 2026년까지 개발 완료할 예정이다.

■향후 계획과 올해 목표는.
자체 개발된 100kW급 연료전지 모듈에 대한 AIP 및 NTQ 인증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3월 해양수산부와 한국선급으로부터 동시에 형식 승인을 획득한 방전기준 1C 선박용 배터리 외에 선박 환경에 더욱 최적화된 2C 배터리를 개발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 초 MEGA FC 2.0(총 2,000kW 전기발전시스템)을 대형상선(컨테이너선, 탱크선, 벌크선, LNG선)에 적용하기 적합한 제품으로 개발 및 홍보 중이다. 

유럽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그리스, 독일, 노르웨이 등 해운선사가 집중돼 있는 국가를 대상으로 선사투어 및 전시회 등에도 참여중이다. 현재 대부분의 국가가 수소연료전지 적용의 초기단계에 있다.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초기 시장 진입 및 세계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외에 더 하고 싶은 말씀은.
국가별로 수소연료전지에 관심이 많고 선박을 포함 산업 전반에 적용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 과제, 실증 사업, 금융 지원 및 관련규정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수소자동차가 운행되고 있고 또한 빈센과 같은 한국기업들이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좀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다음과 같은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 

먼저 수소연료전지로 추진하는 연안선박의 트랙레코드 확보를 위한 개발 및 실증 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선박용 연료전지발전시스템의 검사기준이 수소법에 따른 이동형 연료전지로서의 검사와 선박안전법에 따른 선박용 연료전지로 이원화 돼 있어 통합 기준의 정립이 필요하다. 셋째, 연안 선박에 적용되는 연료전지시스템은 대부분 대용량 고분자전해질 연료전지(PEMFC)로 상기에서 언급한 관련 법규에 따라 검사를 해야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시험 평가가 불가하다.

따라서 선박용 대용량(300kW 이상) 수소연료전지 설비 성능, 환경시험 및 평가를 수행하기 위한 국내 전문 시험기관 확보를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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