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박병인 기자] 올해 하반기 천연가스가격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 영향으로 산업용 도시가스 수요량 증가는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천연가스 수요는 발전용이 소폭 증가하겠으나 최종 소비가 감소하며 전년 대비 0.8% 감소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천연가스 소비는 도시가스제조용이 증가했으나 발전용이 감소한 것과 대조적인 예상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천연가스 소비량은 발전용 감소 영향으로 직전해 대비 1.1% 감소했다.

지난해 급등했던 국제 천연가스 가격은 올해들어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가격 효과는 용도별로 시차를 두고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원료비 연동제에 따라 국제 천연가스 가격을 지체없이 반영해온 가스 발전 연료비 단가와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은 전년 대비 하락하며 수요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발전용 가스수요는 발전용 가스 수요는 송전선로 제약으로 수도권 중심의 가스 발전이 늘며 전년 대비 0.7% 증가할 전망이다.
2023년 전기 수요가 전년 대비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가스 발전 연료비 단가 하락 및 수도권 송전제약 문제로 가스 발전이 늘며 발전용 가스 수요도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가스 발전 연료비 단가는 여전히 과거 대비 크게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며 전년 대비로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송전선로 한계로 지난해 원자력(11.4%)과 신재생·기타(20.4%) 발전 증가가 석탄 발전 제약으로 이어지며 가스 발전의 감소 폭이 축소됐는데 2023년에도 비수도권 중심의 원자력(2.6%)과 신재생·기타(11.3%) 발전 증가에 따른 석탄 발전의 제한을 수도권 중심의 가스 발전이 대체하며 발전용 가스가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용 가스(LNG+도시가스) 수요는 전년의 도시가스 요금 상승 효과는 소멸될 것이나 경제성장률 하락에 따른 가스 다소비 업종의 생산 둔화로 소폭 증가(0.5%)에 그칠 전망이다.

2022년에는 국제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따른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 상승이 산업용 가스 소비를 억제했었다. 올해에는 천연가스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며 가스 소비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 경제성장률이 전년 대비 1.2% 하락하고 석유화학, 반도체, 철강 등 주요 가스 다소비업종의 생산 둔화가 산업용 가스 수요 증가를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은 그동안 누적된 인상요인을 모두 반영하지 못해 2023년에도 전년 대비 상승하며 건물용 수요의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물용 도시가스 수요는 요금 상승과 기온 상승 등으로 전년 대비 5.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4월부터 단계적으로 인상되온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 부담이 실제적으로 소비자에게 되면서 수요량 증가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결국 2023년 최종 소비 부문의 가스 수요는 산업용이 증가하겠으나 건물용이 감소하며 전년 대비 3.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건물용 상승·산업용 하락세와 대조적
지난해에는 국내외 경기 둔화와 국제 천연가스 가격 폭등에도 불구 가스 소비는 기온효과 등으로 소폭 감소에 그쳤다. 

국제 천연가스(JKM 기준) 가격은 유럽연합이 재고를 충분히 확보한 4분기 들어 하락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상반기의 상승으로 연간으로는 전년 대비 90% 가까이 상승했다.

경제성장률이 1.6% 하락하는 등의 경기둔화와 가스 가격의 폭등에 비해 국내 천연가스 소비 감소 폭은 작은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월과 12월의 추운 날씨, 석탄 발전량 감소, 석유화학 설비 증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3월까지의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 동결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2년 발전용 천연가스 소비는 전기 소비가 유의미하게 증가했지만 국제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따른 발전 단가 상승과 원자력과 신재생 발전의 빠른 증가로 가스 발전량이 감소했다.

전기 소비는 전년 대비 2.7% 증가했으나 원자력 발전량과 신재생·기타(수력 제외) 발전량이 전년 대비 각각 11.4%, 20.4% 급증하며 가스 발전을 대체했다. 여기에 석탄 발전량은 수도권 융통선로 한계 등의 문제로 감소하며 가스 발전량 감소 폭을 제한했다.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가스 발전 연료비 단가도 크게 올랐는데 2021년 상반기까지 원자력 발전 연료비 단가의 12~14배 수준이었던 가스 발전 연료비 단가는 2022년초에는 원자력의 30배 이상, 10월 이후에는 40배를 초과하고 있다.

가스 발전량 감소로 2022년 전체 발전량 중에서 가스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대비 1.7%p 하락한 27.7%를 기록하며 다시 원자력(29.8%)을 하회했으며 가스 발전 설비 이용률도 전년 대비 1%p 이상 하락하며 40%대 중반을 유지했다.

최종 소비 부문의 가스 소비는 산업용이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건물용이 증가하며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산업용 가스(천연가스+도시가스) 소비는 국내외 경기둔화와 원료비 연동제에 따른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0.3% 증가에 그쳤다. 가스 다소비업종 중 석유화학, 기계류에서 소비가 늘었으나 철강 및 수송장비에서의 소비는 감소했다.

석유화학에서의 가스 소비는 8월 이후 국내외 경기가 본격적으로 둔화하며 감소했으나, 석유화학 설비 증설에 따른 3~7월의 증가로 연간으로는 전년 대비 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계류에서의 가스 소비는 7월까지의 반도체 생산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반면 철강업에서의 가스 소비는 최근 몇 년 간의 철강 경기 둔화가 지속하는 가운데 태풍 힌남노 피해(9월)로 일부 철강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며 감소세(-14.1%)가 확대됐다.

특히 철강업에서의 가스 소비 감소는 상용자가발전 감소에 따른 천연가스 직도입 물량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수송장비에서의 가스 소비는 하반기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 문제가 완화되며 반등했으나 상반기까지의 감소로 전년 대비 3.6% 감소했다.

건물용 도시가스 소비는 기온효과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4.18) 등의 영향으로 가정용과 상업용이 모두 증가하며 전년 대비 6.4% 증가함. 가정용 소비는 1월에는 평년 대비 포근한 날씨로 감소하기도 했으나 2월과 12월 추운 날씨로 증가하며 연간으로는 전년 대비 4.7% 증가함. 상업용 가스 소비는 기온효과뿐만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서비스 생산이 회복한 영향으로 전년 대비 12.4% 증가하며 전체 건물용 소비 증가를 견인했다.

한편 지난 4월 기준 가스 소비는 가스 발전 감소, 경기 악화, 요금 인상으로 전 부문에서 감소하여 전년 동월 대비 8.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용 가스 소비는 전기 소비가 감소(-3.1%)한 상황에서 기저발전(원자력+석탄+신재생·기타) 발전량 증가(0.5%)로 가스 발전량이 감소(-7.3%)하며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산업용 가스 소비는 국내외 경기 악화로 철강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에서 감소세를 이어갔는데 특히 석유화학에서는 석유화학 경기 악화 및 호남지역 가뭄 등의 영향으로 8개월 연속 감소했다. 철강업의 도시가스 소비는 생산활동 둔화 등으로 감소했으나 자가발전용 직도입 천연가스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며 업종 전체 가스 소비가 2개월 연속 증가했다.

건물 부문의 가스 소비는 기저효과,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 상승 등으로 가정용(-19.3%)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상업용 도시가스 소비도 감소했으나, 서비스업 생산 증가로 감소폭은 소폭(-0.1%)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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