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최인영 기자] 내년 6월 분산에너지특별법(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 시행을 앞둔 가운데 건물용 수소 연료전지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정부 과제가 실효를 거두고 있다. 지난 2020년 7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규제자유특구 심의위원회 당시 제3차 규제자유특구로 선정된 충남도는 ‘수소에너지전환 규제자유특구’라는 이름으로 오는 2024년 7월까지 48개월 간 가정·건 물용 수소연료전지발전시스템 과제를 실증 중이다. 가정·상업용 건물의 분산전원이자 비상전원으로서 가치를 지닌 수소연료전지에 대한 안전성 검증을 통해 기술·제도 확립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편집자주

 

■복합배기시스템 설치 기준 마련

가정·상업용 건물 내 에너지 사용량 증가로 인해 전력수요가 급증할 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설치 의무화 등의 제도로 인해 친환경 분산형 에너지시스템 도입 필요성은 높아진 반면 관련 제도가 없어 어려움을 겪어 왔다.

충남 수소특구는 이번 실증을 통해 고온형연료전지인 SOFC(고체산화물연료전지)도 복합배기가 가능토록 배기 역류 등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있다.

SOFC 등 고온형 연료전지는 액화석유가스 안전 관리 및 사업법, KGS AB934 부록 C 등의 규정으로 인해 복합배기시스템 설치가 불가하다.

현행 안전기준 상 연료전지는 PEMFC(고분자전 해질연료전지)와 같은 저온형은 하나의 연통에 6 개까지 배기구를 연결할 수 있다. 반면 고온형인 SOFC는 연료전지 숫자만큼 배기구를 따로 설치해야 한다.

이번 과제를 통해 SOFC도 복합배기가 가능토록 배기 역류 등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셈이다. 개별배기로 인한 설치면적과 비용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전 시 비상발전원 역할

충남도는 비상전원으로 연료전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계통전환형 연료전지시스템 실증을 추진 중이다. 건물 내 정전과 같은 비상상황에도 연료전지 가동을 중단하지 않고 전기를 공급토록 하는 셈이다.

그동안 연료전지시스템은 계통연계형과 독립형에만 허용하고 있어 정전 시 연료전지 가동을 중단해야 했다. 이로 인해 연료전지 효율이 낮아질뿐 아니라 무정전시스템 구현에도 한계를 지녀 왔다.

연료전지 업계는 계통전환을 통해 비상 시에도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디젤발전기 등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물 비상전원장치로 사용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면서 향후 병원, 데이터센터 등에 연료전지 적용이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일본 등에서는 연료전지를 비상발전이자 분산발전으로 사용하고 있다.

규제자유특구현황.
규제자유특구현황.

■수소공급형 연료전지시스템 가동

현재 관련 규정을 갖추지 못한 직접수소공급형 연료전지발전시스템의 제조·시설·기술·안전기준을 SOFC를 통해 검증하고 있다.

실증에 앞서 충남도는 산·학·연 전문가로 이뤄진 안전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실증 시 발생할 수 있는 인·물적 사고를 대비한 대책을 수립했다. 사고에 대비해 책임보험에도 가입했다.

특구에서는 직접수소 연료전지시스템을 설치하고 안전성 확보를 위해 장시간 운전을 진행 중이다.

연료전지의 경우 그동안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수소를 넣어 발전하는 개질형만 허용해 왔다. 파이라인으로 직접 수소를 공급받아 발전하는 방식은 현행 규정상 불가한 셈이다.

이번 실증에서는 제철소나 석유화학 공장에서 나는 부생수소를 연료로 SOFC를 장시간 운전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충남은 서산 대산 석유화학단지와 당진 현대제철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가 연간 21만톤 수준으로 전국 생산량의 11%를 차지하고 있다.

2020년 7월28일에는 대산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문을 열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인근 한화 토탈에서 나는 부생수소를 파이프라인으로 받아 연간 40만MWh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당시 부생수소를 활용한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연료 전지발전소로 기대감을 모았다.

국내 3대 부생수소 생산지인 충남은 인프라와 LNG인수기지 등을 기반으로 생활 속 수소에너지원 사용을 높여간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하태형 미코파워 대표는 “충남도의 전력수급을 화력 중심의 굴뚝산업에서 신재생에너지로 바꿀수 있는 에너지패러다임 전환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실증과제는 미코파워를 주관기관으로 에이치앤파워, 범한퓨얼셀, SPG수소, 고등기술연구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실증 기간 내 시스템별 정량 목표 방향을 설정하고 안전성 등의 평가를 거쳐 최적화시스템을 도출할 계획이다.

아울러 산업통상자원부는 관계 부처와 함께 규제법령을 신속히 정비해 제품, 기술의 시장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밖에 충남 특구에서는 수소충전시스템, 수소 드론 장거리 비행 등을 함께 실증하고 있다.

현행 안전기준 상 수소충전소에서는 수소전기차만 충전할 수 있다. 고압법(고압가스안전관리 법)으로 인해 충전량 측정을 위한 검사장비를 충전할 수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차량 탑재식 이동형 기체·액화수소 충전시스템에 관한 기준이 부재하고 드론용 기체· 액화 수소용기 또한 충전할 수 없다.

수소충전소에서 검사장비를 측정하는 이번 실증을 통해 수소 입·출고량 비교 검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소충전소의 경제성 확보와 함께 핵심부품 국산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드론용 액화수소 연료전지동력체계(파워팩)와 연료전지의 제조·기술·재검사 관련 기준 마련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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