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
포항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

[투데이에너지 최인영 기자] 철강도시 포항이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50만 포항시민의 끈기와 저력이 이뤄낸이 결실은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와 함께 포항의 또 하나의 도전과제다.
친환경 전기차를 움직이는 배터리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이차전지 선도도시로 새롭게 도약하는 포항 특화단지의 현주소와 방향성에 대해 확인해 봤다. /편집자주

■이차전지 중심도시 ‘신호탄’

포항시는 올해 7월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되는 쾌거를 이뤄내며 철강산업에 이어 이차전지로 대한민국 미래 신산업 발전을 이끄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앞서 지난해 포항시는 이차전지 산학연관 혁신 거버넌스 출범을 비롯해 배터리 선도도시 포항 국제 컨퍼런스, 대한민국 이차전지 산업경쟁력 강화 포럼 등을 연달아 개최하며 시민 공감대와 지역 역량을 결집했다.

올해 2월 이차전지 혁신산업생태계 구축 협약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대학인 포스텍, 한동대, 고려대, 강원대, 경북대, 부경대, 영남대, 위덕대 등은 물론 이차전지 기업, R&D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특화단지 유치를 위한 협력체계를 다졌다.

특히 이차전지 특화단지 최적지라는 명성에 걸맞게 포스코퓨처엠 등 1조7,000억원, 에코프로 2조원 등 올 상반기에만 5조원이 넘는 기업 투자유치를 이끌어 냈다.

■미래산업의 쌀 이차전지

이차전지는 글로벌 산업 패권을 좌우할 핵심 열쇠이자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부상하면서 기술주권 확보를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도 치열하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미래 산업의 쌀’로 불리는 이차전지 산업 육성을 위해 ‘국가첨단전략산업특별법’을 제정하고 기술강화를 위한 ‘특화단지’ 지정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4월 전고체 전지 세계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2030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제16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표했다.

국내 전지 3사와 함께 향후 5년간 이차전지 양극재의 국내 생산 능력을 4배, 장비 수출액을 3배 이상 확대하는 등 소부장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을 밝혔다.

이차전지 전 제품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LFP전지는 2025년까지 전기차용으로 양산하고 2027년까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한다.

삼원계 전지는 2030년까지 주행거리를 800km 이상 (현재 500km)까지 늘리고 LFP전지는 2027년까지 최고 기술력을 확보하는 한편 ESS 수출 규모도 2030년까지 5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소재분야 경쟁력 확보

이차전지 특화단지는 글로벌 클러스터 육성, 기반 인프라 확보 가능성, 지역 주요 산업과의 연계성, 전문인력 확보 등 평가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포항은 이차전지 소재분야에서 양극재, 전구체, 리사이클링을 통한 핵심소재 생산량이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월등히 높다.

현재 15만톤을 생산하는 양극재 생산량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에코프로, 포스코케미칼 등 기업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연산 100만톤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 봤다. 세계 양극재 수요량 605만톤의 16.5% 수준이다.

양극재 이외 이차전지 소재도 연산 120만톤 이상으로 생산량이 높은 편이다.

양극재분야는 원료, 전구체, 양극재, 리사이클링까지 소재 수직계열화로 전주기 밸류체인을 갖춘 에코프로가 자리잡고 있다.

동시에 음극재와 양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 에너지머티리얼즈 등을 비롯해 솔루엠, 미래세라텍, 해동엔지니어링 등의 기업이 소재에서 부품에 이르는 전주기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전문 인력 배출도 기대된다. 올해부터 경북도와 함께 이차전지 인력양성을 위해 예산 30억원을 투입하고 3·4 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핵심소재 분석과 지곡단지의 연구개발 인프라를 통해 고급 인력을 배출할 계획이다.

포항은 ‘포항시 이차전지산업 육성 지원시설 설치 및운영 조례’제정,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 구축 등 산업 육성 기반을 착실히 다져왔다. 이차전지 혁신 거버넌스를 출범하고 산·학·연·관과 함께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산업생태계 조성에 필요한 역량을 한 데 모으고 있다.

■전지보국 전문가 자문단 구성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 선정 후속 대책으로 포항시는 2030년까지 △양극재 100만톤 생산 △양극재 매출액 70조원 △고용창출인원 1만5,000명을 목표로 특화단지 인프라 구축, 초격차 기술개발, 전문인력 양성, 이차전지 원료·소재 내재화를 통해 이차전지 산업생태계 구축과 함께 세계 최대 이차전지 원료·소재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복안을 제시했다.

경북도 등과 함께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 단지 추진단’을 구성하고 국내 이차전지분야 석학, 전문가, 선도기업들이 참여하는 ‘전지보국(電池報國) 전문가 자문단(TF)’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들과 함께 세부 운영계획을 수립해 맞춤형 특화단지 육성·지원을 본격 추진하는 동시에 지역 관련 기업과 내달 중 이차전지 기업협의회도 발족할 예정이다.

아울러 영일만산단과 블루밸리산단에 필요한 용수· 폐수처리, 전력시설, 도로 등 기반 시설이 조속히 확충될 수 있도록 국비 확보에 집중한다.

기반 시설 조기 준공과 신설을 목표로 관련 중앙부처, 유관기관과 지속 협력하고 장기적으로 열병합발전소, 해수담수화 사업을 추진한다. 관련 규제개선을 위한 목소리도 정부에 지속 건의할 예정이다.

특화단지 내 기업들에 대한 전방위 지원으로 기업 대규모 투자를 통한 생산유발 23조3,000억원, 부가가치 9조5,000억원, 취업 5만6,000명 등 경제 파급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양극재 전략적 생산기지 조성

포항시는 이차전지 원료부터 전구체와 양·음극재 생산, 리사이클링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생산 시설을 집적해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 대량 생산과 원소재 공급 요충지로 부상한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이차전지는 전기자동차 배터리로 사용되며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4대 요소로 이뤄져 있다. 이 중 양극재는 이차전지 셀 원가의 40% 수준으로 이차전지셀 제조 공정 중 가장 높은 원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리튬, 니켈 등 양극재 원료의 글로벌 공급망 경쟁으로 인해 배터리 가격을 좌우하는 핵심소재이자 주행거리 증가 등 이차전지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로 꼽힌다. 또한 높은 원소재 변동률로 인한 양극재 가격 변동은 셀 제조·완성차 등 전반 연쇄 효과를 거쳐 소비자에게 전가되므로 경제적 파급력이 매우 큰 산업이다.

■이차전지산업 허브 도시 도약

포항시는 영일만산단과 블루밸리국가산단 1,144만m² 일원에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 산업 기반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차전지 종합관리센터, 포스텍, 포항산업과학기술연구원과 같은 우수 연구인력과 최적 기업 활동 여건을 바탕으로 전 주기 밸류체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경북도 등과 함께 힘을 합쳐 포항을 세계적인 이차전지 핵심공급기지로 조성하겠다는 비전 아래 3대 추진 전략, 9대 세부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추진 전략은 △지속가능한 인프라 구축 △초격차 기술 개발 및 양성 △건실한 산업생태계 확립이며 실행계획에는 △산학연 연계 △양극재 소재 설계·제조·공정 원천기술 개발 △양극재 산업 전·후방 밸류체인 구축 △타 클러스터 연계 대중소 협력체계 구축 △친환경 산단 조성 등이 있다.

포항시는 특구 지정으로 기술개발을 비롯해 전·후방 밸류체인 연계, 공급망 확보 등 대한민국 경제안보 확립을 위한 소재 자립화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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