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유럽의 여러 국가는 가스보일러 자체를 더 이상 친환경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오스트리아는 2023년, 영국은 2025년, 네덜란드는 2026년부터 신규 가스보일러 설치를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당장 국내 가스보일러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되나 세계적인 탄소중립 움직임이 가스보일러 시장에 낙관적이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많은 기업의 신소재 모색 및 탈(脫) 가스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일러 업계의 이유 ‘있는’ 변신이 시작됐다. 지구온난화를 넘어 ‘지구열대화’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기후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을 뿐 아니라 탄소중립이 시대적 과제로 부상하며 에너지 전환에 대한 대비도 필요해진 시점이어서다.

이에 보일러 업계는 글로벌 시장 진출 등 자구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새로운 방향으로의 확장도 준비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 확장에 나서는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심화되는 대기 오염을 고려해 청정환기시스템에 주목하는 한편 에너지 전환에 대비한 수소보일러 시대를 준비하는 등 새로운 먹거리 마련에 분주하다.                                                - 편집자 주-

 

경동나비엔, ‘에너지·환경 길잡이’ 외연 확장

경동나비엔은 ‘에너지와 환경의 길잡이’라는 뜻을 가진 사명처럼 본격적인 기업 외연 확장에 나서며 ‘쾌적한 생활환경 파트너’로 도약하고 있다. 특히 청정환기시스템 키친플러스를 기반으로 건강한 실내 공기질을 구현하는 솔루션을 선보이며 고객에게 더욱 다가서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인 것은 아니다. 경동나비엔은 지난 2006년 환기 시장에 진출한 뒤 지속적인 연구개발 끝에 2019년 ‘나비엔 청정환기시스템’을 출시했다. 이를 시작으로 2021년 ‘나비엔 청정환기시스템 키친플러스’, 2022년 ‘중대형 청정환기시스템’을 출시하며 용도별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시장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나비엔 청정환기시스템 키친플러스(이하 키친플러스)’의 가장 큰 장점은 시스템이 공기질을 ‘알아서’ 관리해준다는 점이다.

3D 에어후드와 청정환기시스템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하며 미세먼지와 라돈,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은 물론 요리매연에 이르기까지 실내 공기를 통합적으로 관리한다.

에어 룸콘트롤러와 연동된 에어모니터가 유해물질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작동되며 공기질을 관리해준다. 공기청정과 환기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별도의 조작을 하지 않더라도 자동운전 시스템이 가정의 공기질을 관리해주는 것이다.

더불어 ‘키친플러스’는 프리미엄 전기쿡탑과 3D 에어후드, 나비엔 청정환기시스템의 연동을 통해 주방에서 발생하는 요리매연 등 유해물질의 실내 확산을 막고 실내공기질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한다.

우선 프리미엄 전기쿡탑으로 유해가스의 발생을 줄이고, 쿡탑과 연동된 3D 에어후드로 에어커튼을 형성해 요리매연의 확산을 막는다. 동시에 청정환기시스템을 통해 깨끗하게 걸러진 새로운 공기를 실내에 공급해줌으로써 3D 에어후드를 통한 유해물질 배출을 돕고 공기청정은 물론 환기까지 실시한다.

이처럼 경동나비엔은 시스템을 통한 통합 제어를 통해 미세먼지 관리는 물론 실내 생활에서 발생하는 모든 유해물질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실내공기질 관리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 실적을 통해서도 경동나비엔의 성장세는 확인된다.

2022년에는 전년 대비 약 94%나 판매가 증가했을 정도로 매섭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건설사 등을 대상으로 활발한 B2B 영업을 펼친 것에 이어, 올해는 B2C 영업도 확대하고 있어 판매 성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경동나비엔은 탄소중립 흐름에 맞춰 변화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수소로의 전환도 선도하고 있다.

콘덴싱 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보일러를 개발하는 동시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소가스 20% 혼입 등 수소보일러 시대의 기반 마련을 위한 노력에도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가장 먼저 수소전환 로드맵을 발표하고 실행하고 있는 영국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영국은 2025년까지 도시가스 배관을 통해 수소 20% 혼입한 가스를 공급할 수 있도록 관련 준비를 마치고, 수소 20%가 혼입된 천연가스를 활용할 수 있는 콘덴싱보일러를 연간 150만대씩 보급해 나갈 예정이다.

이는 2027년부터 수소 공급 기간망을 구축하기 시작해 2045년까지 전국 공급망 구축을 완료하고 현재의 콘덴싱 가스보일러를 모두 콘덴싱 수소보일러로 대체함으로써 최종적으로 난방 분야의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목표 하에 진행되는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난방 및 온수 분야에서의 탄소중립을 위한 수소경제가 시동을 걸었다.

정부가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일환으로 가스공사와 가스안전공사 등으로 구성된 도시가스 수소 혼입 실증 추진단을 발족, 26년까지 도시가스에 수소 20%를 혼입해 탄소 배출량을 연간 750만톤 저감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의 2.63%에 해당하는 수치로 연간 30년생 소나무를 8억2,000만그루의 이상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특히 20%의 수소 혼입을 통해 150조원으로 예상되는 별도의 수소배관망을 건설하지 않고도 수소 공급이 가능하다.

이러한 흐름 속 경동나비엔은 국내외 시장에서 모두 수소로의 전환을 위한 발 빠른 행보를 진행 중이다. 특히 난방에너지의 수소 전환을 선도하는 영국에서는 수소를 혼입한 천연가스를 활용하여 사용해도 안전에 문제가 없는 제품에게 주어지는 H2 Ready 인증을 획득했으며 100% 수소가스를 사용하는 수소 콘덴싱보일러를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수소 마을(H₂ Village) 프로젝트에도 적극적으로 참여 중이다.

제품 개발 역시 한창이다. 수소보일러 개발을 위한 산학협력을 카이스트, 인하대 등과 진행하고 있으며 기술력을 집약해 향후 수소 100% 가스가 공급되면 현재의 보일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환 키트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이 키트가 개발되면 현재의 보일러에 이를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수소로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 탄소중립에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유럽이 콘덴싱보일러를 기반으로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왔고, 현재도 이를 기반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콘덴싱보일러는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유효한 친환경 기기”라고 평가하며 “다가오는 수소 시대를 선제적으로 준비해 고객에게 쾌적한 생활환경을 선사하고자 노력하겠다”라고 설명했다.

 

 

귀뚜라미, 사계절 아이템 다각화

(주)귀뚜라미는 사업 아이템 다각화를 통해 사계절 불이 꺼지지 않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가정용보일러 산업이 연간 130만여대 규모의 시장으로 이미 20년 전부터 성숙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탄소중립과 화석연료 사용 감축이라는 글로벌 추세에 발맞춰 사업 아이템의 고도화,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귀뚜라미는 보일러를 중심으로 하는 기존의 난방 제품과 더불어 냉방, 공기조화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제품군 확대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지속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보일러 제품은 에너지효율과 미세먼지 저감 능력이 검증된 친환경보일러로 모든 제품군을 구성 중이며 수소가스를 연료로 하는 차세대 수소보일러에 대한 연구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기존의 가정용보일러 라인업은 난방과 온수 공급이라는 전통적 기능에 최신 IT기술을 접목해 품질을 고도화하고 스마트 가전제품으로서 면모를 갖춰 나가고 있다.

친환경보일러 대표 제품인 ‘거꾸로 NEW 콘덴싱 L10 가스보일러’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시스템을 활용한 ‘스마트 온수 기능’으로 기존에 비해 온수 품질을 더욱 향상시켰다. 

사용자의 시간대별 온수 사용패턴을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한 뒤, 사용 예상 시간 전 열교환기를 예열해 빠르게 온수를 공급한다. 여기에 최고급 사물인터넷(IoT) 실내 온도조절기를 장착해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보일러 상태를 확인하고 운전 기능을 조작할 수도 있다.

아울러 보일러 수요 감소를 대체하고 고객 접점을 늘려 새로운 주력 제품으로 발돋움 중인 제품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첫 출시 이후 난방매트 시장의 트렌트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귀뚜라미 3세대 카본매트 온돌’이 대표적이다.

귀뚜라미 3세대 카본매트 온돌은 1세대 전기매트의 전자파, 화재위험과 2세대 온수매트의 누수, 세균, 물보충 등 불편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프리미엄 난방매트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업계 최초 탈부착형 스마트 리모컨을 비롯한 다양한 방식의 컨트롤러 △특허받은 ‘아라미드 카본열선’ △텐셀과 에어로실버 소재를 혼합한 최고급 원단 등 뛰어난 편의성과 난방능력을 결합해 동절기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를 잡고 있으며 올해도 업그레이드된 신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대기환경 오염과 미세먼지가 만성적인 사회적 위기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창문을 열지 않고도 자연 환기를 하는 효과가 있는 ‘귀뚜라미 환기플러스 공기청정시스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공기정화와 환기를 동시에 구현하면서 실내공기와 함께 버려지는 에너지를 회수해 재활용하는 고효율 장치로서 천장 환기구를 통해 기기 한 대로 생활공간 전체의 공기질을 관리할 수 있어 공간 활용도까지 높일 수 있다. 

시장 내 높은 관심도를 반영하듯 3세대 카본매트 온돌과 환기플러스 공기청정시스템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20%, 40% 성장하며 귀뚜라미의 또 다른 효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보일러 회사에서 내놓은 냉방 제품으로 주목받았던 ‘귀뚜라미 창문형 에어컨’도 올해 냉방성능과 각종 편의 기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해 재출시했다.

△냉방 효율은 높이고 운전 소음은 줄인 저소음 듀얼 인버터 압축기 △상/하/좌/우 전 방향 자동 풍향 조절 △유지관리가 편한 이지케어 솔루션 △UV-C LED 살균 시스템 △IoT 원격제어 시스템 등 여름철 숙면을 돕는 최고급 사양을 장착해 더욱 쾌적한 방방냉방을 제공한다.

귀뚜라미가 냉난방공조를 아우르는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일 수 있는 배경에는 2000년대부터 그룹 계열사로 합류한 귀뚜라미범양냉방, 신성엔지니어링, 센추리 등 냉방공조 분야 선도기업들의 탄탄한 기술력이 토대가 됐다. 

원전용 냉동공조기, 냉방기, 냉동기, 공조기, 신재생에너지 등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 중인 계열사들과 시너지 창출을 통해 제품 품질 혁신과 매출 증대라는 선순환의 고리가 효과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9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주)귀뚜라미홀딩스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해마다 최대치를 경신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2,024억원으로 ‘매출 1조원 클럽’을 달성하기도 했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올해 이후도 당분간 국내외 경제 상황이 좋지 않으리라고 예상되지만 시장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품 품질 고도화와 사업 아이템 다각화를 통해 지속 성장의 동력을 확보할 것이다.”라며 “특히 3세대 카본매트 온돌과 환기플러스 공기청정시스템은 올해 각각 전년 대비 30%, 100%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린나이, 세계 최초 수소 전소 가정용 보일러 개발

글로벌 린나이는 지난해 5월 세계 최초 수소 전소 가정용 보일러 개발에 성공했다. 린나이는 호주의 가스공급회사 AGIG의 제안에 따라 2019년부터 수소보일러의 개발을 진행해 왔고 이미 호주의 가스검정기관이 컨셉 모델 평가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2~3년 정도의 실증 후 내구성 및 신뢰성을 검증하여 양산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린나이코리아도 협업해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글로벌 린나이는 에너지절약 성능이 높은 가정용 하이브리드 급탕·난방시스템 ‘ECO ONE(에코원)’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고효율 히트펌프에 대한 온수공급 비율을 높임으로써 작은 탱크용량으로도 동일 성능을 유지할 수 있으며 기존 제품에 비해 CO₂배출량을 약 46%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태양광발전(PV) 전기를 이용해 뜨거운 물을 뿜어내는 ‘PV활용 모드’를 가정에너지관리시스템과 연계하면 날씨 정보와 전기 사용을 바탕으로 효율적으로 온수를 저장할 수 있다. 린나이코리아도 해당 제품의 국내 적용과 양산을 위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린나이코리아의 자체적인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1974년 가스레인지를 국내에 최초로 보급하며 주방문화를 선도해 온 린나이는 가스레인지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기레인지 제품들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인덕션과 라디언트 제품은 물론 인덕션+라디언트, 인덕션+가스레인지의 하이브리드 제품들도 꾸준히 개발해 선보임으로써 단순히 가스기구 전문기업에 머물러 있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2022년에는 인덕션 IH코일 10년 무상보증을 도입하며 기술에 대한 자부심과 고객 서비스에 대한 열의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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