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연료전지 산업 클러스터 조감도.
수소연료전지 산업 클러스터 조감도.

[투데이에너지 최인영 기자]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 기준 발전용 연료전지 보급량 859MW를 기록하면서 세계 최대 연료전지 시장으로 성장했다. 올해 6월에는 수소발전 입찰 시장을 개설하면서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는 반면 원천 기술력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한 수소 클러스터 구축 사업을 지원하면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연료전지·발전분야에는 경북도가 최종 선정되면서 포항 블루밸리 산단 내 기업 집적화 단지를 비롯한 인프라가 조성될 예정이다. /편집자 주

■분야별 생태계 조성

산업부는 2021년 8월 기획재정부가 주관하는 ‘2021년 제5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 개최 결과 수소경제 4대분야 5개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수소 클러스터 구축사업’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4대 분야는 △생산 △저장·운송 △연료전지 △모빌리티 등이며 5개 지역에는 △전북(그린수소 생산) △인천(바이오·부생수소 생산) △강원(저장·운송 인프라) △경북(연료전지·발전) △울산(수소 모빌리티)이 뽑혔다.

경북도는 수소연료전지 인증센터를 기반으로 연료전지 부품 성능평가, 국산화 등을 지원하는 클러스터를 조성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 연료전지 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완제품 제조·설치·운전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핵심 소재·부품 상당수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공급망을 내재화해 관련 산업의 저변을 확대할 뿐 아니라 시장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재·부품 국산화 마중물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산업 생태계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장기면, 구룡포읍 일원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내 28만m²에 수소연료전지 활성화 기반이 조성된다.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국비 627억원, 지방비 670억원, 민자 621억원 총 1,918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기업집적화단지 △장비동 △기업실험동 △국산화 시범동 등을 구축한다.

수소연료전지 국산화를 통해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공급망(Supply Chain)을 구축해 연료전지 산업 활성화를 꾀하는 셈이다. 아울러 관련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

본 사업은 산업부가 총괄하고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전담하고 있다. 경북 포항시와 포항테크노파크가 공동으로 클러스터 추진단, 학계, 연구기관 등으로 이뤄진 전문가 자문위원단을 구성하고 있다.

자문위원회는 △정책개발 △투자유치 및 예산 편성 등 행정지원 △기업 유치·지원 계획 수립 △ 산학연관 네트워크 구축 △소재·부품 성능평가 지원 △핵심부품 국산화 기술지원 △장비운영 및관리 O&M △기술확보 △해외기술 현황 조사 △ 기술자문 △인력양성 등을 뒷받침하고 있다.

경북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 구축사업 개요
경북 수소연료전지 발전 클러스터 구축사업 개요.

■수출 전진기지 확보

포항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는 입주 기업이 자체 개발한 소재·부품의 성능을 시험하고 시범 운전해볼 수 있는 성능평가단지와 국산화 시범단지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클러스터는 크게 △기업 집적화 코어 △부품 소재 성능평가 코어 △연료전지 코어 총 3개로 구성된다.

기업 집적화 코어는 약 20만m² 부지에 수소연료전지 기업 집적 등 생태계 구축과 수출전진기지 육성을 위해 조성된다.

이곳에 완제품 중심 선도기업과 협력 소재·부품기업 등 총 30개사를 유치해 국내 유일 수소연료전지 기업 집적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부품 소재 성능평가 코어는 기업 집적화 코어 옆에 1만1,408m² 규모로 수소연료전지 인증센터와 연계한 연료전지 부품 시험 장비동과 기업 실험동이 들어선다. 소재·부품의 검·인증, 성능 평가 장비 등 연료전지 표준화와 국산화를 뒷받침하는 공간인 셈이다.

연료전지 1기에는 4,000개에서 1만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지만 기업이 이를 평가하기 위한 고가의 장비를 두루 갖추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용량 핵심 소재·부품을 평가할 수 있는 장비시설 20종 26기와 통합평가시스템을 구축해 기업의 소재·부품 개발과 함께 산·학·연·관 기술 협력 네트워크를 지원한다.

연료전지 실증 코어는 8,500m² 부지에 가정·건물용 연료전지 시스템을 실증하는 연료전지 실증동과 대용량 발전용 연료전지시스템을 실증할 수 있는 옥외 공간으로 꾸며진다.

현재 연료전지시스템 7종 24기 총 1.56MW 규모의 실증이 예정돼 있다. 최대 4MW까지 실증 가능토록 설계해 핵심 부품 국산화는 물론 한국수력원자력과 힘을 합쳐 연료전지시스템의 장기 운영, 전문인력 양성, 유지보수 기술 고도화 등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포항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 기업 협의체(가칭)도 운영해 산업생태계 구심점 역할을 하도록 할 예정이다.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주기적인 간담회를 열어 최신 연료전지 기술 동향을 공유하는 등 클러스터 육성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2050 경상북도 수소경제 마스터플랜.
2050 경상북도 수소경제 마스터플랜.

■포항 미래먹거리 사업

포항시는 기존의 철강산업 외에 미래 성장동력으로 수소 관련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이른바 ‘포항시 4+1 핵심산업 육성전략’이다.

핵심 사업에는 △배터리(이차전지) △바이오· 헬스 △수소연료전지 △철강고도화 △환동해 해양관광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연료전지는 화석연료 감축을 위한 에너지 믹스(Energy Mix)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청정수소 전주기 생태계 구축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도 불리고 있다.

제조업 고도화와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포항시는 일자리 창출과 교통·정보 접근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포항테크노파크 자료에 따르면 사업기간 재정 투입으로 인한 고용은 2,631명으로 예상된다. 운영기간(30년) 중 직접 고용 19명, 사업 완료 후 간접고용 1,008명까지 합하면 총 3,658명이 고용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통근 근로자 증가에 따른 대중교통과 추가 진입도로 확대도 예상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 기업들이 한 데 모이는 만큼 기업간 시너지 향상도 기대하고 있다.

클러스터 내 신규 기업이 입주하면 새로운 인구 유입도 예상할 수 있다. 사업을 통해 총 1,923명의 인구 유입 효과를 예상하고 있으며 기업 종사자들의 부양인구까지 고려하면 지역 내 인구 증가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항테크노파크 관계자는 “클러스터 내 건축물의 내진설계를 거쳐 지진 등 재해발생 시 주민대피소로 활용하는 전략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장기 국고 지원 절실

우리 정부는 수소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2019년 수소경제활성화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에는 2018년 307.6MW 수준이던 발전용 연료전지 보급량을 △2022년 1.5GW(내수 1GW) △2040년 15GW(내수 8GW)까지 확대한다고 제시했다.

올해 3월에는 산업부 제2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연료전지 수출산업화 비전 선포식 당시 2030년까지 연료전지 수출 물량 누적 1GW, 수출액 누적 30억달러 달성 등 에너지 르네상스 실현 의지를 담은 비전을 발표했다.

국내 업계는 제조·설치·운영 등 보급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까지 누적 약 3억5,000만달러 (111.6MW)의 해외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완제품 제조·설치·운전 기술에는 우수한 경쟁력을 갖춘 반면 핵심 소재·부품 상당수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제품 고부가가치화와 가격 절감에 한계를 지니고 있다.

시스템 설계·조립, 장시간 운전, 시공·서비스 등 기업집적화를 통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산업화 기반 시설이 부족할 뿐 아니라 관련 인프라를 유기적으로 이어줄 구심점도 부재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를 통해 시제품과 완제품의 실증 시험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핵심 부품의 신뢰성을 확보해 수출 산업화의 물꼬를 트는 기반이 하루 빨리 조성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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