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차기영 기자] 한국에너지학회가 주최하는 에너지분야 최고 교류의 장 ‘2023년 한국에너지학회 추계학술발표회’가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차세대 그린 수소에너지 생산 및 활용 기술’ 특별세션 주제발표에 나서는 유성종 KIST 수소연료전지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을 만나봤다. /편집자 주 

현재의 에너지 수급 불균형 문제와 기후 변화 문제에 대응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원 개발이 시급하며 그에 대한 대안으로 수소에너지는 소형전원에서 자동차, 발전용 등의 그린에너지 전력원으로 각광 받고 있으며 향후 파급효과가 큰 연구 분야이다. 

유성종 KIST 수소연료전지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수전해 및 연료전지 전극에서 사용되는 고가의 귀금속 촉매를 경제적으로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화학적 합성법과 양산화 공정을 개발해 촉매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귀금속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데 20년동안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귀금속 사용량을 약 40% 감소시키고 기존 귀금속 촉매 성능을 8~10배까지 향상시켰다. 이러한 연구는 Nature,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 등에 발표돼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사업계에 기술이전으로도 성과를 이뤘다. 

유성종 연구원은 약 20년간 270여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최근 5년간 107편의 SCI 논문과 국내외 등록특허 125편을 보유해 수소에너지 및 전기화학 촉매 소재 및 시스템 분야의 선도적인 연구자로 평가되고 있다. 

유성종 연구원은 이번 학술대회에 참여한 계기로 “에너지는 현대 사회의 핵심적인 이슈로 부각되어 있어 수소에너지 관련 학문과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느껴졌고 수소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솔루션 및 기술 개발을 통해 환경 문제와 에너지 안보에 대응하는 중요한 과제로 인식됐다”고 전했다. 

또한 “본 학술대회는 에너지 관련 분야에서 최신 연구 결과 및 기술 동향을 접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로 인식돼 이를 통해 최신 연구 동향을 파악하고 다양한 연구자들과 의견을 교환하며 네트워킹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유성종 연구원은 이번 학술대회에서 ‘차세대 그린 수소에너지 생산 및 활용 기술’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산화·환원 반응을 통해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한다. 이러한 반응을 촉진하기 위해 활용되는 것이 바로 촉매이며 산소 환원 반응을 촉진하는 촉매가 전체 연료전지의 효율과 가격을 결정짓는다. 

유성종 연구원은 “현재 대부분 연료전지에 적용되는 촉매인 백금(Pt)은 높은 가격과 낮은 내구성 등의 이유로 새로운 연료전지 촉매 개발의 필요성을 키워왔다”면서 “이러한 가운데 최근 본 연구팀은 초미세 나노튜브 신소재를 활용해 우수한 산소환원 반응 성능과 높은 안정성을 가진 금속인 금속 칼코게나이드 나노튜브를 합성하는데 성공하며 학계로부터 주목받은바 금속 칼코게나이드 나노튜브를 수소연료전지의 촉매로 적용한다면 높은 효율과 안전성을 토대로 백금 촉매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간 우수한 성능과 높은 내구성이라는 촉매의 조건을 동시에 충족시키고자 채택된 대부분의 전략은 결국 소재의 구조 및 합성을 복잡하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져 다양한 물질에 적용되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이에 유성종 연구팀은 간단한 합성 방법 및 복잡하지 않은 구조를 통해 성능 및 내구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방법을 모색했다면서 연구에 성공한다면 향후 촉매 설계에 있어 주요한 지표가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전했다.  

이번 연구는 촉매 활성에도 불구하고 낮은 안정성으로 인해 사용이 제한되어온 물질인 루테늄 칼코게나이드를 단일벽 나노튜브 형태로 합성해 내구성을 대폭 향상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해당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Advanced Evergy Materials'에 게재됐다.

칼코겐은 주기율표상 제16족에 속하는 원소로 ‘산소족 원소’라 불린다. 칼코겐 원소가 전이금속 원자와 결합하면 금속 칼코게나이드라 불리는 2차원 시트 구조의 반도체 물질이 되는데 그 형태는 다양하며 각기 다른 전기적, 광학적, 촉매적 활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촉매 성능을 보유한 것은 1T(1층의 Tetragonal)상 물질이다. 

유성종 연구원은 “공기 노출, 전기화학 반응 등 외부 활성에 노출되면 촉매 활성을 잃는 등 치명적 한계로 인해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이에 본 연구팀이 택한 방법은 준안정상의 ‘루테늄 칼코게나이드 나노튜브’를 1nm 미만의 초미세 직경을 갖는 나노튜브 형태로 합성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나노튜브 형태가 지닌 높은 표면 곡률은 커다란 장력을 유도함으로써 연료전지 구동 중에도 촉매의 원자 배열이 안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유성종 연구팀은 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직경 및 원자 배열 등을 제어하여 가장 안정된 형태의 나노튜브 촉매를 개발하고자 힘썼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연구는 친환경 연료전지 기술 상용화를 앞당기는 것은 물론 전기화학 기반의 이산화탄소 전환 환원 반응, 수전해 반응 등 고활성 고내구성 촉매와 전극 등 다양한 에너지 변환 장치의 촉매 재료로 활용되어온 루테늄 계열 재료의 확장성을 극대화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에서 발표한 차세대 연료전지인 음이온 교환막 연료전지 (AEMFC)는 양이온 교환막 연료전지 (PEMFC)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AEMFC의 경우 PEMFC에서 주로 이용되는 고가의 Nafion 계열 대신 저가의 탄화수소계 전해질이 이용되는 장점이 있다. 

AEMFC는 액체 전해질을 이용하는 전통적인 알칼리 연료전지(alkaline fuel cell; AFC)의 변형된 형태로써 전해질 소재로 중성의 조건에서 높은 전도도를 가지는 고체 전해질막을 이용하기 때문에 AFC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점 △전해질의 강한 부식특성 △공기 내의 CO2에 salt 침적 △액상 전해질 사용에 따른 sealing 및 압력 관리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알려져 있다. 

또한 PEMFC는 현재 거의 모든 핵심 소재를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AEMFC 분야는 아직까지 뚜렷한 선두 주자가 없는 바 이 분야의 원천 소재를 국내에서 먼저 개발하는 경우 새로운 산업 창출과 더불어 연료전지와 관련된 산업에서의 국제적으로 주도적인 위치에 설 수 있으리라 판단된다.

유성종 연구원은 “연료전지에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구성요소이며 연료전지의 성능을 결정하는 막전극접합체를 자체적으로 생산함으로 해서 수출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된다”며 “이러한 AEMFC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AEMFC의 낮은 연료전지 성능으로 인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지 않아 상용화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인 바 본 연구는 우수한 성능과 높은 내구성이라는 두 가지 조건 동시 충족하는 금속 칼코게나이드 나노튜브 촉매를 통해 극복했다”고 말했다. 

차세대 연료전지인 AEMFC는 수소 활용 기술 중 가장 경쟁력 있는 기술로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적 기술을 확립하기 위해선 핵심 소재와 부품의 혁신적인 개발이 필수이다. 

유성종 연구원은 “이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며 신기술 분야 경쟁 체제에 대한 사전 대비가 필수적이다”면서 “상용 PEMFC와의 경쟁을 위해 고용량 고내구성 AEMFC 시스템의 개발과 구축을 촉진하고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용량 AEMFC 시스템 개발을 통해 기존 발전 및 수송용 PEMFC 시스템과의 핵심기술을 통합하고 그린수소 생산-저장-활용 벨류체인 설계가 가능한 그린수소 활용 실증단지를 구축해 중장기적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성숙된 AEMFC 시스템 및 소재 기술에 기반한 중단기적 실증 데이터를 확보하고 미래 차세대 연료전지 기술의 선제적 지원을 통해 그린수소 활용 기술의 진보성을 보장하는 정책 일관성이 중요하다. 

유성종 연구원은 본 학술대회를 통해 차세대 연료전지에 대한 많은 관심과 참여로 수소경제의 발전과 혁신을 도모하며 그린수소 기술의 진보와 활용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한국에너지학술대회의 발전을 위해 유성종 연구원은 “대회의 다양한 참가자들에게 더욱 열린 플랫폼을 제공하고 국내외 에너지 전문가들과의 교류를 강화해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하며 청년 연구자들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 및 세션을 마련해 젊은 연구 인재들의 참여와 활발한 토론을 유도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과의 간담회나 워크숍 등을 마련해 실무 지식을 보다 심도 있게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기술 및 연구 분야에 대한 발표와 토론을 활성화해 미래 에너지 산업의 방향과 전망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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