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영삼 한국가스공사 가스연구원 박사

[투데이에너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이 속출함에 따라 수소경제 시대로의 전환을 위한 탈탄소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세계 탄소 배출량은 2019년 기준 511억톤으로 발전, 수송, 산업 부문이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이들 3개 부문 배출량은 약 7억톤으로 국내 총 배출량의 79%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들 부문의 탈탄소화는 2050년 넷 제로 달성의 핵심이라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한 수소경제 달성을 위해 많은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수소경제 달성을 위한 수송 분야 탄소 배출 저감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기차와 수소전지차 보급 확대 및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한 보조금 및 정책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전기차는 2023년 5월 말 기준 누적 등록 대수는 약 45만대로 2021년 말 23만 대에서 1년 만에 2배 증가했고 전기차 충전기 보급 대수 또한 2022년 말 기준 누적 약 19만4,000기가 보급되는 등 활발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수소전지차 총 6만7,000대 보급과 수소충전소 310기 구축이 계획됐지만 실제로는 수소전지차 2만 9,000 여 대, 수소충전소는 209기가 설치되는등 당초 목표보다 미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전지차는 전기차보다 빠른 충전 및 장거리 운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높은 차량 가격과 튜브 트레일러를 이용한 압축 수소 공급 방식의 비효율성 그리고 충전소 보급 확대 난항등 으로 인해 수소전지차 보급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수소전지차는 소형차보다는 트럭 등 상용차에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있어 향후 액체수소를 연료로 하는 수소전치차 보급으로의 변화가 예상된다.

그러나 LNG 자동차 보급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액체수소 자동차 보급 환경을 구축하려면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따라서 수소전지차 보급 확대를 통한 수송 분야 탄소 배출 저감 달성이 어렵다면 수송 분야는 전기차 중심으로 보급을 확대하고 전기차에 전기를 공급해 주는 발전 분야에서 수소 사용을 통해 탄소 저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 하겠다.

지금까지는 수소를 얻고자 화석연료 개질이나 부생수소 정제를 활용했지만 향후에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로 인해 잉여 전기로부터 생산되는 수소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앞으로는 이렇게 얻은 수소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 것이다.

이에 따라 합성에너지인 e퓨얼이 관심 받고 있다.

e퓨얼은 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되는 수소와 대기 중 또는 발전소 배기가스로부터 포집되는 이산화탄소를 반응시켜 얻게 되며 반응 조건과 사용 촉매에 따라 메탄, 가솔린 등과 다양하게 합성할 수 있다.

이러한 e퓨얼은 기존 공급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e메탄의 경우 천연가스와 높은 호환성을 가지고 있으며 대기 중 또는 발전소 배기가스로부터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활용하기 때문에 배출 저감 효과가 매우 크다.

e메탄은 기존 천연가스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며 천연가스의 이산화탄소 발생에 대한 우려를 감소시켜 청정연료인 천연가스 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유럽연합(EU)에서도 2035년부터 휘발유·디젤 등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공식 채택했으나 e-Fuel을 사용하는 내연기관차는 계속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추세다.

수소경제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천연가스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으며 지금 가용한 청정에너지를 잘 활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에 따라 현 단계에서는 천연가스 시장, 특히 LNG 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며 수송 분야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천연가스 자동차 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파이프라인 천연가스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초저온 LNG 시장을 활성화할 필요성이 있으며 이를 통해 연관 초저온 산업 육성과 함께 수소경제 시대에서 요구되는 가스 관련 기자재 산업을 활성화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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