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선가에도 불구하고 LNG선 수주잔량이 역대급 기록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삼성중공업 제공
높은 선가에도 불구하고 LNG선 수주잔량이 역대급 기록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삼성중공업 제공

[투데이에너지 박찬균 기자] 계속되는 신조선가 강세에도 LNG운반선 일감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가운데 올해까지 붐을 이루었던 발주가 공급 한계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내년에는 점차 수요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Clarksons Research에 따르면, 지난 1~9월 세계 조선사들이 기록한 신규 LNG선 수주량은 42척, 368만CGT로 양호한 수준이지만 사상 최대물량이 발주된 2022년 실적에 대한 기저효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9.6%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조선사들 역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수주한 742만CGT(168척) 선박들 중 LNG선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8.2% 급감세를 나타냈지만 전체 수주 선종 중 36.3%를 차지해 여전히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들어 발주량이 수그러드는 모양새지만 조선업계의 LNG운반선 수주잔량은 현재 319척(10만 CBM 이상급)으로 전체 LNG선대 670여척의 절반 수준에 달해 있다.

글로벌 선박 시장 동향을 분석하는 Howe Robinson Partners는 지금까지 본적 없는 놀라운 기록이라며, 신조선가가 큰 폭으로 증가함에도 나타난 결과라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1년 전 1억 7,000만~1억 8,000만달러 가량이었던 LNG선 건조가 최근에는 2억6,000만~2억 6,200만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선박 수요가 그칠 줄 모르고 지속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운임 시장 강세와 조선소 도크 확보 경쟁으로 인해 장기 용선계약 없이 투기적 성격의 발주도 증가한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천연가스 교역량 중 LNG 비중은 2018년 약 35%에서 2022년 46%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스 의존도 저감을 위한 유럽의 공급선 전환과 해상 수입 증가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LNG 액화 설비 확충 등 처리 능력이 증가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이러한 긍정적 전망에도 불구LNG선은 지난 수년간의 집중적 발주로 필요 물량에 다다르고 있어, 점차 수요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양종서 선임연구원은 올해 3분기와 내년도 해운 조선업 전망에서 오는 2024~2026년 기간 연간 80척 이상, 1,400만CBM급 이상 규모 LNG선이 인도될 것이라며 “연간 인도 예정량은 당해 연도 연초 예상 선복량의 12% 이상에 해당하는 막대한 물량으로, 매우 큰 폭의 수요 증가가 매년 뒷받침되지 않는 한 시황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준”이라고 전망했다.

비록 유럽의 수요가 확대됐으나 에너지 안보차원에서 LNG 수요를 억제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2030년 에너지 피크를 선언한 중국 역시 2020년대 중후반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화석연료인 LNG의 공격적인 수요증가를 기대하기도 어려워 수요예측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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