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계연구원 박사 송찬호

[투데이에너지] 탄소중립에 대한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절약 기기인 히트펌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집중되고 있다.

2021년 탄소중립기본법이 통과되는 등 탄소중립에 대한 정책적 목표가 법제화되었고 국내의 경우, 산업 에너지 수요의 80%를 담당하고 있는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해 산업 부문의 전기화, 산업용 고온 히트펌프의 도입이 매우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 정책 동향을 살펴보면, 2050 탄소중립 에너지기술로드맵(‘21.12, 산업부, 에너지기술평가원)에 히트펌프 적용 범위 확대 중심의 에너지 설비 전기화 전환이 추진되었고, 탄소중립녹색성장 기술혁신 전략(’22.10, 관계부처 합동)에서 민간 주도 임무 중심의 탄소중립 기술혁신 등 3대 방향 제시 및 히트펌프 기술이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에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기술은 탄소 다배출 산업(철강, 석유화학 등)의 저탄소 전환과 직결된 기술이며 2024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 조정안(‘23.8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강조하고 있는 바이다.

500도 이상의 고온 공정열 수요를 제외하면 이전의 사설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100도 이상 500도 이하의 고온 공정열 수요는 30~40%에 달하고 있다(Rehfeldt et al. (2018) Energy Efficiency).

이를 히트펌프의 공급열로 대체하면 매우 효과적이나 150도 이상의 고온열을 공급하는 히트펌프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온 히트펌프의 개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매우 당연하다.

산업용 고온 히트펌프 시스템은 저온 폐열원을 활용하여 COP 1.5 이상의 고효율 열에너지 공급이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신재생 전원을 활용하여 무탄소 혹은 저탄소 공정 열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다.

고온 축열과의 연계를 통하여 불안정한 신재생 전원 공급 및 열에너지 수요 변동에 대응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최고 생산 온도 200도급의 산업용 고온 히트펌프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가장 큰 난관은 고온영역에 대응 가능한 냉매/압축기/윤활유 종류가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기계연 구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고온 히트펌프는 자연 냉매인 공기(Air)를 작동 유체로 한 역브레이튼 사이클(Reverse Brayton Cycle)을 채택하여 300도 급의 산업용 히트펌프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산업부문 열에너지 중에서 300도 이하 열공급의 비중은 약 40%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고온 히트펌프 개발이 완료되어 산업 현장에 적용한다 면 약 71.1 백만톤 CO2eq.의 온실가스 감축을 기대할 수 있다.

기술적으로 좀 더 살펴보면 압축기 (compressor), 팽창기(expander)가 있으며 그 사이에 고온부 열교환기, 저온부 열교환기가 구성되어 있다.

압축기 토출 후의 작동 유체(Air)는 300도 이상의 고온 상태가 되며 고온부 열교환기에서 다른 기체(공기 등)와 열교환하게 된다. 열교환 후 온도가 낮아진 작동 유체가 팽창기를 통과하면 0도 이하의 저온까지 온도가 낮아지게 되는데 저온부 열교환기를 통하여 냉열을 저장할 수 있다.

이후 높은 온도의 산업 폐열을 회수하여 100도 가까이 되는 고온의 작동 유체가 압축기로 유입되게 된다.

열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중의하나가 축열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다.

히트펌프에서 발생한 고온열을 바로 산업 공정열로 투입할 수 있으나 고온열의 발생 시점과 사용 시점이 다른 경우에는 열을 저장하였다가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300도 이상의 고온열을 저장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물에 저장하는 방식과는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

저렴한 비용으로 쉽게 고온 축열하는 방법은 고체 축열 방식으로 콘크리트 등에 저장하고 필요할 때 다시 열을 회수하여 사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이에 대한 연구는 초기 단계이나 본격적으로 활용할 시기가 되면 매우 효과적인 방법으로 응용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현재 고온 히트펌프를 포함하여 히트펌프에 관한 연구, 교류 등은 매우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산업부에서도 한국-독일 간 국제 교류에서 히트펌프를 주요 의제로 삼아 온라인 워크샵을 진행하는 등 많은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일부 대기업은 히트펌프를 신규 사업으로 눈독을 들이고 있고 대한설비공학회에서는 최근에 발간한 기술로드맵에 히트펌프를 수록하여 홍보를 하고 있다.

이제 탄소중립의 솔루션은 히트펌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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