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SOEC 전용 스택 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SOEC 전용 스택 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투데이에너지 최인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고온에서 수증기를 전기분해해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고온수전해 스택을 개발하면서 해외 기술격차를 좁히고 있다.

해외 상용 스택 대비 작동온도를 100~200℃ 저감하면서 생산효율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은 수소융복합소재연구실 김선동 박사 연구진이 고온수전해 스택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스택은 수증기 분해에 최적으로 설계돼 있어 해외기술에 비해 낮은 작동온도로도 높은 수소 생산효율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온수전해 기술은 수증기를 전기분해하는 방식으로 850℃에 이르는 고온 수증기를 활용하기 때문에 저온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전기를 사용한다. 대용량 수소 생산에 적합한 기술인 셈이다.

현재까지 기술 대부분은 유사 기술인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의 설계를 그대로 도입해 제작되고 있으나 에너지연이 개발한 고온수전해 스택은 초기 설계 단계부터 수증기 전기분해에 최적화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5셀 적층 스택 성능 분석 자료./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5셀 적층 스택 성능 분석 자료./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고온수전해 연료인 수증기가 SOFC의 연료인 수소와 큰 유동 특성 차이를 가지는 점에 주목했다. 수증기는 수소보다 부피가 크고 점성이 낮아 스택 내부에서 수증기가 흐르지 못하면 셀의 촉매 층에 고르게 분포되지 못해 효율이 저하된다.

이에 연구진은 수증기 유동 특성에 최적화된 분리판을 설계해 유동 균일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뛰어난 성능을 갖추는 데 성공했다.

또한 고온수전해 전용 스택은 대용량 수소 생산에 적합한 형태의 전극 지지형 셀을 적용했다. 전해질 지지형 셀 해외 기술 대비 100~200℃ 낮은 650~750℃ 온도에서 작동해 소모 전력은 줄이면서 수소 생산 효율은 높였다.

스택이 750℃의 온도에서 작동할 경우 하나의 셀로부터 저위발열양 기준 100%에 달하는 전기 효율로 시간당 약 32L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스택은 30개의 셀로 구성되는데 이 경우 시간당 약 1,000L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이번 기술은 에너지연이 자체 설계했으며 스택 제작에 필요한 밀봉재, 금속분리판 등의 주요 부품은 모두 국내 소재와 설계·제조기술로 구현했다.

김선동 박사는 “이번 성과는 우리나라 고온수전해 기술을 강화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저렴한 그린수소 대량생산을 위한 고온수전해 기술 상용화가 곧 현실이 될 가운데 현재 개발 중인 고온수전해 전용 셀의 성능뿐만 아니라 내구성을 기존 상용품 대비 대폭 높여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 중심 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핵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에너지연이 총괄 주관기관으로 국내 9개 산·학·연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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