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성 중앙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투데이에너지]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 언급된 이후 디지털 사회로서의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기술 혁신은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에서 비롯되었는데, 특히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이 우리 사회를 디지털 사회로 전환시키는 주요 원동력이다.

아날로그 형식의 정보나 문서를 전자화된 디지털 형식의 정보나 문서로 변환하는 것을 다지털화라고 한다.

사실 디지털화는 컴퓨터가 사용된 이래로 문서나 그래픽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디지털화 자체가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또한 디지털화의 기본 목적이 전자화를 통하여 작업 방식을 더 간단하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유형의 비즈니스라기보다는 생산성 향상의 도구 정도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이러한 디지털 기술이 기존의 디지털화의 영역을 넘어 인간의 행동, 사회적 관계, 생산과 소비 활동 등 더 많은 다양한 정보를 디지털화하면서부터 한 단계 진보를 이루게 된다.

즉 디지털 기술이 기존의 인간활동으로부터 예측하지 못한점들을 개선할 수 있게 되고, 사회 변혁에 이바지 하면서부터 디지털 사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디지털화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디지털화는 에너지의 생산, 저장, 유통, 소비 등 에너지 산업 생태계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생태계는 기존의 일방적 UI를 벗어나 보다 능동적인 플랫폼을 활용해 새롭게 형성되고 공급자를 중심으로 한 기존의 단선적 가치사슬이 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다차원적 가치사슬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에너지 분야의 디지털화 사례로 공장 에너지관리시스템(FEMS, Factory Energy Management System)이 있다.

사실 산업부문의 디지털화의 시작은 스마트 공장(smart factory) 이다.

스마트 공장은 제조 공정의 모든 측면을 디지털화하고 자동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공장 운영을 최적화하고, 생산 효율을 향상시키며 제품 품질을 개선하고, 비용을 절감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FEMS 역시 공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만 에너지 활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분석, 제어해 에너지 효율 향상과 에너지 절약을 목표로 하는 방향에서 차이가 있다.

FEMS는 기술개발과 보급사업 등으로 다양하게 도입돼 왔다.

공장 내의 에너지 사용현황을 분석하기 위해 다양하게 도입돼 왔는데, 공장 곳곳에 센서를 설치해 생산 공정에 대한 에너지 정보 수집을 통해 실시간으로 에너지 소비를 분석한다. 

현재 수준의 FEMS가 기여한 에너지 효율향상성과도 적지 않지만 아직은 생산성 향상 수준에서 크게 나아가지는 못한 상황이다.

향후 FEMS가 더 고도화된다면 현장 관리자가 알아차리지 못한 정보를 찾아내어 더욱 효과적으로 공정 에너지를 관리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에너지의 디지털 혁신 차원에서 FEMS는 어디까지 기여할 수 있을까? 단순히 생산성 향상이 아니라 앞으로 높아질 미래가치까지 예측해 줄 수 있다면 어떨까?

일례로 공장 폐열 활용을 고려해 보자. 폐열은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의 일부로 대기중으로 방출되거나 사용되지 않는 상태로 남는 열에너지로 정의된다.

폐열 활용은 이러한 폐열을 다른 공정에 혹은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재사용하는 기술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폐열을 이용하면 에너지 효율이 향상되고, 비용 절감이 되며, 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여기서 공정에서 공급되고 소비된 모든 에너지의 흐름을 파악하는 에너지밸런스(energy balance) 분석이다.

이미 구축된 FEMS를 활용하여 에너지밸런스 분석을 진행하고 이로부터 실제 폐열의 조건과 활용할 수 있는 열원의 조건에 매칭시킬 수 있을 것이다.

실제 공정 분석에서 에너지밸런스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고 공정 에너지 최적화 과정에서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물론 에너지밸런스를 위해서는 더 많은 디지털 정보가 필요하고 보다 높은 수준의 FEMS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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