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투데이에너지 DB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투데이에너지 DB

[투데이에너지 박찬균 기자]  글로벌 에너지 산업을 청정에너지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화두에 대해 주요 에너지업계 대표들이 반박에 나섰다. 이들 대표들은 인류가 석유나 가스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은 환상이며 에너지전환 정책을 서두르다가 일이 잘못될 경우 엄청난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글로벌 에너지 콘퍼런스에서 세계 최대 석유 생산업체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는 “석유와 가스를 점차 퇴출하겠다는 환상을 버리고 대신에 수요를 반영해 이에 적절히 투자해야 한다”고 말해 업계 관계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전기 자동차나 태양광, 풍력 발전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올해 석유 수요는 하루 1억4,000만 배럴의 신기록을 달성할 것이라면서 이런 추세는 조만간 특히 2030년에 석유 수요가 정점에 달할 것이라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예측이 틀렸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세르는 “대체 에너지는 지금 기준이나 가격으로 탄소연료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다른 석유업계 대표들도 비슷한 입장의 의견을 내놨다. 장 폴 프레이츠 페트로브라스의 CEO 는 서두르기보다는 신중해야 한다면서 “서둘러서 일이 잘못되면 우리는 결코 잊지 못할 위기를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런 우즈 엑손 모빌의 CEO도 청정 연료에 관한 규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면서 현재의 탄소 포집과 저장방식은 높은 비용과 시장 인센티브 부족 때문에 바람직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장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천연가스 공급 시설에 대한 세제 혜택을 보류하면 엑손 모빌은 자사가 추진 중인 세계 최대 저탄소 수소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멕 오닐 우드사이드 에너지의 CEO도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은 비현실적이라면서 에너지 전환에 대한 논쟁은 “감정적인 양상이 됐으며 이 경우 현실적인 대화를 하기가 더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은 “부정할 수 없고, 불가피하며, 필요한 세계 에너지 시스템의 재배치”라고 반박했다. 그는 미래에도 화석 연료는 필요할 것이라면서 탄소를 제거하는 기술들은 “불을 계속 켜놓은 채 청정에너지 해법을 계속 추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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