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이 조사재료 열화평가 실증시험시설 테스트를 위해 로봇팔을 조작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 제공
연구원이 조사재료 열화평가 실증시험시설 테스트를 위해 로봇팔을 조작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 제공

[투데이에너지 이성철 기자]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원전 내부와 같은 고온․고압 환경에서 중성자에 의해 방사화된 소재의 열화 현상을 평가할 수 있는 ‘조사재료 열화평가 실증시험시설’을 준공했다.

이에 따라 부품 소재의 특성 변화를 파악하고 방사화된 소재를 직접 실험할 수 있게 됐다.

원자로 계통의 주요 구조부품은 고온․고압의 냉각재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특히 핵연료와 근접해 있는 부품의 경우 많은 양의 중성자에 노출돼 화학적․물리적으로 성질이 나빠지는 열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재료가 늘어나거나 질긴 정도가 줄어드는 조사취화(irradiation embrittlement), 재료 내부에 빈 공간이 생기면서 부피가 커지는 부피팽윤(void swelling), 재료에 균열이 발생하고 부식이 빨라지는 조사유기응력부식균열(IASCC, Irradiation Assisted Stress Corrosion Cracking) 등이 있다.

이 중 IASCC는 전세계적으로 원전 내부 구조부품에서 다수 발생한다고 보고돼 원인 규명을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관련 연구에 비방사화된 소재를 사용하거나 중성자 조사재료를 모사한 양성자 조사재료 등을 활용했다.

이로 인해 중성자 조사재료를 직접 활용한 연구에 비해 재료열화 특성을 정확하고 정밀하게 실증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재료안전기술연구부 최민재 박사 연구팀은 원전 내부와 동일한 환경인 최대 온도 360℃, 압력 200기압 이상에서 중성자 조사재료의 부식 균열 및 부식 속도 측정 등 열화평가 시험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했다.

연구팀은 중성자 조사재료의 내부 특성을 평가할 수 있는 IASCC 실증장비를 개발하고 일반시험구역에서 시운전을 통해 장비 운용 기술을 확보했다.

이후 중성자 조사재료 취급이 가능한 납차폐 핫셀과 외부 원격조정을 위한 로봇팔 및 반력 암(arm) 등을 제작해 설치하고 핫셀 내에 IASCC 실증장비 2대를 설치함으로써 H-MAP을 완성했다.

이번에 준공한 실증시험시설로 국내에서도 원전 모사 환경에서 방사화된 소재를 직접 실험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원전에서 장기간 사용된 부품 소재에 대한 평가 데이터를 확보해 재료 건전성 및 수명을 예측함으로써 원전의 안전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연구팀은 향후 시설 내에 정밀가공설비, 3차원 디지털 현미경, 계장화 압입 시험기 등의 실험 장비를 추가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나노미터 수준의 정밀 분석이 가능하도록 주사전자현미경 및 이온빔집속장비 등과의 연계도 추진한다.

김동진 재료안전기술연구부장은 “이번에 준공한 조사재료 열화평가 실증시험시설은 가동 원전의 안전성 향상뿐만 아니라 향후 SMR 등 차세대 원자로 부품 소재 기술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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