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류법'의 잘못된 인식 바꿔야
'배류법'의 잘못된 인식 바꿔야
  • 이성민 한국부식학회 전기방식위원장 · 한국가스공
  • 승인 200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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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국내 가스법의 잦은 개정으로 가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혼동이 적지 않았다.

국민정부 출범 후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과 함께 규제개혁위원회가 발족되는 등 규제개혁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하면 오히려 강화돼야할 안전부분까지 규제를 완화해야 하는 일이 생겨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가스산업도 계속 발전하고 또한 국민의식도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가스법의 올바른 개정은 긍정적으로 인식돼야 할 것이다.

본지에서는 가스법의 현실적인 문제점과 개선점을 정책에 반영, 21세기 나아가야 할 제도방향을 짐작하고자 과거 가스법의 흐름을 돌이켜 참고 삼고자 한다.

<편집자주>



일제시대의 가스관계법령

1910년 한일합방으로 일제하의 국내 가스산업분야는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조선총독부에 모든 권한을 넘겨줘야 했다.

메이지유신으로 일찍이 서구의 산업과 문명을 받아들인 일본은 서둘러 석탄, 가스 분야에 진출하게 되고, 1907년에는 일본인이 대주주가 돼 일한와사주식회사를 설립하는 등 석탄 가스를 본격적으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압축가스 및 액화가스분야에서도 일본질소비료(주)가 투자한 조선질소비료(주)를 1927년에 설비, 화학분야의 식민 공업화를 주도하였고, 1937년에는 일본 굴지의 산소 회사인 제국산소가 서울에 압축가스제조 공장을 설립하기도 했다.

이렇듯 가스사업의 조선 진출이 활발해지자 일본은 자국 산업인의 보호와 조선인들의 가스 산업 참여를 규제하기 위해, 1920년 6월 조선총독부령 제90호로 가스사업취체규칙을 공포하고 동년 8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어 3년 뒤인 1923년 4월10일, 일본은 가스사업법을 법률 제46호로 공포했다.

가스사업취체규칙은 모두 35조로 구성됐고, 가스사업법은 모두 27조로 구성됐다. 그러나 가스사업취체 규칙은 1961년 12월31일 폐지됐다.



격변기의 가스관계법령

해방을 전후하여 일본인들이 운영하던 시설을 인수하거나 불하받은 고압가스 업계는 부분적인 합병과 상호 변경을 거쳐 대부분 정상 가동되었으나, 미 군정에 의해 1947년 12월30일 군정 법령 제158호 ‘허가권의 이관 및 폐지에 관한 건' 제5조제3항에서 제조장 관리에 관한 각 도령 중 제조장에 관한 허가사항이 폐지됨으로써, 허가제로 묶여 있던 고압가스제조장 관리규정이 완화하게 됐다.

다만 조선시가지계획령만은 그대로 둬 수도권 일부 지정 지역에서의 제조장 설치를 인가제로 취급하였다. 이로 인하여 대상 공장의 동력 관계와 시가지계획령에 의한 공업지역 여부 등은 지역의 적부를 검토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이에 따라 위해 방지를 위해 배려돼야 할 고압가스 제조시설과 제품 등 기술적 단속에 대해서는 적용할 법적 근거가 없었으므로, 이 시기는 위험으로부터 방임된 상태나 다름이 없었다.



‘압축가스 등 단속법’의 제정

6·25 전쟁 이후 위축되었던 고압가스 공업은 전후 복구 사업과 공업화 정책으로 인하여 급속하게 발전을 이루었다. 아울러 용도도 공업용에서 연료용, 소화용 등으로 다양해져 갔으며, 소비량도 점차 늘어가고 있었다. 1960년 당시만 해도 전쟁 직후에 비해 많은 고압가스 제조공장이 새로 설립되었다. 그러나 고압가스의 사용이 늘자 그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여 공공의 안전에 중대한 위협을 줄 상황에 이르기도 했다. 당시 고압가스는 기술상 구비해야 될 시설과 안전이 보장된 상태에서 취급을 하지 않으면 폭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아무런 단속 법규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 같은 시점에서 정부는 고압가스가 갖고 있는 물리적·화학적 특성으로 인한 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관련 산업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고압가스의 제조, 저장, 운반, 소비 등 취급 과정 전반에 걸쳐 강력히 규제하는 것을 내용으로 기본법 제정을 서두르게 됐다.

이 무렵 고압가스는 산소, 수소, 아세틸렌 등 공업용 일반가스가 주류를 이뤘으며, LPG는 미군 부대 유출품 등으로 비정상적인 유통 경로를 통해 극소량이 유통됐다. 따라서 단속 대상이 지극히 한정됨은 물론 사고의 발생도 산소, 아세틸렌의 일부에 국한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의 입법을 서두르게 된 것은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실시되면서부터였다. 그해 10월에 대한석유공사가 설립되었을 뿐만 아니라 유공의 울산정유공장이 가동되면 가스의 생산과 소비가 대량화될 것이 예측되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그로 인한 사고의 발생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고 이로 인해 위해를 방지하기 위한 법률 제정이 서두르게 된 것이었다.

이에 따라 1962년 12월24일 ‘압축가스 등 단속법(법률 제1221호)'은 5·16이후 국회가 해산된 시점에서 당시 국가재건 최고 회의에 의해 제정, 공포되었다.



가스관계법령의 개편

본격적인 가스관계법령의 개편작업은 1973년 2월7일 법률 제2494호로 고압가스안전관리법이 제정·공포되고 동년 8월, 10월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제정·공포되면서 부터였다.

이 시기에 새롭게 제정·공포된 내용을 보면 △허가대상 법위규정 및 확대 △공급자 의무부과 △보안책임자 제도 신설 △시설검사제도 신설 △시설검사제도 신설 △위해예방제도 신설 △사용신고제도 △용기 내용연한 및 기구제조, 교육 등을 주요 골자로 했다.

한편 동년 9월1일 압축가스등 단속법은 폐지됐다.

이어 78년 12월5일 도시가스사업법이 제정·공포됐으며, 79년 동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제정됐다. 그러나 사실상 신규제정된 것과 동일한 부분이 대부분이었다.

공사가 정비계획을 세우게 된 이유는 당시 고압가스안전관리법과 가스사업법의 2개 법체제는 법령 상호간에 동일 사항이 혼합규정돼 있어 적용상 혼란을 야기하거나 해석에 어려움이 있는 등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가장 큰 지적사항으로는 액화석유가스에 대한 규정이 고압가스안전관리법과 가스사업법에 혼합규정돼 있으며, 간이 가스사업에 관한 대부분 규정이 고압가스안전관리법령을 준용토록 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 가연성가스, 독성가스, 액화석유가스 등은 가스 성질별로 혼합규정되어 법 운용의 혼란을 초래한다는 것이었다.

이와 아울러 행정지도와 검사에 의존한 안전관리체제로서 안전관리를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었고 업소 스스로의 자율안전관리체제가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제도 미흡 및 기술기준 등의 세부기준이 체계적으로 마련돼있지 않다는 점이 정비의 필요성을 부축이게 했다.

이에 따라 공사는 액화석유가스 등 가스수요의 급증에 따른 안전확보와 아울러 사용자의 이익보호와 가스사업의 육성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안전관리를 해야한다는 점 등을 개선방향으로 제시했다. 본격적으로 공사는 현행의 총괄적인 혼합규정을 각 분야별로 분리 규정하여 각 법령의 적용범위, 대상을 명확히 함과 동시에 필요한 법령의 신규 제정 등 법령 체제를 근본적으로 정비한다는 차원에서 법령정비 및 개선방향을 세우고, 세부추진 계획을 수립하여 정부에 건의했다.

이에 따라 개정된 법안이 1983년 8월19일 국회에 제출됐으며, 1983년 12월31일 전문개정된 ‘고압가스안전관리법'과 ‘도시가스사업법'이 제정, 공포 되었으며, ‘액화석유가스의 안전 및사업관리법'이 신규로 제정, 공포됐다. 이로써 가스관계 법규는 기존의 2개법 체제에서 3개법 체제로 새롭게 보완, 개편하게 된 것이다.



새롭게 정비된 가스 3법

우리나라가 가스를 본격적으로 사용한 이래 그간 크고 작은 사고가 수 없이 많이 발생하였고, 이러한 사고의 원인중 하나가 제도상의 문제점으로 밝혀지면서 관련 법률의 새로운 정비 및 보완이 절실히 요구됐다.

특히 서울 아현동 가스폭발사고와 대구지하철공사장 폭발사고는 사회적으로 엄청난 충격과 가스안전의 소중함을 국민에게 전달했다.

이에 정부는 국민적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안전관리 강화 차원에서 가스 3법을 대대적으로 보완했다. 이후 가스사고는 급격히 감소하여 '95년 가스사고가 5백77건이던 것이 '98년에는 3백97건으로 32%가 감소했으며, 특히 도시가스 사고는 '95년에 비해 69%가 감소하게 됐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IMF가 찾아오고 경제여건이 최악에 이르면서, 가스수요의 급격한 감소와 많은 기업체의 도산이 이어지게 됐다.

이에 정부는 행정규제를 대폭 폐지 또는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관련 법률 정비작업에 착수하였고, 법령에 따른 규제를 50% 이상 폐지하거나 개선하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가스관련 사업의 효율적인 운영과 진출을 담보하기 위해 고압가스 용기 등의 제조사업 관련 허가제를 등록제로 전환하여 동 사업 진출을 수월토록 했고, 사업의 양수·양도 또는 합병과 관련된 허가제를 신고제로 전환했으며, 사업의 개시의무와 같은 각종 규제를 폐지했다.

또한 자율안전관리로의 전환과 가스시공의 자율적 추진을 유도하기 위해 법으로 규제하던 자체 검사, 자체 안전교육, 안전성평가 등을 폐지하고 사업자 스스로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하여 시공자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했다.

가스 3법의 개정작업으로 행정적 규제는 과감하게 폐지되고, 기준의 질 또한 대폭 개선되는 등 합리적으로 법안이 정비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IMF관리체제의 경제논리에 밀려 안전관리가 소홀해짐에 따라 화성 씨랜드 화재사고 및 대구지하철 폭발사고 등의 사고가 계속해 발생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한 이유로 향후 가스 3법의 체제는 현재 사업과 안전이 통합된 법률체제에서 사업과 안전을 분리하는 법률체제로 개편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안전관리와 보험을 연계하여 안전관리를 철저히 이행하는 기업은 그만큼 이익을 얻게 하고 반면 안전관리를 소홀히 하는 기업은 부담과 희생에 따른 불이익을 주는 등 가스안전관리에 선진화를 이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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