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대기업 대표이사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바꿔 말하면 ‘시련 없이는 성공도 보장할 수 없다’는 얘기일 수 있다.

현재 바이오디젤(BD) 사업을 진행 중인 중소기업들에게 이 말은 황금보석과 같은 문구다. 지난 몇 년간 BD의 전국 상용화를 위해 열심히 뛰었지만 결국 ‘BD0.5’ 시장으로 축소되고 말았고, 판매처 마저 정유사 독점체제로 거의 굳어졌기 때문이다. ‘BD20’ 시장 문을 제한적으로 열어놨지만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어찌됐건 고생 끝에 BD 상용화 문을 여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상용화 이전 업체간 뭉치던 모습은 조금씩 사라지는 느낌이다. ‘BD0.5’란 작은 시장을 두고 정유사에 BD를 공급하기 위해 업체간 경쟁이 눈에 안띄게 시작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SK케미칼, 애경유화 등 기업들이 BD사업자로 등록돼 다시 BD 중소기업들이 술렁이는 분위기다.

어렵게 BD 시장을 닦아 놓으니 그동안 힘 한번 보태지 않던 이들 기업이 무임승차한 결과가 됐기 때문.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한 BD업체 관계자는 “오히려 대국민 홍보 차원에서 바이오디젤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어차피 모든 사업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고 이들 기업의 등장을 환영하기도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SK케미칼과 애경유화의 생산케파는 중소기업보다도 훨씬 작다. 두기업 합쳐서 6만8,000톤. 이들 관계자는 모두 “현재 시장에 맞춘 양일 뿐”이라며 “상황을 보고 사업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현재 추진 중인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 정책 분위기 속에 이들 기업이 오히려 눈치를 보는 느낌이다.

결국 자기들끼리의 싸움으로 정유사 선택 폭만 넓혀줄 수 있다. 시련은 누구에게나 온다. SK와 애경의 진출로 ‘타격받는다’는 생각 보단 BD협의회에 끌어들여 BD 활성화에 적극 나설 수 있는 기회로 삼는다면 시련이 성과로 나타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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