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용기 거래방식이 체적거래제도로 전환된 이후 LPG업계로부터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소형저장탱크 보급 활성화 방안이다.

산업자원부의 당초 방침은 지난해 소형저장탱크 보급 활성화를 위해 배송센터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올해 4월말 마무리, 이달부터 전국적인 시행을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경차 LPG허용 문제로 인해 배송센터 시범사업은 최종 연구용역 결과도 아직 발표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PG업계는 이미 소형저장탱크 설치를 상당부분 진척했고 이미 벌크로리를 통한 LPG공급만을 위한 전문회사도 설립해 가스를 공급하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해 있다.

전화주문에 의한 LPG공급에서, LPG용기집합시설에 체적거래방식을 통한 가스공급이 일반화돼 있는 현재, 소형저장탱크 설치를 통한 LPG공급방식으로 LPG시장이 또다시 변화를 시작했다.

LPG시설을 도시가스로의 연료전환, LPG사용가구 수 감소, LPG수요 감소 등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LPG유통비용, 관리비 절감 등을 통해 프로판 시장이 위축되는 것을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을 펼치고 있다.

다행스럽게 지난해부터 지속된 고유가 영향으로 인해 LPG가격 경쟁력이 보일러 등유에 비해 우위를 보였지만 최근 들어 LPG가격이 다시 오르면서 여전히 도시가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뒤지고 있다. 이젠 보일러 등유에 비해서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소형저장탱크 설치 확대를 통해서 LPG유통구조 개선은 물론 각종 비용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소형저장탱크 보급 활성화만이 프로판 산업의 재 부흥을 도모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비록 배송센터 시범사업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이번 기획을 통해 현재 LPG업계에서 생각할 수 있는 대안과 현황을 살펴봄으로써 더 나은 프로판산업의 발전 방안을 모색해 보기로 한다.

소형저장탱크 보급 확대로 경제성 찾아야
타 연료대비 가격 경쟁력 개선 선결과제
2006년말 벌크 7,849기, 벌크로리 151대

△도심 VS 지방 양극화 현상 발생

용기를 중심으로 LPG시장이 커질 당시만 하더라도 서울, 인천, 경기, 부산, 대구, 대전 등 도심 소재 충전 및 판매소의 성장이 거듭됐고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물론 지금도 도심 소재 충전·판매소는 여전히 지방소재 충전·판매소에 비해 여전히 LPG판매량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소형저장탱크 보급이 활성화되면서 이런 모습이 점차 변해가고 있다.

LPG용기를 통한 가스판매가 줄어드는 반면 소형저장탱크를 통한 LPG판매량이 더 많아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예전 도심소재 충전·판매소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면 지방 또는 도심 주변 충전·판매소의 LPG판매량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도심 소재 충전·판매소가 지방 소재 충전·판매소를 부러워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도심에는 소형저장탱크를 설치할 곳이 거의 없으며 있다 하더라도 현행 법령 규제로 인해 설치가 불가능하다. 반면 도심 주변 또는 지방에는 소형저장탱크를 설치할 대상과 장소가 많기 때문이다.

여전히 인구과밀한 도심의 LPG소비가 많은 것이 현실이지만 도심주변과 지방에 행정도시, 공장 등이 속속 들어서고 있어 지방이나 도심 주변의 LPG소비가 늘고 판매량 또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형저장탱크 보급에 있어서만큼 도심소재 충전·판매소보다 도심주변 또는 지방 소재 충전·판매소가 주목을 받는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도심과 지방 소재 충전·판매소의 양극화 현상이 앞으로는 역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형저장탱크 보급 현황

벌크로리를 통한 LPG판매허가를 받았거나 허가를 추진하고 있는 충전 및 판매사업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LPG판매소를 중심으로 벌크 충전소 허가를 추진하고 있는 곳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소형저장탱크 설치 및 벌크 판매의 기본이 될 수 있는 벌크로리는 지난해 12월말 현재 5톤이하 18대, 10톤 미만 93대, 15톤 미만 29대, 20톤 미만 11대 등 총 151대인 것으로 집계됐다.

충전 및 판매소의 벌크로리 보유 요건이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벌크로리 보급도 앞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소형저장탱크 누적 설치대수는 2006년 12월말 기준으로 7,849기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 1년동안 1,385기가 늘어난 셈이다.

△연료간 가격 경쟁력 비교

소형저장탱크 보급을 통한 가스공급이 과연 경제성이 있는지 여부는 아직 단정하기 이르다. 하지만 LPG용기를 통한 가스공급방식보다 효율성이 앞선다는 측면은 LPG업계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사실이다.

5월 1주 기준 난방용 연료간 가격 경쟁력은 kg당 1,302.62원. LPG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643.75원/㎥인 LNG에 비해 LPG는 43.48%포인트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1,235.03원/ℓ인 경유에 비해서는 LPG가 31.50%포인트 가격경쟁력이 앞서고 909.38원/ℓ인 보일러등유에 비해서는 0.69%포인트 가격경쟁력이 밀리고 있다.

지난 1월만 하더라도 보일러등유에 비해 LPG가격 경쟁력이 상당히 앞서는 상황이었지만 최근 지속적으로 오른 LPG가격 때문에 도시가스는 물론 보일러 등유와도 비교 우위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소폭이나마 LPG용기집합시설을 소형저장탱크로 대체하고 산업체, 음식점 등 사용량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소형저장탱크가 집중적으로 설치됐지만 가격 경쟁력측면만을 고려할 때 이마저도 쉽지 않은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하지만 기후변화협약의 발효로 인해 일정규모 이상의 산업체 등에서는 B-C유, 보일러등유 등 대기환경을 저해하는 연료를 사용하는데 제약이 따른다는 점이 LPG업계로서는 그나마 다행스럽다.

그만큼 LPG가 청정 연료이며 소형저장탱크를 한 번 설치해 놓으면 도시가스와 다름없이 편하고 저렴하게 가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각종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고 충전·판매소의 일반 관리비와 인건비 등도 줄여 보일러 등유, 도시가스 등과도 경쟁을 벌여 나갈 수 있도록 사업 규모를 키워 나가기 위해서는 소형저장탱크 보급 확대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려되는 정책 변화

산자부는 서민용 연료인 보일러 등유와 프로판에 부과되는 특별소비세를 폐지한다는 방안을 확정했다.

물론 특별소비세법을 관리하고 있는 재정경제부의 동의를 얻어 내야하는 과정이 남아 있지만 프로판의 경우 kg당 40원, 보일러등유는 ℓ당 134원의 판매부과금을 2008년과 2009년 2년에 걸쳐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세수감소 등으로 산자부 방침을 재경부가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프로판이 보일러등유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5월 1주 현재 보일러등유에 비해 프로판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내년부터 특별소비세 폐지가 이뤄지면 프로판을 중심으로 한 LPG산업의 위축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LPG공급시설을 소형저장탱크 등으로 전환해 가급적 다른 연료시설로 전환이 어렵도록 하는 방법밖에 없다.

도시가스의 경우 초기 자금부담 등이 따르지만 한번 설치된 도시가스시설을 더 저렴한 지역난방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은 있어도 LPG시설로 바꾸지 않는다는 대목에서 이해를 구할 수 있다.

결국 저렴한 가격으로 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 소비자들로부터 선택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LPG사업자 수를 LPG판매량과 소비자 수에 비례해 줄여 나가는 등 LPG산업 규모를 효율적인 방향이 되도록 조정할 필요성이 높아진 셈이다.

△문제점과 향후 전망

소형저장탱크 보급만이 프로판 산업을 다시 부흥시킬 수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도시가스를 비롯해 지역난방, 보일러등유, 신재생에너지 등 다른 연료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현재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LPG판매량 감소로 인해 LPG사업자들의 경쟁 요인들은 현재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LPG산업의 각 유통주체에 따른 사업영역은 점차 붕괴될 것으로 보인다.

LPG산업의 재도약을 위해서 제도 개선에 앞서 LPG업계 스스로 현실적인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허가제 유지로 인한 신규허가 억제 등 법적 또는 제도적 보호막 속에서 LPG산업이 성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LPG업계는 그동안 적은 돈을 투자해 많은 수익을 얻어 왔지만 이를 LPG산업에 재투자하는 것은 소극적이었다.

소형저장탱크 설치에 따른 막대한 자금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것은 기정 사실이며 투자금을 회수한다는 보장은 실제로 아무데도 없다.

하지만 기존처럼 LPG소비자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철저한 안전관리와 더불어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를 만족시키면 프로판산업을 중심으로 한 LPG업계의 미래는 아직도 밝을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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