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와쉘 재팬에너지 정제통합

고스모석유가 닛세기미쓰비시와 제휴로 움직여 이번의 업계재편극은 단숨에 종막을 향하게 됐다고 보아진다. 유럽계 석유메이저인 로열더치쉘이 59%의 주식을 가지기 위해서 민족계도 아닌 미국계 메이저계와도 일선을 긋는 쇼와쉘석유는 규제완화에 의한 일본시장의 장래를 내다보고서 일찍부터 재편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구 산세기(三石)와의 대화는 결렬됐으나 그후 재팬에너지, 고스모석유와의 3사 합동에 의한 제3세력 결성에 분주했다. 재팬에너지와 고스모 양사는 일본흥업은행을 유력거래은행으로 하기 때문에 그룹을 편성하기 쉬운 관계라고 전망되고 있었다. 新美春之 쇼와쉘 회장 겸 사장은 “합병에는 구애되지 않는다. 제휴로도 좋다”라 하여 후방에서 후원하면서 재팬에너지가 고스모를 자기 진영으로 영입하는데 기대를 걸고 있었던 것 같다.

“닛세기미쓰비시와 그룹을 결성하고자 했던 고스모는 닛세기미쓰비시에 머리를 숙였으나 거절당한 것 같다”라는 소문이 한때 흘렀던 일도 있어 그 기대는 부풀었으나 고스모의 선택은 역시 닛세기미쓰비시였다고 보아진다. 이 시점에서 쇼와쉘, 재팬에너지의 양사에 있어서 2사 합동의 선택외엔 없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양사는 물류분야에 있어서 공동사업으로서 합병물류회사를 설립하는 방향에 있으나 더욱 한발 나아가서 정제분야에 있어서도 내년 3월을 목표로 잉여정제설비의 삭감이라든가 생산계획의 공동화에 대해 검토를 개시했다. 어쨋든 제유소 능력 일일 1백23만8천 배럴, 휘발유 판매쉐어 23.1%의 그룹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룹화의 진전으로 단독으로는 살아나가기가 힘든 것인 만큼 이데미쓰고오산의 거취가 주목되지만 동사를 하나로 했을 때 닛세기미쓰비시·고스모, 쇼와쉘·재팬에너지, 엑슨·모빌의 4개 그룹으로 원매(元賣)가 재편되게 된 것이다.



과잉설비의 해소가 과제

일본의 석유업계는 지난해부터 오일쇼크의 시기와 필적하는 것과 같은 국제유가의 상승에 휩싸여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합의에 의해 배럴당 9달러선에서 20달러선으로 배 이상이나 상승한 것이다. 원유도입비용의 자금조달만 하더라도 고통스러운 정유사가 있는 것 같은데 원유 코스트도 당연한 것이어서 가격으로 전가할 수도 없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기업단독에 의한 구조조정만으로는 수익 악화를 막을 수 없다는 것도 알았을 것이다.

더구나 일단 원유시황이 하락하면 이젠 휘발유 시장에서 또다시 가격경쟁이 재연된다는 견해가 압도적이다. 규제완화 후 3년반이 지났어도 하루 1백만 배럴의 과잉 정제설비를 움켜 쥔 그대로이고 규제완화 후 5천개소 정도가 감소하기는 했으나 주유소 수도 아직은 과밀상태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화에 의해 새롭게 초래된 문제도 있다. 예컨대 민족계의 맹주로 된 닛세기미쓰비시가 향후 물류분야에 있어서 제휴관계에 있는 이데미쓰(出光), 다시 고스모를 포함한 물류효율화를 추구한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에 구 산세기(三石)라든가 고스모가 엑슨·모빌, 쇼와쉘·재팬에너지와 실시해온 물류제휴를 해소한다는 것으로 현실화하게 된다면 판매전선은 크게 혼란할 것으로 보아진다.

그렇게 되면 판매분야에서도 통합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 아닐까? 닛세기미쓰비시와 고스모, 쇼와쉘과 재팬에너지의 어느 쪽이나 이번의 제휴가 판매를 포함한 것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엑슨·모빌은 도오낸(東燃)을 중심으로 한 정제통합과 함께 판매분야의 통합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민족, 외자를 축으로 규모를 확대한 경쟁은 더욱 거세져 주유소업계에도 박차가 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방침, 전개방법, 판매망이 다르다’라는 이유만으로 민족계 그룹이 판매분야의 통합을 피해서 지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아진다.

닛세기미쓰비시와 고스모의 제휴로 확정적으로 된 원매(元賣)의 4극화는 판매부문의 통합을 시야에 둔 대경쟁시대의 시작일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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