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별이 보이네
정말, 별이 보이네
  • 승인 2008.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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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명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처장
“어 정말 별이 보이네!” 8월 20일 수요일 밤 9시 시청 광장 이곳저곳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밤은 어둡다. 별은 밤에 보인다. 당연한 진리이고 명제이다. 그러나 현대 도시생활을 영위하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 당연한 사실이 사실이 아니고 이 당연한 진리가 진리가 아닌 경우도 많다. 휘황한 야간 조명에 가려 우리의 머리 위에 빛나는 별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또는 잊고 지내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이다. 그런데 다른 곳도 아닌 서울의 가장 한복판 서울 광장 하늘에서 별이 보인 것이다. 물론 Just 5 minutes! 한 여름밤에 꿈을 꾸듯 정말 짧은 시간이었다. 그 광경에 사람들은 감탄하는 것이다.

8월 20일 수요일은 올해로 다섯 번째 맞은 에너지의 날이었다. 시청 앞 서울 광장을 필두로 전국 17개 지역에서 동시에 행사가 진행되었다. 밤 9시 5분 동안 전국적인 소등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지역행사를 진행하던 실무자 몇 명에게서 같은 문자가 날아왔다.

“여기도 별이 보여요.”

주지하듯 우리 나라는 여름철과 겨울철에 각각 에너지소비 피크를 맞는다. 여름철엔 전력 소비가 그렇고, 겨울철엔 가스소비가 그렇다. 전기는 하고동저(夏高東低)요, 가스는 동고하저(東高夏低)의 유형을 띠는 것이다.

에너지시민연대에서 왜 8월 20일 경에 에너지의 날 행사를 진행하느냐고 묻는 경우가 많다. 8월이 오면 폭염도 온다. 폭염을 피해 온 국민이 피서를 떠나는 계절도 8월이다. 문제는 피서지에서 돌아와 일터에 복귀하면서부터다. 그 때가 8월 20일 경. 이 때 우리에게는 비상사태가 발생한다. 전력소비가 한계에 달하기 때문이다. 아직 물러서지 않은 더위를 식히려고 집이고 직장이고 에어컨이 맹가동을 시작하고 여기에 필요한 막대한 전기를 제공하기 위해 발전소가 추가 가동되는 때가 바로 이 시기인 것이다.

에너지시민연대에서 2004년부터 시작한 에너지의 날 캠페인이 8월 20일 경에 자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때 우리들의 에너지소비에 대해 다시 성찰해 보고 절약생활로 바꾸는 계기를 마련해 보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우리들은 플러그를 꽂기만 하면 언제나 값싼 전기를 공급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수많은 가전제품과 밝은 조명 아래 불편함 없이 살아가고 있다. 그 결과 여름철에 우리는 더위에도 시달리지만 추위에 떨 때가 많다. 공공장소 어디에서나 에어컨을 펑펑 틀어대기 때문이다. 겨울철에도 편리한 보일러 덕분에 아파트 단지 어디에서나 속옷차림으로 또는 반팔차림으로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직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이러는 사이에 우리나라는 에너지소비량 세계 9위, 이산화탄소 배출양 세계 9위에 올랐다. 석유는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이 수입해서 7번째로 많이 쓰는 나라가 되었다. 천연가스도 최대 수입국 반열에 올라 있다.

최근에 잠시 주춤하지만 우리는 사상 초유의 고유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천연가스도 덩달아 값이 뛰고 있다. 언제 다시 유가가 고공행진을 시작할지 모를 일이다. 한편 지구는 너무 뜨겁다. 우리나라도 온대에서 아열대 기후대로 바뀌었다. 지구촌 곳곳에 이로 인한 재난도 속출하고 있다.

정말 에너지절약이 필요한 때이다. 물론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고 기업이 변화되어야 한다. 지나친 공급중심의 에너지정책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수요관리 정책과 에너지효율적인 국가를 만드는 일에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보다 청정하고 재생가능한 에너지 국가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기업에서는 에너지다소비적인 생산체제에서 벗어나 효율적인 에너지경영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고효율에너지제품을 생산해야 한다. 시민들도 사회 각 지도층에서 부터 어린이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나부터 먼저 솔선하여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야 한다.

‘불을 끄고 별을 켜다’ 8월 20일 에너지의 날의 주제이다. 밤 9시부터 5분간 소등행사는 모두가 함께 실천하면 사라졌던 별이 돋아난다는 것을 우리 스스로 증명해보는 행사이다.

전력거래소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이날 전국적인 소등으로 30만kW가 절약되었다. 같은 날 낮 2시부터 1시간 동안 에어컨 끄기 캠페인도 전개되었다.

전력피크시간에 전개된 이 캠페인으로 67만5,000kW가 절감되었다. 이날 2가지 캠페인으로 모두 97만5,000kW의 전력량이 절감되었다. 원자력 발전소 1기가 1시간 동안 발전해내는 양이다. 작년의 77만kW 절감량보다 20%가 더 절감된 양이다. 전국 60여만 개 기관과 7,000여 아파트 단지를 비롯한 일반 시민들의 동참이 늘어나면서 이렇듯 매년 성과도 늘어나고 있다.

물론 아직은 미미한 숫자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도시 아이들에게 은하수를 돌려줄 수 있을 때까지 에너지의 날 캠페인은 계속될 것이다. 모두 함께 불을 꺼 전국의 모든 밤하늘에서 별이 빛나기를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에너지의 날을 기점으로 생활 속 에너지절약 실천운동은 더욱 확산되어야 한다. 매일 매일이 에너지의 날인 것처럼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에너지시민연대에서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에너지의 날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전개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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