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 주유소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농협이 16일 독자 브랜드 카드 ‘NH채움카드’를 출시하면서 마케팅 경쟁력에 날개를 달았다. 특히 이 카드의 주유혜택이 높아 기존 지방 농협주유소의 서비스 경쟁력은 물론 농협중앙회의 계열 주유소 확장에도 큰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16일 농협중앙회의 관계자에 따르면 NH채움카드는 플래티늄, 티타늄, 일반신용, 체크, 기업, 후불하이패스, 기프트 카드로 총 7종이 발매된다.

주요 공통 서비스로는 농협 판매장 이용금액의 5% 포인트 적립, GS칼텍스 주유소 ℓ당 60원 할인(LPG 40원), 에버랜드, 롯데월드 등 주요 놀이공원 자유이용권과 입장료 할인, 농협 인터넷·모바일·텔레뱅킹 이체 수수료 면제 등이 있다.

특히 이 카드로 농협주유소에서 받을 수 있는 주유혜택이 높다. 농협주유소에서 NH채움카드로 주유할 경우 월 4회 한도 내(타 농협 판매장에선 2회 한도)에서 주유금액의 5%를 적립해 주는 것. 여기서 ‘농협주유소’는 각 지방 농협조합의 직영 주유소는 물론 농협중앙회의 직영 및 계열(NH오일) 주유소를 포함한다.

또 농협주유소 외에 GS칼텍스 주유소에 대해서도 주유할인 혜택을 지원하는데 이는 수도권 지역에 농협 주유소가 많지 않아 수도권에서의 카드 활용도를 높여 주기 위한 의도라는 게 농협중앙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농협주유소에서 적립한 포인트는 하나로마트나 하나로클럽, NH쇼핑(쇼핑몰) 등 농협 판매장 어디서나 이용이 가능해 주유와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주유혜택이 높은 농협 자체 브랜드카드의 출시는 농협이 정유사를 배제하고 독자적인 프렌차이징을 구축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당초 농협중앙회는 NH오일 계열 주유소에 유류를 공급할 정유사를 입찰을 통해 정하고 이를 비공개로 하면서 정유사의 상표를 표시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면서 해당 정유사가 지원하는 보너스카드 등 마케팅 지원도 포기했다. 정유사의 지원을 받지 않으면서 유류 공급가격을 최대한 낮추기 위한 조치이다. 대신 서비스 경쟁력은 그만큼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에 NH채움카드를 출시하면서 이 부분을 보완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농협이 독자적인 브랜드로 높은 유류 구매협상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서비스경쟁력도 갖추게 됨에 따라 향후 석유유통시장에서 농협의 점유율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는 현 정부가 ‘농협 공동구매’ 확대를 추진하는 것과 맞물려 농협의 석유시장 ‘공룡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록 농협 공동구매 확대는 농협 내부 조합원들의 반대와 농협법상의 문제 등 장애물이 있지만 적어도 향후 석유시장에서 농협의 입지가 더욱 단단해질 것이란 사실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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